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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기지국 분석 조난자 위치 파악- 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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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악구조협회 최종찬, 강원 양양소방서 장남중 | 기사입력 2023/05/19 [09:40]

이동통신 기지국 분석 조난자 위치 파악- Ⅳ

대한산악구조협회 최종찬, 강원 양양소방서 장남중 | 입력 : 2023/05/19 [09:4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설악산 조난과 관련해 이동통신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을 일찍 했더라면 조난(실종)자의 신속한 발견이 가능했는지를 사후 분석해 본 사례를 다뤄보고자 한다.

 

또 경찰로부터 뒤늦게 협조 요청을 받았지만 커버리지 분석 후 빠르게 구조대상자를 발견한 사례, 소방본부의 협조를 받아 모의훈련한 내용 등을 싣겠다.

 

설악산 등산객 조난 사후 분석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구조대상자는 2월 27일 산행을 위해 자택을 출발해 2월 28일 오전 5시 16분께 한계령 탐방 지원센터로 입산(중청, 소청대피소 CCTV 확인)하는 걸 3월 6일 확인했다.

 

구조대상자는 3월 1일 오전 11시 22분께 가족과 통화하면서 “산에서 내려가는 중”이라고 말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은 3월 2일 오후 7시 17분께 남양주 남부경찰서에 신고했다.

 

구조대상자의 휴대전화 최종 접속 기지국은 설악동 C 지구 주차장 기지국으로 확인됐으며 통신사는 LG유플러스로 알려졌다.

 

구조대상자 조난 당시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수색 주관은 속초경찰서가 됐다. 조난 당일 설악산 일원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50㎝ 정도의 폭설이 내려 골든타임 수색구조가 불가한 상황이 돼 초기 며칠 동안 기지국 반경 2㎞ 내의 수색이 진행됐다.

 

구조대상자를 한계령에서 픽업한 택시 기사가 공룡능선-미시령(저항령)으로 하산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해 그곳을 집중 수색 구간으로 정한 후 수색했다. 여러 악조건 속에서 두 달여간 수색했으나 안타깝게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4월 22일 국립공원 구조대에서 소공원-저항령 구간 지형 숙지 훈련과 ASF 확산에 따른 야생동물 사체 탐색 중 구조대상자를 발견(N128.465140 E38.173607)했다. 설악산 조난 사고는 수색 지원을 요청받거나 수색 기간 내에 커버리지를 분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건 종료 후 설악산 조난 건을 접하면서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을 적용했더라면 수색 범위를 변경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건 자료를 입수해 사후 분석하게 됐다. 

 

구조대상자가 발견된 지점은 최종수신 기지국에서 도상거리 6㎞ 정도 떨어진 저항령 계곡이었다. 입산 지역이 밝혀지고 택시 기사를 통한 하산 예정지가 나오면서 수색 구역 설정에 혼선이 있었지만 최종수신 기지국의 커버리지가 저항령 계곡으로 길게 뻗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지리산 구룡계곡 케이스처럼 커버리지가 계곡을 따라 형성된 부분이 있어 기지국 수신 반경을 저항령 계곡 쪽으로 확대했더라면 좋지 않았겠느냔 아쉬움이 남는다.

 

경험적으로 능선이 많은 산에서 기지국 접속은 최적의 전파경로를 따르는데 기지국과의 거리가 6㎞ 정도라면 기지국에서 구조대상자 발견 위치까지 고도 상 막힘이 없는 조건이어야 한다.

 

추측하건대 구조대상자의 최종 접속 위치는 발견지점보다 저항령 방향으로 좀 더 올라간 계곡이었을 거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후에 계곡 아래로 이동했을 거란 예측이다.

 

등산로 주변에 여러 기지국이 있었지만 통신사 특성상 기지국이 부족해 비 수신 기지국의 커버리지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산악지역 조난자들이 등산로를 이탈했을 때 계곡을 따라 하산을 시도하는 걸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탐방로를 벗어나 계곡에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같은 시도를 한 것으로 예상된다. 설악산처럼 깊은 산에서 조난 시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게 위험요소가 많다는 걸 홍보할 필요가 있다.

 

▲ 왼쪽부터 설악산 조난 수색 범위(국립공원 제공), 설악산 조난 발견 지점(국립공원 제공)

▲ 왼쪽부터 설악산 조난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 조난자 발견 이송


경찰 요청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 실종자 수색 사례 
1. 강원도 춘천 신북 실종 

2021년 1월 26일 경기도 안산 거주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며 집을 나간 후 미귀가했다. 1월 31일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271-21 기지국에 최종 수신돼 경찰로부터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 요청이 왔다.

 

이에 수신된 기지국 커버리지와 비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분석해 수색 범위를 특정한 후 경찰에 전달, 수색 반나절 만에 실종자를 발견했다.

 

이번 실종사건의 경우 최종수신 기지국이 철탑 형태라 커버리지가 광범위했다. 하지만 입산 정보를 바탕으로 비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분석하니 비교적 명확하게 수색 범위를 정할 수 있었다.

