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 (주)시즈글로벌우수한 기술력과 품질관리로 전 세계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
설립 52주년을 맞는 (주)시즈글로벌은 전 세계 스포츠레저ㆍ안전 분야 장갑 생산 1위의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와 중국 등에 생산 라인을 갖추고 이곳에서 매년 1천만 켤레에 달하는 장갑을 생산하고 있다.
시즈글로벌이 매년 생산하는 장갑은 가짓수만 약 1500종에 달한다. 상시 생산직만 해도 4천여 명에 육박할 정도다. 주요 거래처가 대부분 해외 기업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출로 인한 매출 규모가 크다. 특히 2020년에는 ‘5천만불 수출의 탑’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수출과 내수를 포함해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 기업의 대표 상품은 스키 장갑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시즈글로벌 스키 장갑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20%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스키어 5명 중 1명이 이 기업의 장갑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특이한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바로 NATO 군에 장갑을 납품했다는 점이다. 전 세계 각국의 산업 현장에 자사 브랜드 ‘유프로트’ 안전장갑도 공급한다.
최근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SNS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유통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www.seesmall.co.kr)에선 스키ㆍ보드 전문 장갑 브랜드인 ‘루디스’와 소방을 비롯한 특수 직군 근로자가 사용하는 ‘파이어볼트ㆍ유프로트’ 등 다양한 종류의 기능성 장갑을 판매 중이다.
소방제조업계 최초, 대한민국 명문장수기업으로 ‘우뚝’
명문장수기업 확인제도는 중소ㆍ중견기업 성장의 바람직한 기업상을 제시하고 경제ㆍ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기업이 존경받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운영되는 정부 제도다.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성실한 조세 납부 등의 경제적 기여는 물론 법규준수나 사회공헌 등 사회적 기여와 혁신역량 분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만 선정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시즈글로벌은 직원들의 장기고용 유지를 위해 노력했다. 또 인권과 사회공헌 등의 사회 기여 활동을 꾸준히 펼쳤다. 이 같은 노력은 기업의 신용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해엔 소방제조업계 최초로 명문장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국내 유일 기술연구소 운영… 기능성 장갑 핵심기술 보유
시즈글로벌은 장갑에 적용할 수 있는 신소재와 신기술 개발을 위해 기술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고어, PBI 등 세계적인 원단 제조사와 국가출연 연구기관, 대기업 연구소와도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기술연구소에선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첨단 장갑 개발에 한창이다. 각종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을 장갑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즈글로벌에 따르면 연구소 인력은 총 7명으로 각종 인증 테스트와 검사를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연구소가 보유한 최신 테스트 기기도 20여 종에 달한다.
글로벌 장갑 시장의 리더답게 시즈글로벌은 보유 기술도 다양하다. 특히 DDS(Direct Dry Solution)와 인체공학 디자인 패턴 설계 시스템, Nano Technology 융복합 기술 등은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DDS는 세계 최초로 특허까지 받은 기술이다. 겉감과 멤브레인(Membrane)의 스마트한 접착방식으로 장갑 표면의 결빙을 방지해준다. 인체공학 디자인 패턴 설계 시스템은 3차원 설계를 가능토록 해 사용자에게 최상의 착용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Nano Technology 융복합 기술인 Carbon Nano Tube를 적용하면 전도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장갑 표면저항을 106Ω 이하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시즈글로벌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장갑은 소방관들이 화재 등의 현장에서 착용하는 방화장갑이다.
이 장갑은 소방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안전성이 높은 장갑을 쓰자니 착용감이 떨어지고 착용감이 좋은 장갑을 사용하자니 안전성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안전성과 착용감이 모두 좋은 장갑이 있으면 좋겠지만 두 성능의 간극을 기술적으로 줄이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시즈글로벌 연구팀은 전국 각지의 소방관서를 방문하면서 현장 대원들로부터 방화장갑에 대한 피드백을 수집한다. 다양한 관점에서의 개선 요구 사항을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고 장점은 더욱 향상시켜 안전성과 착용감의 간극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
국내 최초 ‘TYPE 2’ 등급 방화장갑 개발
소방청은 지난 2019년 방화장갑에 대한 기본(표준)규격을 새롭게 제정했다. 기능과 착용감에 대한 성능을 높여달라는 현장 대원들의 목소리 때문이다. 기본(표준)규격이 제정되면서 하나였던 규격은 현재 ‘TYPE 1’과 ‘TYPE 2’ 등 두 가지로 운영된다.
‘TYPE 2’ 장갑은 ‘TYPE 1’ 장갑보다 4배 높은 마찰강도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또 황산과 염산 등 용액침투 저항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이 시험은 ‘TYPE 2’ 장갑에만 적용된다.
