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생명을 살리는 수중구조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2/08/22 [10:00]

생명을 살리는 수중구조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2/08/22 [10:00]

싱크로나이즈 대회 수중사고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FINA(국제수영연맹) 월드 아쿠아틱 챔피언십이 열렸다. 경기 중 미국 수영선수 아니타 알바레즈가 의식을 잃고 수영장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놀란 코치는 옷을 입은 채 뛰어들어 그녀를 구조했다. FINA는 “바로 응급처치받은 알바레즈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심정지가 발생한 사건은 아니지만 우리 구조대원들에게 ‘즉각적인 구조가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아주 기초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 [사진 1] 수중에서 의식을 잃은 선수를 코치가 구조(출처 www.dailymail.co.uk/sport/sportsnews/article-10944325/Swimmers-coach -leaps-pool-save-life-FAINTED-water.html)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구조대상자 소생에 가장 중요한 건 빨리 심폐 소생술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정지가 발생해 산소 순환이 정지되면 뇌 조직 내의 산소는 10초 안에 고갈된다. 5분이 지나면 포도당과 ATP 결핍이 일어난다.

 

그래서 4~10분 안에 순환 정지 상태가 교정되지 못하면 중추신경계를 포함하는 신경 조직에 불가역적 손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발생 후 4분 이내에 심폐 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생존율이 두 배가량 높다. 이는 주로 뇌 손상이 감소하기 때문이다.1)

도심에서의 차량 침수사례

부산 내 7개 해수욕장에서 활동하는 119수상구조대원을 제외하고는 부산소방재난본부 소속 구조대원이 익수자를 바로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수중구조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체 인양을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7월 장마와 태풍 때 폭우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도시 한복판 저지대에서는 차량 침수가 발생하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면 차량 내부에 갇힌다. 

 

이때 잘 훈련된 구조대원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투입된다면 안타까운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실제 2020년 7월 23일 오후 9시 30분께 집중 호우로 부산 초량지하차도가 물에 잠기면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때 소방이 신속하게 구조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반인은 모든 걸 다 구조할 수 있는 ‘소방관=슈퍼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방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만약 훈련된 수난 전문 구조대원들이 근처에 있었더라면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 [사진 2] 사고 당시 부산 초량지하차도(출처 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4/2020072400461.html)

 

2018년 8월 29일에는 서울 노원구 중랑천 차량 침수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4대가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구조대상자 2명을 구조하고 상황을 종료했다. 하지만 구조대상자가 실종됐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돼 다시 출동한 소방은 집수정에서 구조대상자를 발견했다.

 

▲ [사진 3] 사고 당일 노원소방서 상황보고 자료(출처 www.theviewers.co.kr/View.aspx?No=2002409)

 

구조대원들이 접하는 이런 사고는 수영장에서 익수자를 구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영장은 시야가 있고 장애물도 없지만 사고 현장은 시야가 없고 장애물이 있다. 게다가 차량 안의 구조대상자를 차량 밖으로 구조해야 한다. 이 모든 건 감각적으로 해야 하며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부산소방학교에서는 2주간 Rescue swimmer 교육을 진행한다. 바다와 접한 부산 특성과 잘 맞는 교육이다. 급류구조 교육의 내용과 어우러진다면 내수면에서 활동하는 우리 소방 색깔이 더 강한 교육 훈련이 탄생하지 않겠느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훈련하고 구조해야 할 건가?

폭우가 내려 침수돼 떠내려가는 차량이라면 급류구조 장비를 착용해 신속하게 구조해야 한다. 이 내용은 <119플러스>에 ‘급류구조’ 관련 글들을 참조하길 바란다. 

 

차량이 서서히 떠내려가면서 혹은 그 상태에서 침수되고 있다. 차 안에 구조대상자가 있지만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출동 접수를 받는다면 구조대원들은 스킨 잠수를 생각해야 한다. 장비는 급류장비와 달라진다.

 

구조대원들은 스킨 장비를 갖추고 팽창식 PFD를 착용한다. 팽창식 PFD를 착용하는 이유는 스킨 잠수를 하기 위함이다. [사진 4]는 필자가 구조 필요 장비를 찾다가 제일 가깝다고 생각한 제품인데 꼭 정답은 아니다. 

 

▲ [사진 4] 구조대원 레스큐 벨트(출처 www.youtube.com/watch?v=AFl8 D0LuuVY)

 

손에 모든 장비를 다 들고 수영이나 스킨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장비를 갖고 갈 수 있는 [사진 4]와 같은 벨트 또는 하네스가 필요하다. 거기엔 안전벨트 등을 자를 수 있는 가위나 커터기, 차량 유리창을 파괴할 수 있는 파괴기를 부착한다.

 

차량을 발견했을 때 자석식으로 부착이 가능한 마커 부이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재수색할 수 있어서다. 구조대원과 육상 혹은 수면 대원 간 안전라인을 연결할 수 있는 장치도 꼭 있어야 한다. 이런 장비를 갖추고 구조 작업을 해야 한다.

 

훈련은 구조대원들이 안전장비와 구조장비를 다 갖춘 상태에서 처음엔 시야가 있는 상황으로 진행한다. 그런 다음 수경을 안대로 덮고 시야가 없는 상황을 가정한 후 훈련한다.

 

아직 이런 훈련을 하는 걸 국내에선 본 적이 없다. 만약 차량이 아니라 폭우로 인한 침수 사고가 발생해 즉시 구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 내용을 참고했으면 한다. 

 

구조 활동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고 훈련해 나간다면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소방에서 아주 작은 분야인 수난구조지만 인명 사고는 수난사고가 많다는 걸 우리 조직의 수뇌부에서도 알았으면 한다. 현실적인 구조기법을 연구하고 교육훈련할 기회가 열리길 바라본다.

 


1) US NAVY Diving manual revision 7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테크니컬 다이빙 관련기사목록
연속기획
[연속기획⑦] 다양한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 ‘고객지원과’
1/3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