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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다Talk] 소방간부후보생의 모든 것… ‘PUMP!’

제29기 소방간부후보생 여덟 명 홍보단 활동으로 잡지 창간
수험 기간 중 관련 정보 부족 애로 겪은 공통사로 의기투합
“일선에 배치되면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로 현장에 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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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1/04 [12:30]

[소방수다Talk] 소방간부후보생의 모든 것… ‘PUMP!’

제29기 소방간부후보생 여덟 명 홍보단 활동으로 잡지 창간
수험 기간 중 관련 정보 부족 애로 겪은 공통사로 의기투합
“일선에 배치되면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로 현장에 임하고파”

유은영,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1/04 [12:30]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입직 경로가 있다. 그중 전체 소방공무원의 1%에 해당하는 소방간부후보생. 6~7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이들은 한 기수에 서른 명씩 선발한다. 시험에 합격하면 1년간의 합숙 훈련을 거친 후 소방위로 임용된다.

 

2023년도 제29기 소방간부후보생도 총 서른 명이 선발됐다. 이 중 소방간부후보생을 알리기 위해 ‘홍보단’이란 이름으로 뭉친 여덟 명이 있다.

 

이지수, 김강민, 이라영, 김민지, 김경원, 김인겸, 김용국, 김동윤 후보생으로 구성된 홍보단은 ‘PUMP!’라는 잡지를 발간하며 소방간부후보생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들은 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휴식 시간까지 반납하면서 열중하고 있을까? <FPN/119플러스>가 직접 만나 소방간부후보생 시험 응시부터 ‘PUMP!’ 제작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지수 97년생 이지수입니다. 한국외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하던 중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김강민 97년생 김강민입니다. 후보생 생활 1년간 추억을 제대로 남기고 싶어 문화부장에 지원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라영 98년생 이라영입니다. 체육교육을 전공하고 스포츠 관련 스타트업 근무와 체육강사 생활을 했습니다. 

 

김민지 99년생으로 29기 막내인 김민지입니다. 교육부장을 맡고 있어요.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에 소방간부후보생 생활이 제 첫 직장이자 사회로의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김경원 97년생 김경원입니다. 대학 재학 상태에서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김인겸 94년생 김인겸입니다. 대학을 다니다 군대 다녀온 후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생겨 3년간 고군분투한 끝에 소방간부후보생이 됐습니다.

 

김용국 97년생 김용국입니다. 고향이 제주도인 저는 소방관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혈혈단신 뭍으로 나왔습니다.

 

김동윤 98년생 김동윤입니다. 대학 재학 중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Q. 왜 소방간부후보생이 되고 싶었나요?

이지수 의무소방으로 구조대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소방의 매력에 푹 빠졌죠. 생사를 오가는 최전선에서 누군가를 살려낼 수 있다는 게 가슴을 뛰게 했고 무언가에 홀린 듯 소방조직에 몸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때마침 잘 챙겨주시던 반장님께서 간부후보생을 권유해 주셨는데 현장을 직접 뛰는 것보다 현장대원을 서포트해 주는 역할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도전하게 됐습니다.

 

김강민 소방관인 지인을 통해 소방공무원에 관심을 두게 됐고 간부후보생이라는 입직 경로를 알게 됐습니다. 간부후보생은 졸업 후 소방위로 임용되기에 조직 운영과 기획에 참여할 기회를 남들보다 빨리 가질 수 있습니다. 일선 대원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현장 활동에 임하고 국민 안전과 조직 발전에 이바지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를 다듬어가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이라영 친오빠가 4년 차 소방관이라 은연중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소방 관련 제도를 더 알아봤는데 소방간부후보생이 멋있어 보이고 또 즐겁게 임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하게 됐습니다.

 

김민지 응급구조사인 친언니 추천으로 알게 됐습니다. 소방위로 임용돼 정책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한동안 고민하다가 꽤 좋은 체력과 오지랖이라 불리는 이타심을 모아 ‘소방관을 위한 소방관’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한 소방관이 모이면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해서요.

 

 

김경원 의무소방을 하면서 간부후보생 제도를 알게 됐습니다. 그 당시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이 추천해 주셔서 관심을 두게 됐어요. 다양한 소방 분야를 경험하려면 간부후보생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선택하게 됐습니다.

