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사태는 구급대원에게 감염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하게 했다. 잠잠해진 확진자 수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 향후 재유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003년 제작한 BVS-100(엔가드 제작)이라는 분무형 소독기 등장과 함께 구급 차량 내부 소독이 시작됐다.
에코투르(Ecotru)1)라는 약제를 미립자 분사 형태로 분무하면 2분간 40㎖ 소독액이 공기 중에 부유하며 10분 만에 병원균을 사멸시켰다. 하지만 약제 분무 후 환기 시간이 필요했고 약제를 닦아내야 하는 점, 독한 냄새 등 여러 가지 단점이 존재했다.
2007년부터는 일본의 오존형 소독기가 등장했다. 별다른 약제가 필요 없는 데다가 사용하기 편리하고 우수한 살균력을 보였다. 하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과 오랜 소독시간, 필터 교환 시 큰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등의 단점을 보이며 외면당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구급차에는 플라스마 소독기가 장착돼 있다. 플라스마 소독기 대부분은 인체에 해가 없고 반응 시간이 짧다.
염소나 오존보다 두 배 이상 강한 살균력이 있는 OH Radical(수산기, Hydroxyl Radical)을 사용하는데 제조사에 따라 필터를 추가로 적용하기도 한다. 플라스마 소독기는 사용 후 냄새가 나거나 소독제를 닦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공간 소독기 소독기가 장착돼 있는데도 신종감염병 사태에 대응하기엔 부족함이 보인다. 공기를 소독할 순 있지만 차량 내부의 좁은 공간(약물 수납장, 장비 보관함, 들것의 틈새)과 운전석을 소독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공간을 충분히 소독하려면 강한 압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기존 장비의 단점을 보완해 강력한 살균력과 강한 압력을 활용한 장비들이 개발됐다. 이 장비들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맞아 ‘공간 살균기’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사용 방법과 작동원리에 따라 구분되고 분무(분사)되는 입자에 따라 에어로졸 방식과 증기화 방식으로 나뉜다.
1. 에어로졸(입자 크기: 0.0001~100㎛) 형태 소독하고자 하는 공간(위치)에 10~15㎛의 마이크로 입자 형태로 퍼지도록 분무하는 방식이다. 소독기에 약제를 넣고 표면이나 공간에 직접 소독하는 방식으로 밀폐된 공간 안에 넣고 소독할 수 있다.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입자가 무거워 확산력이 떨어진다. 소독 후엔 바닥에 떨어진 잔류 약제를 닦아내야 하고 소독할 때 보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특히 질병관리청에서는 유해성 논란이 있어 권고하지 않는 방식이다. 유해성 논란의 근거는 ‘소독제를 분사하는 소독 방법은 감염원 에어로졸 발생ㆍ흡입 위험을 증가시키고 소독제와 표면의 접촉범위가 불분명해 소독 효과가 미흡하므로 표면 소독에 적용하지 않음’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강한 압력으로 소독 약제가 퍼질 때 세균을 함께 날려버릴 수 있다. 환경부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공기 소독 효과는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2. 증기화 방식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 입자 형태로 퍼지도록 분무하는 방식이다. 초음파 또는 스팀 분사, 증기 분무 형태로 공간을 가득 채워 소독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부분 과산화수소를 플라스마와 함께 소독하고 있다. 기구 소독기, 플라스마 소독기와 유사한 원리를 보인다.
소독기는 제조 업체 모두 BI(Biological indicator; 생물학적 지시제)와 CI(Chemical indicator; 화학적 지시제)에 의해 소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생물학적 지시제는 해당 소독장비와 소독제에 대해 가장 내성이 강한 미생물을 이용해 멸균 여부를 확인하는 확실한 방법이다(생물학적 지시제를 멸균기로 소독(멸균)하고 12~24시간 배양 후 균주를 확인하는 방법).
화학적 지시제는 멸균 과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자 할 때 쓰인다. 해당 소독장비와 소독제가 특정 부위(지역)에까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개념으로 보는 게 좋다. 이는 분무되는 소독제가 지시제에 묻어 있는 화학제와 반응할 때 지시제 색이 변하는 것으로 확인되나 멸균상태를 확인하는 건 아니다.
증기화 방식 공간 소독기 이번 호에서는 증기화 방식의 공간 소독기 3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STEAM GENERATOR 540H
사용 목적에 따라 모두 6단계로 스팀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 제공되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면 특정 부분에 대한 개별 소독이 가능하다. 최대 6단계 스팀 모드는 긴 분무 노즐로 특정 공간을 소독할 수 있다.
기기 특성상 개방된 공간에서 보호복을 착용하고 소독하지 않으면 바람이 불거나 공간 내 가득 찬 소독제가 호흡기로 흡입될 우려가 있다.
그 외에 본체에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약제 거품 발생기’에 누수 현상이 발생해 소독약과 스팀의 혼용률이 떨어져 소독 효과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기기 관리는 2주당 1회 정도 주기적으로 스팀 챔버 안의 물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팀용 물은 멸균증류수와 정수만 사용할 수 있다(수돗물 사용 시 석회 성분이 배수관에 끼일 수 있다).
업체 측 자료에 따르면 소독제 효과는 프랑스 시험기관 Vir Health와 FONDEREPHAR 연구소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ㆍ추천 용도: 감염병 환자 이송 후 구급장비나 벽면, 바닥의 오염물 제거와 소독이 동시에 가능하다. 특히 공간에 집중적인 소독 효과가 필요할 때 편리하다.
