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감압모델

광고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2/10/20 [11:00]

감압모델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2/10/20 [11:00]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다이버들에게 이젠 없어선 안 되는 장비 중 하나가 ‘다이빙 컴퓨터’다. 다이버 대부분은 손목에 다이빙 컴퓨터를 착용하고 있다. 일부 다이버는 예비용으로 양쪽 손목에 착용한다. 

 

▲ [사진 1] 여러 종류의 다이빙 컴퓨터(출처 diventures.co/history-of-dive -computers)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우리가 소비사회에 살고 있고 사회학적으로 소비를 하는 이유는 남에게 보여주고 과시하거나 남들과 다름을 보여 주기 위함이다”고 했다.

 

이 말은 필요 이상으로 소비한다는 뜻이다. 필자도 부인하지 못했다. 필자 역시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필요 이상의 소비를 했다.

 

그중에 다이빙 컴퓨터가 가장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한 장비다. 필자는 비율 감압을 이용한 감압을 하기에 수심이나 다이빙 시간, 수온, 스톱워치 기능을 갖추고 큰 화면에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

 

그렇지만 가장 고가의 다이빙 컴퓨터 중 하나를 선택했다. 다이빙 컴퓨터로서 기능의 만족감보다 소비 욕구를 충족시킨 게 더 크다.

 

그렇다고 고가 장비 구매를 권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 장비를 잘 알고 활용하자는 거다. 다이빙 컴퓨터를 구매했으면 내가 구매한 다이빙 컴퓨터가 어떤 감압모델과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119플러스> 9월호 ‘감압용어’에 이어 대표적인 감압모델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감압모델은 일반적으로 가스 콘텐츠 모델(Gas content model)과 버블 모델(Bubble model)로 분류한다. 가스 콘텐츠 모델은 다른 용어로 용해 모델이라고 하기도 한다.

 

가스 콘텐츠 모델(Gas content model)

1908년에 영국 생리학자 할데인(John Scott Haldane)은 압력 챔버에 염소를 넣고 163ft(약 50m) 깊이의 압력으로 가압해 상승시켰다.

 

압력이 현재 압력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상승으로는 감압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걸 관찰했다. 이게 바로 가스 콘텐츠 모델 중 하나인 ‘할데인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해수 10m 이내에서 기체가 포화한 상태로 상승해도 감압병이 발생하지 않는다. 할데인은 2:1 비율을 제안했고 가상조직(5, 10, 20, 40, 75분)을 사용했는데 이 조직은 거의 50년간 지속됐다.

 

▲ [사진 2] 할데인 감압테이블 1(출처 en.wikipedia.org/wiki/Haldane%27 s_decompression_model)

 

그 이후 2:1의 비율은 Robert Workma에 의해 보다 안전한 1.58:1로 바뀌었다. 몇 년 후 1930년대에 미 해군은 딥 다이빙을 하면서 각 조직 구획에 별도의 제한 장력(M-값)을 할당한다.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 초 미 해군은 반복적인 노출을 다루면서 6개의 조직(5, 10, 20, 40, 80, 120분)을 사용할 것을 주장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병원의 고압 생리학 실험실에서 감압 이론을 연구한 스위스 의사 알버트 불만(Albert A. Bühlmann) 박사는 불만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현재 다이빙 컴퓨터에 사용되고 있다. 이 또한 가스 콘텐츠 모델 중 하나다.

 

불만 알고리즘은 여러 버전이 있다. 알고리즘을 식별하는 데 사용되는 명명 규칙은 취리히(ZH), 한계(L) 다음에 조직 구획 수와 고유 식별자에서 ZH-L을 시작하는 코드다.

 

▷ ZH–16 또는 ZH-L16A: 원래의 16구획 알고리즘

▷ ZH-16B: 16구획 알고리즘은 다이빙 테이블 제작을 위해 수정됐다. 주로 중간 구획에서 약간 더 보수적인 값을 사용한다. 최근 고성능 프로세서 유닛이 장착된 다이빙 컴퓨터에 사용된다.

▷ ZH-8: 개인용 다이빙 컴퓨터의 계산 부하를 줄이기 위해 조직 구획 수를 줄이는 버전이다.1) 이 외에 다른 버전도 있다.

 

버블 모델(Bubble Model)

기본 개념은 우리 체내에는 버블이 존재하며 상승을 통해 버블 성장과 버블 크기를 더 작은 양으로 제한하고 이를 통해 더 큰 버블이 발생하지 못하게 하면서 감압병을 방지하자는 이론이다.