260~265℃에서 접촉열 차단 성능을 테스트하는 시험도 ‘TYPE 1’의 경우 합격 조건이 10초 이상이지만 ‘TYPE 2’는 14초 이상으로 높다. 불꽃열 방호성능과 복사열 방호성능 등의 시험도 ‘TYPE 1’보다 혹독한 조건에서 진행된다.
시즈글로벌의 ‘TYPE 2’ 장갑은 바이러스 침투 저항성 시험까지 거친다. 유해 물질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더욱 안전하게 손을 보호할 수 있다.
시즈글로벌 관계자는 “이 시험은 ‘TYPE 2’ 장갑의 필수요건은 아니다. 부가적인 옵션으로 꼭 받지 않아도 검ㆍ인증 절차엔 문제가 없다”며 “이 과정을 거치는 건 ‘사용자 환경에 맞춰 최상의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우리의 목표와 사명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시즈글로벌에 따르면 이 장갑은 유럽 인증인 EN659도 통과했다. 미국방화협회에서 요구하는 NFPA 1971 규격을 만족시키는 테스트도 모두 합격한 상태다.
뛰어난 착용감 자랑 ‘TYPE 1’ 제품도 출시
시즈글로벌의 ‘TYPE 1’ 방화장갑은 보급형과 고급형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보급형인 ‘FB-101’의 외피 원단은 방화복 소재로도 사용되는 메타 아라미드를 적용했다. 방ㆍ투습 멤브레인은 포렐 사의 제품을 사용한다.
고급형인 ‘FB-102’는 내열 성능과 용액 침투 저항 성능이 ‘TYPE 2’ 제품에 버금간다. 고어텍스 사의 크로스텍을 방ㆍ투습 멤브레인으로 적용했고 PBI와 특수 코팅된 아라미드를 외피 원단으로 사용했다.
시즈글로벌은 장갑의 안감과 겉감을 하나의 소재처럼 밀착시켜주는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 가지 모델의 ‘TYPE 1’ 방화장갑에도 이 기술이 공통으로 적용됐다.
“소방관들이 올바르게 장비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인터뷰] 정구희 시즈글로벌 대표이사
올해로 설립 52주년을 맞는 시즈글로벌은 토종기업이지만 해외에서 더 유명세를 떨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국내ㆍ외 유수 기업의 장갑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사 브랜드까지 글로벌 시장에 런칭하면서 지금은 명실상부 봉제 장갑 생산 1위 기업이 됐다.
지난해 1월 시즈글로벌은 신임 대표이사로 정구희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시즈글로벌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당시 가장 먼저 해외 지사로 나가 영업과 재무 등의 업무를 총괄하며 기업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정구희 대표는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계기는 2006년 중국 지사와 2008년 베트남 하노이 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였다”며 “하노이 공장은 바이어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국제적인 수준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즈글로벌은 스포츠와 아웃도어, 안전용 장갑이 주력 생산품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연구소의 역량을 방화장갑 개발에 집중시키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린 세계 유수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스포츠ㆍ레저는 물론 안전 분야의 장갑까지도 다수 생산하고 있다”며 “50여년간 장갑만 제조해 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가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소방관이 사용하는 방화장갑에 대해 관심을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방에 보급하는 방화장갑 브랜드인 ‘FIREBOLT’의 탄생 배경이다.
시즈글로벌은 국내 기준에 적합한 두 가지 타입의 방화장갑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하지만 자만하지 않고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매번 투자를 확대한다.
사실 시즈글로벌의 방화장갑은 등장과 함께 소방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소방관들 사이에선 국산 방화장갑의 착용감에 대한 불만이 높았고 이런 분위기에서 시즈글로벌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정 대표는 “처음 소방에 보급을 시작했던 방화장갑은 출시 1년여 만에 ‘소방관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사실 부족했던 점이 많았다”며 “당시 현장의 목소리 보다 우리의 기술력을 더 고집했고 결국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 ‘TYPE 2’ 방화장갑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새롭게 출시됐다”며 “일선 소방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안전과 착용감에 중점을 둔 결과 그 어떤 장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고품질 제품을 탄생시켰다”고 강조했다.
‘TYPE 2’ 방화장갑은 ‘TYPE 1’ 방화장갑보다 착용감이 좋지 않다. 열에 견디는 성능이 훨씬 높기 때문에 사용하는 소재부터 두께가 다르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이 이런 차이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본인이 활동하는 현장에 맞춰 장갑을 선택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정 대표 설명이다.
그는 “가장 이해가 안 됐던 부분은 방화장갑 기준에 대한 소방관들의 인식이었다”며 “‘TYPE 1’과 ‘TYPE 2’의 성능 차이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소방관이 많았고 심지어 기술기준이 두 개로 운영되는지 모르는 소방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청이 기술기준을 두 개로 운영하는 데엔 그 이유와 목적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소방관들이 장비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