 

김인겸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살자는 제 가치관에 부합하는 소방공무원이 되고자 꿈꾸는 과정에서 간부후보생 제도에 대해 자연스럽게 접했습니다.

 

원래는 현장에서 많은 일을 하고 싶어 공채시험에 응시하려고 했으나 현장 활동을 하는 소방관들이 대응 활동 중 생긴 크고 작은 문제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 영웅들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소방관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는 간부후보생에 도전했습니다.

 

김용국 친구와의 술 자리에서 취업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소방간부후보생이란 제도가 있고 자연계열 시험이 있다는 걸 알려줬어요. 제 전공인 화학을 공익을 위해 쓰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하고 있어 귀가 솔깃했습니다. 바로 시험제도를 알아본 후 도전했습니다.

 

김동윤 의무소방으로 군 복무하면서 간부후보생 제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점에서 간부후보생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소방공무원으로서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고 특히 소방조직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팀워크가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직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권한이 있어야 하고 공무원 조직에서는 그게 계급인 것 같아요. 소방간부후보생은 소방위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만큼 하고 싶은 걸 펼치는데 유리할 거로 예상합니다. 물론 그에 따르는 책임감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게 사실이죠. 

 

Q. 그간 받은 훈련은 어땠나요?

이지수 사실 많은 교육생이 화재를 떠올릴 텐데 수난구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영을 전혀 못 했기 때문에 소방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고 물에 대한 공포가 컸거든요.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죽으려 마음먹어도 여기 있는 29명의 동기와 교관님들이 어떻게든 살려내겠구나’란 생각이 들고 나서부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동료들을 믿고 몸을 던졌고 수난구조가 끝날 무렵엔 수영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습니다. 소방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달성한 경험이라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강민 높은 곳에서 로프를 타야 할 때 힘들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심한 편인데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나는 소방관이니까’를 마음에 새기다 보니 무섭다는 생각보다도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마음이 더 커져 아무렇지 않게 해냈던 것 같습니다. 역시 모든 건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걸 한 번 더 느끼게 해준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라영 화재 훈련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초기에 받은 훈련이기도 하고 ‘정말 소방관이 되기 위한 여정에 있구나’라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또 개인보단 팀 단위로 수행하는 훈련이 많았기에 더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아요.

 

김민지 처음 면체를 썼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생각보다 답답하고 불편했거든요. 공기호흡기와 방화복을 모두 갖추고 15층 높이의 건물을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정상에서 호흡이 힘들어 아찔했던 기억이 납니다.

 

4주의 화재 교육이 끝날 때쯤 여전히 답답하지만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면체를 쓰고 있던 저를 보면서 소방관으로서 작은 산을 넘어 첫발을 내디딘 것 같아 뿌듯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김경원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은 순간이 있어서 구조훈련이 기억에 남습니다. 화재 훈련 때 레펠을 타면서 두 번 추락했어요.

 

그래서인지 구조훈련을 하기 두려웠는데 동기들의 응원을 받고 교관님들께서도 세심하게 지도해주셔서 사고 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헬기 레펠을 무사히 타면서 한계를 뛰어넘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인겸 훈련 대부분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 모든 훈련에서 열외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기억 말고는 크게 떠오르는 생각이 없습니다. 

 

김용국 소방학교 교육이 특정 지식을 전달하고 실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덴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민간인에서 소방관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실제 일선에서 근무하시는 소방 선배님들의 강연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소방관으로서 가진 신념과 소방을 위한 진지한 고민 등을 들으며 소방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조금씩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동윤 소방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큰 변화를 준 화재 훈련이 기억에 남습니다. 소방공무원으로서 소방의 역할을 바라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게 됐고요. 어엿한 소방공무원으로서 소방을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어떻게 홍보단으로 모이게 됐나요?

이지수 우연찮은 계기로 시작하게 됐어요. 5월쯤 동기들과 맥주를 한잔했는데 수험생 때 부족한 정보 때문에 힘들었다는 데에 모두 공감했어요.

 

또 소방간부후보생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관련 정보를 제공해 훌륭한 인재들이 소방에 지원하게 하고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라영 에디터와 의기투합하게 됐습니다.

 

그런 후 눈여겨 본 동기들을 한 명씩 영입했어요. 글 잘 쓰는 동윤이, 편집기술이 뛰어난 강민이, 센스와 감각이 좋은 민지ㆍ경원이, 생각이 깊은 용국이, 중심을 잡아주는 인겸이 형까지.