 

가장 대표적인 버블 모델은 베어링 펄미어빌리티 모델(Varying Permeability Model, VPM)이다. 번역하면 다양한 투과성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의 Yount와 Hoffman 박사에 의해 개발됐다. 

 

▲ [사진 3] 모델별 무감압 한계 시간 비교(출처 Diving Physics with Bubble Mechanics and Decompression Thoery in Depth)

 

이 모델은 다양한 크기의 bubble이 신체 내에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상승 시 bubble 크기와 수를 일정한 한계 수치 이하로 제한한다. 그러기 위해서 Gas content Model보다 더 깊은 수심에서 감압을 진행한다. 

 

VPM에도 불만 알고리즘과 같이 여러 모델이 있다.

 

▷ VPM-B/E: 극단적이거나 추가적인 긴 다이빙과 노출을 위한 모델이다. 

▷ VPM-B/FBO(Fast Bail Out): 폐쇄회로 다이빙, 비상상황 대처 수단과 함께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 VPM-B + GFS: 일반 VPM-B 프로파일과 그래디언 팩터 값을 지정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해 VPM-B 개발자인 에릭 마이켄의 홈페이지(www.decompression.org/maiken/home.htm)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다. 

 

VPM과 또 다른 버블 모델은 리듀스 그레디언트 버블 모델(Reduced Gradient Bubble Model, RGBM)이다. 번역하면 경사도 감소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RGBM이라고 부른다.

 

이 모델은 Bruce Wienke 박사에 의해 개발됐다. 체내에 버블이 존재한다는 건 VPM과 같은 이론이지만 용해된 기체가 상승 중 커지면서 기존 체내의 버블과 합쳐져 더 커질 거란 가정하에 만들어졌다.

 

그래서 VPM의 전체 상승 프로파일은 버블의 양에 근거하지만 RGBM은 최초 딥스탑 결정에 버블의 양을 적용한다.

 

Wienke는 감소된 그라디언트 버블 모델을 다른 버블 모델보다 반복하고 여러 날 진행된 다이빙으로 확장해 버블의 크기와 버블의 누적 볼륨 모두에 적용되는 세 가지 경사도 감소 요인을 적용했다. 

 

첫 번째 요인은 새로 생성된 새로운 버블 시드(seeds)를 고려해 허용 가능한 경사도를 줄인다. 두 번째 요인은 역방향 다이빙 프로파일에서 생성된 추가 버블 시드의 탄생을 허용함으로써 허용 가능한 경사도를 줄인다. 세 번째 요인은 여러 날 시행된 다이빙에서 형성된 추가적인 버블 시드를 고려해 경사도를 줄인다.

 

▲ [사진 4] 트라이믹스 다이빙 감압테이블 비교(Bullman ZHL VS RGBM, 출처 Diving Physics with Bubble Mechanics and Decompression Thoery in Depth)

 

[사진 4]는 33%의 헬륨과 51%의 질소, 16% 산소의 트라이믹스 기체로 250fsw(약 75m)에서 30분간 다이빙한 후 100fsw(약 30m)에서 공기로 교체해 20fsw(약 6m)에서 산소로 감압하는 다이빙 감압계획을 표로 나타낸 거다(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Bullman ZHL보다 RGBM 알고리즘이 더 깊은 수심에서 감압했지만 총 런타임은 RGBM이 짧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알고리즘에 의한 감압계획 또는 다이빙 컴퓨터의 선택은 다이버 본인들이 하는 거다.

 

배움은 알려고 하면 끝이 없다. 이번 호에서는 감압모델에 대한 소개에 불과해 아쉬운 독자가 있다면 더 공부하길 권한다. 내 다이빙 컴퓨터가 어떤 모델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안다면 감압 다이빙을 하는 팀원들과 서로 비교해 동일시되는 감압계획을 할 수 있다.

 

대심도 다이빙을 하면서 구조 활동까지 겸해야 하는 대원들이라면 되도록 같은 다이빙 컴퓨터를 사용하는 걸 권한다. 

 

 


1) en.wikipedia.org/wiki/B%C3%BChlmann_decompression_algorithm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테크니컬 다이빙 관련기사목록
광고
소다Talk
[소방수다Talk] “빈틈없이 살려라” 소방과 경찰의 공조
1/4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