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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역사와 드론의 정의- 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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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기사입력 2023/08/21 [09:30]

항공기 역사와 드론의 정의- Ⅵ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 입력 : 2023/08/21 [09:30]

<2023년 4월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6. 항공기의 역사(1950년대: 항공 교통 인프라 구축과 제트엔진의 상용화)

인류 역사에서 자동차와 기차, 배보다 빠르고 편리한 항공기는 군사 목적 외에도 민간 물자나 인력 수송을 빠르게 하기 위한 상업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민간 항공기 활용이 점차 늘수록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바로 민간 항공기의 안정성과 항공 운항 기반 시설, 항공 정보, 항공 교통(공역) 등에 대한 국제 표준 정립이었다. 

 

군사 목적의 항공기는 국가 간 전쟁 또는 분쟁에 사용돼 안전 운항에 관한 국제 표준을 정립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민간 항공기의 경우 안전 운항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해질수록 해당 국가에서 통용되는 항공 안전 운항 표준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항공기 개발 초기부터 국제 항공 운항에 대한 국제 표준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돼 왔다. 1900년 초반부터 개최한 국제 항공 운항 관련 회의 등이 그 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항공 안전 운항과 관련된 회의를 개최했지만 합의까지 이뤄내진 못했다. 당시엔 민간 항공기를 개발할 수 있거나 소유한 국가가 많지 않고 비행할 수 있는 거리 또한 짧아 국제 운항 기준의 필요성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10년 이후 항공기 엔진 성능이 발전해 점차 항공기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거리가 늘면서 항공기를 이용한 국가 간 교류가 본격화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가 간 항공 안전 운항을 위해 가장 먼저 국제 무선 통신에 관한 규정ㆍ표준을 합의했다. 서로 다른 국가에 걸친 항공기와 지상국 간의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무선 교신을 촉진하는 데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들어서는 민간 항공기 활용ㆍ교류 범위가 전 세계로 넓혀졌다. 국제 항공 무선 통신 표준 외에도 더는 민간 항공 운항과 관련된 전반적인 원칙ㆍ기술에 대한 개발을 늦출 수가 없는 시기가 도래했다. 

 

가장 현대적인 국제 항공 운항 표준은 1947년 국제 민간 항공 기구(ICAO)로부터 시작했다. 국제 민간 항공 기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11월 1일 52개국이 서명한 국제민간항공조약에 따라 발족한 UN의 산하 전문기관이다. 국제 항공 운송의 연결성과 효율성, 안전성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국제 항공 기준의 채택과 국제 항공 분쟁ㆍ중재ㆍ조정 등을 위한 입법ㆍ사법ㆍ행정 권한을 갖는다. 

 

현재 193개 회원국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국제 민간 항공 기구에서 제정한 항공종사자 자격증명, 항공 규칙, 항공 운항, 항공기 감항성, 출입국, 항공 통신, 항공 교통, 수색ㆍ구조업무, 항공기 사고 조사, 비행장, 항공 보안 등과 관련한 표준ㆍ권고를 따라야 한다. 

 

이러한 국제 민간 항공 기구의 본격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민간 항공 산업 인프라는 195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발전해 나가기 시작한다.

 

▲ ICAO(1947)

국제 민간 항공 기구, ICAO는 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의 약자로 오늘날에도 전 세계 항공 운항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UN 산하 국제기관이다(출처 www.icao.int).

 

민간 항공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 민간 항공 기구의 역할도 매우 중요했지만 항공 과학 기술 발전 또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항공기의 안정적인 비행 성능이 따라주지 못하면 안전 운항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트 엔진의 상용화는 민간 항공 산업 인프라에 깊은 영향을 줬다.

 

1900년대 초 항공기의 동력은 피스톤 엔진으로 시작했다. 피스톤 엔진은 실린더에서 연료와 공기의 혼합물을 태워 기계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내연기관 동력원이다. 말 그대로 샤프트를 통해 실린더 내부 피스톤의 상하 직선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프로펠러를 돌리는 것이다.

 

물론 항공기 개발 초기부터 피스톤 엔진의 성능이 충분했다고 볼 순 없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좋아졌다. 하지만 1930년대 들어 피스톤 엔진의 성능도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성능을 높이기 위해선 피스톤 엔진의 기통 개수와 배기량을 늘리는 등 대형 엔진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 

 

피스톤 엔진의 한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고도를 높일수록 비행이 어려운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피스톤 엔진은 대개 대기압에 의존한 공기와 연료를 혼합해 실린더에서 연소하는데 높은 고도일수록 대기압이 낮아지면서 공기 밀도도 감소하고 연료 대비 공기량이 부족해 충분한 연소가 이뤄지지 못했다.

 

또 높은 고도에서 낮은 대기압에 따른 공기 밀도 감소는 대부분 공랭식으로 설계된 피스톤 엔진의 냉각 성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를 극복하고자 예전부터 공기를 흡입ㆍ압축해 밀어 넣는 슈퍼차저(super charger), 터보차저(Turbo charger)와 같은 과급기 기술을 적용했다.