ㆍ단점: 전용 소독제 사용. 사용자가 보호복을 필수로 착용해야 하며 소독 후 물방울이 맺힌 부위는 닦아내야 한다.
ㆍ소독시간: 가열 8분 + 소독시간(고위험성 병원균 15분) + 30분 환기가 필요하다.
기기 작동은 단순한 형태다.
2. PS-040GA/GB(POSS; Puretech Originative Supermicellar Sterilizer)
소독 과정은 초음파 진동 방식에 의한 과산화수소 초미세 입자를 분사하는 형태다. 독자 개발한 Supermicellar Fogging(초미세 입자 살포) 방식은 상온의 과산화수소 전용 소독제(SANOSIL 7.5%)2)를 사용한다.
작동 방식은 초음파 진동으로 만들어진 초미세 입자(3㎛)와 물방울 중에서 초미세 입자만을 분리하고 뽑아낸 뒤 소독기 밖으로 분출한다.
소독제는 외부 FAN이 없어도 저농도(H2O2 7.5% 이하) 소독액을 증기 형태로 1000㎖/h 확산시켜 공간 전체를 가득 채우게 된다. 이때 발생한 증기는 초미세 입자로 공기 질량과 같아 응결 현상(물방울)이 없다. 잔류 소독제도 없어 소독 후 닦아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리하다.
배터리 또는 AC 전원을 사용할 수 있다. 전기 콘센트가 없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ㆍ추천 용도: 밀폐된 소독실 소독, 감염병 환자 이송 후 구급 차량 내부 소독
ㆍ단점: 특정 장비(분리형 들것류, 부목류 등)에 대한 단독 소독 불가, 긴 소독시간(소독방식 특징)과 별도의 환기 시간 소요로 재출동 시간이 길다.
ㆍ소독시간: 분무 시간 + 1시간 소독 + 10분 환기
3. HUEN IVH ER
미립자 크기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 중력에 의해 멸균액이 가라앉지 않고 소독제가 밀려 나가는 형태로 확산력이 강하다. 소독 중이나 후에도 물방울이 맺히지 않아 구급차 기준 30분 소독한 뒤 닦아낼 필요가 없다. 소독을 완료하면 5분간의 환기 후 차량 탑승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증기화 방식은 과산화수소가 가열될 때 촉매작용으로 멸균 효과가 떨어져 고농도(35%) 과산화수소를 사용한다. 소독 후에도 잔류 소독제에 의한 독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소독제를 물과 산소로 분해(잔여 멸균제 제거)하는 분해 촉매 장치(SCRUBBER)가 필요하다.
설정메뉴판은 기기 설정의 모든 메뉴가 한눈에 들어오게 구성됐다. 사용자가 초기 1(소독제 용량), 3(살균할 공간 체적값), 8(분사 속도), 9(살균 시간), 10(분해 촉매 시간) 값을 입력하면 자동 설정돼 저장된다. 다시 사용할 땐 전원과 시작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ㆍ추천 용도: 밀폐된 소독실 소독, 감염병 환자 이송 후 구급 차량 내부 소독
ㆍ단점: 1) 특정 장비(분리형 들것류, 부목류 등)에 대한 단독 소독 불가
2) 부피와 무게가 큰 물건은 1인이 소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이 부분은 업체에서 리프트형 운반 장치로 보완했다).
3) 배터리 방식을 채택하지 않아 구급차 내부에 기기를 넣고 소독할 때나 구급차 문을 닫을 때 단선의 위험이 있다.
4) 증기소독방식 특징에 따라 잔여 소독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수거 장치(Scrubber)가 필요하다.
ㆍ소독시간: 30분 짧은 소독시간(10분 소독 + 20분 Scrubbering)
3가지 소독기 모두 신종감염병균에 대한 멸균 효과에 대한 시험성적서와 멸균 후 잔류 소독제 독성이 없다는 시험기관의 검증서를 보유하고 있다.
구급대가 감염병 환자를 이송한 뒤 해당 병원에서 소독과 오염물을 폐기하고 근무지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감염병 사태가 길어지면서 병원에 오염물질을 폐기하는 게 어려워졌다.
따라서 대원들은 1차 소독(닦아내고 오염물은 비닐에 담아 가져옴)을 마치고 근무지로 돌아가게 된다. 근무지에서 2차 소독(새로운 보호복으로 갈아입고 차량 내부와 기구를 소독)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1건의 출동이 마무리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금처럼 무덥거나 비가 내리는 날엔 그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돕기 위해 공간 소독기가 개발됐으나 아직은 큰 부피와 무게, 복잡한 설정, 전기 사용까지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보인다.
환자 이송 후에 이물질 제거 등의 1차 소독은 어쩔 수 없지만 2차 소독과정에서 매번 소독기를 구급 차량에 설치하고 전기선을 연결한 후 오랜 시간 기다리는 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대원들이 바라는 소독장비는 현재 구급차에 장착된 플라스마 소독기를 대체할 만큼 ① 작은 크기, ② 간단한 설정, ③ 짧은 시간(대략 30분 이내), ④ 유지관리의 편의, ⑥ 소독의 용적을 구급 차량 면적으로 줄인다면 부피와 무게에 대한 부담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
1) Eco thru는 Nano 입자 성분으로 만든 PCMX(para chloro meta xylenol) 살균제다. 병원균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단백질을 파괴해 사멸하는 약제로 비독성, 비자극성, 비부식성을 띤다. 의료용 소독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2) 전용 소독제가 있으나 7.5%의 다른 소독액도 사용 가능
경북 영천소방서_ 박윤택 : fatimaemt@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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