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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신속한 탈출을 돕는 게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의 핵심입니다”

김준태 인천 공단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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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2/01/20 [10:00]

[Hot!119] “신속한 탈출을 돕는 게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의 핵심입니다”

김준태 인천 공단소방서장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2/01/20 [10:00]

 

“함께 역경을 이겨낸 선ㆍ후배나 동료들이 순직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그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일선 대원들을 보면 국민의 생명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들지만 정작 자신이 위급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될 건가에 대한 확신이 없음을 느낄 수 있었죠.

 

이에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자는 의미에서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 가이드북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을 만든 김준태 인천 공단소방서장은 1988년 소방에 입문해 인천소방본부 119종합방재센터장과 서부소방서장 등을 역임한 베테랑 지휘관이다.

 

“우린 지금까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화재진압, 구조, 구급 등 다양한 전술과 기법에 대해 배웠지만 정작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탈출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대원 안전 최우선’이란 구호를 매일 외치면서도 최후의 순간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거죠. 문재인 대통령님이 ‘살아서 돌아오라’고 명령한 것처럼 이젠 무사 복귀도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가이드북의 집필은 위험에 처한 소방관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기법을 만들자는 생각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2021년 9월 현장 경험이 풍부한 6명의 간부 소방관으로 TF를 구성해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분석한 뒤 남동공단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비상탈출기법을 만들었다. 

 

 

“한번은 지휘관 회의에서 소방관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어요. 토론 준비를 위해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현장 대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죠. 이 과정에서 개인장비를 이용한 탈출기법에 대한 관련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가이드북 제작도 이때 결심하게 됐죠”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은 위급상황에 놓인 소방관이 지형이나 지물, 개인장비 등을 활용해 지지점을 확보하고 소방호스 등 장비로 현장을 신속히 탈출하는 게 핵심이다.

 

1인 또는 2인이 테이프 슬링을 이용해 구조대상자나 동료 소방관을 운반하는 방법과 개인장비에 대한 강도 측정으로 안전성을 확인한 자료도 포함됐다.

 

“안전한 탈출을 위해선 장비에 대한 안전성 확인이 중요합니다. 소방호스나 공기호흡기를 대상으로 장력을 측정하고 고정된 상태에서 변동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대원들이 안심하고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봐요.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어느 소방관이 비상탈출기법을 믿고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장에 강한 소방을 위해선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고 믿는 김준태 서장. 그는 대원들이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을 체득할 수 있도록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훈련은 다양한 환경에 맞춰 진행된다. 공장을 대상으로 한 화재진압 훈련에선 사다리를 이용해 탈출하도록 지도한다. 팀 단위로 임무를 부여해 고립된 소방관을 신속하게 구출하는 연습도 이어오고 있다. 

 


“외국엔 ‘동료 소방관 구출팀(RIT)’이 있어요.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인 화재 현장에서 동료 소방관이 위험에 처하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됩니다. 우리도 신임 소방사 교육부터 비상탈출기법을 배운다면 자신은 물론 위험에 닥친 동료까지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단소방서는 이 가이드북을 전국 소방관서에 배부했다. 소방청에는 신임 소방관 교육 시 ‘고립소방관 비상탈출기법’에 관한 사항이 편성될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다. 더 이상 화재진압이나 인명 수색을 위해 불길을 뚫고 현장에 진입하다 순직하는 동료 소방관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가이드북으로 비상탈출기법의 절대적인 기준을 정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겠죠. 하지만 비상탈출기법을 정립했다는 것만으로도 현장에서 순직하는 대원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큽니다. 더욱 다듬고 개선해 나가면서 많은 동료에게 전파해 나가겠습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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