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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청렴으로 만드는 좋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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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형 경기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 안전질서팀 소방위 | 기사입력 2022/06/24 [11:05]

[119기고] 청렴으로 만드는 좋은 나라

이남형 경기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 안전질서팀 소방위 | 입력 : 2022/06/24 [11:05]

▲ 이남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 안전질서팀 소방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기존 골프의 관례를 깨며 경기 전 연습을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명문 스탠퍼드 대학을 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자퇴했을 때 많은 사람의 비웃음을 샀다. 프로선수가 돼서 선수들의 관례를 깨뜨렸을 때는 많은 사람이 실패할 거라며 코웃음까지 쳤다.

 

대다수 프로선수는 신체리듬을 깨뜨리지 않고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경기 전에는 연습하지 않는 게 규칙처럼 돼 있는데 타이거 우즈는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몇 시간씩 연습하며 이런 관례를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세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골프 황제에 등극하자 모든 비웃음은 사라졌다.

 

청렴이 경쟁력의 화두가 된 지금 모든 공공조직은 청렴에 관련한 여러 시책을 운영하고 거의 모든 시간ㆍ장소에서 콘텐츠를 시행하면서 ‘청렴 시책’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처럼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된 사람은 물론 조직들도 끊임없는 연습으로 그 자리에 올랐음이 틀림없다.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것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은 “깨끗한 사회에 대해 쉬지 않고 생각한 끝에 오늘날의 싱가폴을 이뤘다”고 했다. 생각과 연습이 현실을 만든 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1년에 두 차례씩 거르지 않고 ‘생각 주간(Think Week)’이란 걸 통해 시장을 이끌어갈 혁신을 구상한다고 한다. 우리가 공기처럼 청렴 시책을 대하면서도 끊임없이 참여하고 고민하며 여러 시책을 발굴해가는 이유가 이러할 거다.

 

청렴에서 또 인맥이 중요하다. 크라이슬러의 아이아코카 사장이 “성공은 당신이 아는 지식이 아니라 당신이 아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비친 당신의 이미지를 통해 찾아온다”고 말한 것도 사람 관계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인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학연, 혈연, 지연’ 등 연줄을 의미하는 인맥과는 다르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정부안에 절대로 자기의 친구를 둬서는 안 된다‘는 걸 대통령이 지켜야 할 여러 항목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인맥이 형성된다는 건 가치관의 공유, 사고방식과 행동 방식이 통하고 가치 있는 목표를 공유한다는 게 아닐까.

 

우리가 흔히 겪는 공직에서의 학연ㆍ지연ㆍ혈연에서 오는 인맥 충돌로 서로를 잃지 않고 진심과 가치를 공유하는 진정한 인맥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청렴에 배척되는 예로 인맥을 언급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규정을 일탈하는 부조리 역시 부정부패의 대표적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조직ㆍ어느 개인이라도 타인의 부조리를, 더구나 상사일 때는 그것이 합당치 못하다고 해도 표면에 내세우기 쉽지 않다.

 

상명하복의 문화가 짙은 계급조직인 소방도 피할 수 없을 거다. 옛말에 망치를 손에 들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고 했다. 칼자루를 잡으면 휘두르고 싶고 권력을 가지면 군림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을 가리킨 말일 거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작은 일탈에 세심해야 하고 지위가 낮다고 일탈에 관대해선 안 될 것이다. 90년대생이 조직에 큰 부분으로 늘어가며 계급 전체 연령대의 다양성이 커진 소방은 개인의 일탈에 더욱 세심히 대응해야 할 거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갑질을 일삼거나 규정에 바르지 않은 행위를 하는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는 경우를 ‘모럴 해저드’라고 한다. 모럴 해저드는 도덕적 불감증을 이르는 말로 화재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보험에 가입한 이후 화재 예방에 대해 노력을 하지 않아도 화재에 따른 피해보상을 받게 되므로 투자를 줄이는 상황을 빗대는 말이다. 사회 근간을 붕괴시키고 이것이 만연하게 되면 사회 전체가 부정부패로 얼룩지게 된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국가별로 부패인식지수를 평가해 발표하는 결과를 보면 대체로 경제 선진국들이 상위에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소하게 생각한 도덕적 해이가 산업 전반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법을 지키고 도덕적 가치 기준에 근거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한다. 20세기가 ‘강한 기업(Strong Company)’이 성공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좋은 기업(Good Company)’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거다.

 

“구성원의 75%가 참여하지 않은 비전은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나라 전체가 청렴 시책을 추진하고 시책의 홍수에 있다고 하지만 조직원들의 참여 없이 일방적이라면 목표를 달성치 못할 거다. 무슨 시책이든 조직원의 참여를 통해 수립하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골프에는 ‘골프 얼라인먼트’라는 게 있다. 샷을 날릴 목표지점과 공을 잇는 선, 그리고 몸이 평행을 이뤄 목표한 방향으로 정확히 날아가도록 조정하는 걸 말한다. 조직이나 기관이 같은 목표ㆍ같은 방향으로 속도를 내서 정확히 나아가기 위해선 개개인의 능력과 조직의 비전이 일치하도록 조정하는 ‘비전 얼라인먼트’가 이뤄져야 할 거다.

 

청렴도 마찬가지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선도하는 조직(사람)과 이를 수행하는 조직(사람) 간의 상호교합이 있을 때 진짜 청렴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게을리하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고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옳은 것이라 여기며 꿋꿋이 일하는 우직한 공무원, 당선 여부는 오로지 땀의 노력이라 여기며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 선거를 치르는 정치인, 의뢰인의 감사 편지를 마음의 선물로 받는 법조인, 모든 소득을 신고하고 이익을 직원들과 나누며 세금을 탈루하지 않는 기업가 등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청렴하고 잘사는 우리나라가 됐으면 한다.

 

이남형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 안전질서팀 소방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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