 

다행히 인근 비 수신된 기지국은 출력이 낮은 작은 마을 커버형 기지국이어서 전파 차감법을 이용하니 수색 지역이 비교적 정확하게 나왔다.

 

출력이 센 철탑형 기지국은 원거리까지 커버리지가 형성되는데 이렇게 기지국 인접 지역에 입산 정보가 있을 땐 커버리지 분석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런 경우 입산지 근처 비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분석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 사례처럼 말이다.

 

▲ 왼쪽부터 춘천 용산리 실종자 위치 분석,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 왼쪽부터 비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1, 비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2


2. 경기도 안산 상록 실종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는 남성이 2021년 12월 30일 너구리산 일대 유기견에게 사료를 준다며 개 사료를 봉지에 챙겨 집을 나서 안산시 상록구 정재초교길 61 학교 주변 CCTV에 입산하는 모습이 찍힌 후 미귀가해 실종 신고됐다.

 

실종 당일인 12월 30일부터 거의 일주일간 관할 경찰서 등에서 대대적으로 수색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월 5일 경기경찰로부터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 요청이 들어왔다. 최종수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분석한 후 1월 6일 오후 수색 범위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실종자의 최종수신 기지국 주소는 ‘안산시 상록구 팔곡일동 16번지’로 영동고속도로 근처 도로에 있는 기지국이다. 통상 도로변 기지국 특성이 주행 차량의 전파수신이 쉽도록 안테나 방향이 설정돼 있어 도로 양방향 중심으로 커버리지가 강하게 형성된다(양방향 기지국). 

 

이에 입수된 입산지 정보를 토대로 양방향 커버리지 중 한쪽 방향 커버리지를 분석해 비교적 쉽게 수색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 왼쪽부터 경기도 안산 상록 실종자 위치 분석,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이동통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통한 이동 경로 분석(E-CID 분석)
1. 진안 복두봉~구봉산 이동 경로 분석 모의 훈련 

2021년 10월 29일 전북소방본부, (사)대한산악구조협회,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함께 전북 진안 소재 복두봉~구봉산 일원에서 기지국 커버리지를 통해 이동 경로 분석이 가능한지 모의 훈련을 했다.

 

훈련 방법은 복두봉에서 구봉산 구간을 산행하면서 119에 총 5회 신고해 신고 위치가 확인되는지와 수신된 기지국 위치를 확인하고 사후 커버리지를 분석해 이동 경로 안에 커버리지가 형성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회 신고하는 동안 등산로를 따라 이동하는데도 119에 신고 위치가 확인되는 곳은 두 군데뿐이었다. 훈련은 구조대상자가 산행 중 통화나 문자 송ㆍ수신 등 기지국 수신 기록을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국립공원 등 광범위한 산악지역에서 조난돼 수색이 장기화됐을 때 기지국 접속 기록을 통신사로부터 입수해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기지국 접속 기록을 입수하기 위해선 법원의 통신 영장이 필요한 부분이라 범죄와의 연관성이 없는 경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한 개 이상 접속된 기지국을 분석해 경로를 예측했다.

 

최종수신 기지국 수신 이후 구조대상자가 계속 움직이고 배터리가 방전된 휴대전화기를 다시 켰을 때 순간 접속된 기지국 커버리지와 전에 접속된 기지국 커버리지를 분석한 후 이동 경로를 예측해 수색 범위를 설정했던 모악산과 천등산 구조의 경우처럼 말이다.

 

여기엔 최소한 입산지 정보가 필요하다. 모의 훈련을 통해 다소 어려운 구간이 있었지만 이동 경로 분석이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왼쪽부터 진안 운장산 복두봉~구봉산 신고 위치, 신고 수신 기지국 커버리지


마치며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이동통신 기지국 커버리지를 이용해 산악지역 조난(실종)자의 수색 범위를 축소하는 수색구조 효율 향상 방법을 알아봤다.

 

필자에게 매년 많게는 수십 건의 커버리지 분석 요청이 들어온다. 극적으로 구조하기도, 오랜 시간 수색했지만 찾지 못하던 실종자를 짧은 시간에 찾기도 했다. 반면 며칠을 커버리지 분석에 몰두했는데 구조대상자를 찾지 못할 때도 있었다.

 

다른 지역 수색을 원격으로 분석하다 정보가 미비해 답답할 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갔던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수색구조에 성공해서 기뻤던 기억보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구조하지 못하고 수색을 종료했을 때 슬퍼하던 가족들의 모습은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는다.

 

기지국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모든 구조대상자를 찾을 순 없다. 중요한 건 이전엔 몰라서 구조하지 못했던 사람을 이런 방법들을 통해 한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면을 통해 커버리지 분석 방법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중앙소방학교에 수색구조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다. 이 교육에서는 기지국 분석을 통한 위치 분석과 수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매우 효율적으로 수색 구조하는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의 많은 지원을 바라며 마친다.

 

대한산악구조협회_ 최종찬 : ekdckadl@hanmail.net

강원 양양소방서_ 장남중 : jnj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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