 

그런데도 항상 최적의 효율을 내지 못했다. 특히 프로펠러의 경우 낮은 공기 밀도로 공기 저항이 줄어 더 빠르게 회전할 수 있었지만 그만큼 추력을 생성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기존 과급기보다 더 많은 양의 공기 압축이 가능해지고 고온에도 녹지 않는 합금을 실린더 재료로 사용하면서 새로운 엔진 개발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제트 엔진이다.

 

제트 엔진은 피스톤 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해 프로펠러를 사용하지 않고 내부 실린더 연소 직후 고온ㆍ고속의 가스 배출만으로 추력을 만들 수 있다.

 

또 추력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배기구의 터빈이 구동하게 되면 터빈과 축으로 이어진 전방의 원심 압축기가 공기를 흡입ㆍ압축하는 구조다. 압축팬의 개수에 따라 원심식(Centrifugal) 또는 축류식(Axial flow)으로 나뉜다.

 

제트 엔진은 피스톤 엔진보다 구조가 간단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고성능의 장점을 앞세워 1950년대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약 50년간 사용된 피스톤 엔진에서 제트 엔진으로 동력원이 바뀐 역사적인 시점이었다. 제트 엔진의 상용화로 항공기는 더 높은 고도에서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게 됐다.

 

안정적인 성능이 확보된 항공기는 점차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국제 민간 항공 기구의 항공 운항 표준과 함께 항공 인프라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된다.

 

제트 엔진 상용화 이후 오늘날 제트 엔진은 주로 대형 수송 항공기와 전투기, 피스톤 엔진은 대형 항공기보다 낮은 고도에서 비교적 느리게 운항하는 경량 항공기 등에 나눠 사용되고 있다.

 

▲ bristol centaurus(1943)

브리스톨 센타우루스는 1937년 미래 항공기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구상돼 1943년 양산을 시작했다. 공랭식 18기통 2열로 설계돼 4천ft에서 2550마력의 성능을 지닌 강력한 피스톤 엔진이었다(출처 www.flickr.com/photos/exfordy/7154780018).

▲ Jomo 004(1940)

1940년대 개발된 세계 최초의 생산용 제트 엔진이자 최초의 성공적인 8단 축류식 터보제트 엔진이다(출처 en.wikipedia.org/wiki/Junkers_Jumo_004).

▲ de Havilland DH-106 comet(1952)

하빌랜드 사의 DH-106 코멧은 조용하고 편안한 객실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제트 여객기다. 세계 최초인 만큼 취항 1년 만에 기체 금속 피로로 인한 구조적 결함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설계한 후속 모델을 1964년까지 제작했고 1997년 3월을 끝으로 은퇴했다(출처 en.wikipedia.org/wiki/De_Havilland_Comet#/media/File:Comet_Prototype_at_Hatfield.jpg).

Boeing 707(1957)

대형 항공기로 제작돼 1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었음에도 제트 엔진 4대의 고출력을 통해 1천㎞/h의 최고 속도를 발휘했다. 안전하고 편안한 민간 여객기의 시대를 알린 베스트셀러 제트 항공기다. 보잉 707은 1957년부터 1979년까지 총 1010기가 생산될 만큼 국제 항공 인프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출처 ko.m.wikipedia.org/wiki/%ED%8C%8C%EC%9D%BC:B707_Saha_Airlines_EP-SHV_THR_March_2011.jpg).


7. 항공기의 역사(1960년대: 효율적인 성능의 항공기와 비즈니스 항공기 수요 증가)

McDonnell Douglas F-4 Phantom(1961)

F4 팬텀은 마하 2.2의 최고 속도를 가진 2인승 복좌식 대형 전투기다. 원래 미 해군 함대 방어 목적으로 개발됐지만 다양한 목적에 맞게 개량돼 미 해병대와 미 공군까지 사용했다. 특히 방공망 제압, 정찰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출처 nationalinterest.org/blog/the-buzz/you-can-now-buy-your-very-own-f-4-phantom-fighter-jet-total-25031).

▲ Canadair CL-215(1969)

캐나디어 CL-215는 1967년 프로토타입이 개발돼 1969년 인도된 소방용 수륙 양용 항공기다. 초기 개발 목적은 공군과 민간 수송용으로 사용할 쌍발 수송 항공기였으나 캐나다 교통국의 산림 관리 용도 설계 요청으로 소방용이 추가됐다. CL-215는 1990년에 단종됐으며 현재는 후속 모델인 CL-415(1994년 양산)가 운항 중이다. CL-515는 2024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출처 www.haberler.com/haberler/cl-415-ve-cl-215-ne-demek-canadair-cl-415-nedir-14306627-haberi).

 

1950년대까지 항공기는 고성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개발됐다. 하지만 1960년대에 고성능을 발휘하는 것만이 아닌 성능 개량 또는 개선이 쉬운 효율적인 항공기 개발로 초점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각 목적에 특화된 고성능 항공기 개발도 중요했지만 항공기 연구ㆍ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로 다양한 기종에 사용할 수 있는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다목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여러 기능을 추가했다. 이는 민간 항공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그로 인해 항공 운송 사업을 하는 항공사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활용을 위한 항공기 구매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허창식 hcs119@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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