 

사실 아무도 시킨 일이 아니라 굳이 하지 않아도 됐고 개인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 했는데 흔쾌히 동참해 줘서 정말 고마울 따름입니다.

 

 

Q. ‘PUMP’는 어떤 잡지인가요,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이지수 소방간부후보생 홍보에 중점을 둔 잡지입니다. 소방간부후보생을 모르는 분들에게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분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 훌륭한 인재들이 소방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합격 수기나 점수통계를 실어 수험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 소개와 합격 수기, 인터뷰, 칼럼 등 네 파트로 구성됩니다. 전 단장을 맡고 있고 매호 부족한 파트를 도와주지만 가장 큰 역할은 ‘조율’이에요. 단원들 사이 의견을 조율하고 학교와 저희 사이의 의견 조율도 제 역할입니다.

 

김강민 디자이너를 맡고 있습니다. 에디터들이 각자 정리한 내용을 독자들에게 더 신선하고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잡지에 들어가는 사진을 직접 촬영ㆍ편집합니다. 또 전체 디자인에 직접 참여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고 저희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라영 에디터로서 학교 소개를 맡고 있습니다. 매호 중앙소방학교 내 소개할 건물이나 시설을 섭외한 다음 컨셉을 정하고 시나리오를 구상합니다. 잡지 전반으로 볼 때 특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없지만 꽤 애착이 있어요.

 

김민지김경원 합격 수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29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공부 방법과 실기 노하우 등을 수록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설문조사와 시험 당일 에피소드를 다양한 코너로 구성했습니다. 단원들과 수험생활 동안 어떤 정보가 필요했는지 오래 고민한 끝에 꿀팁들을 대방출했으니 30기를 준비하는 분이라면 필독하길 추천드립니다.

 

 

김인겸 펌프는 물이 쭉쭉 뻗어나가도록 추진력을 발생시킵니다. 단원들이 조직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젊은 패기로 조직에 신선함을 더해주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잡지 이름을 ‘PUMP!’로 지었습니다. 인터뷰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경험이 없어 처음엔 많이 경직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하게 상대방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별개로 글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이게 인터뷰의 매력 아닐까요? 

 

김용국 인터뷰를 주 업무로 하고 있어요. 평소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에서 인터뷰를 볼 때 정말 좋은 업무인 것 같단 생각을 하곤 해요. 훌륭하든, 논란이 있든 궁금한 사람들과 진지하게 대화하며 궁금증을 해소하고 지면 뒤 인간적인 면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직접 인터뷰를 하며 ‘역시 쉽고 좋기만 한 일은 아니구나’를 깨닫기도 했지만 매력적인 일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김동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어서 스토리를 작성하고 시나리오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해왔습니다. 글을 쓰는 데 자신감이 생긴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Q. 잡지를 제작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지수 매호 발행 전 마지막 회의가 항상 기억에 남아요. 회의 때마다 모든 단원과 눈을 맞추면서 의견을 나누고 혹시 힘들어 보이진 않는지 등을 챙기는데 첫 회의 땐 눈이 초롱초롱하다가 일이 많아질수록 말수도 줄고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여요.

 

그러다 마지막 회의에서는 다들 지쳤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표정을 보이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담긴 것 같아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강민 잡지를 만드는 매 순간이 새로운 도전인 것 같습니다. 사실 간행물 형식에 디자인 요소가 많은 문서작업은 살면서 처음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편집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배우면서 그럴싸한 책 한 권을 만든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직접 디자인해 보니 텍스트만 언어가 아니라 디자인 역시 언어란 걸 알게 됐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배치하고 모양과 색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와 인상이 달라진다는 걸 여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이라영 잡지는 단장을 비롯한 모든 멤버가 고된 일과를 소화한 후 개인 정비 시간을 할애해 만들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고무적이에요. 큰 수혜가 없는 일에도 헌신하는 동료들을 존경합니다.

 

잡지가 만들어지는 첫 단추인 회의시간이 늘 강력하게 기억에 남아요. 모두 막 씻고 나온 얼굴로 삼삼오오 모여 스몰토크로 시작하는 회의는 겪어온 그 어떤 회의보다 편하고, 즐겁고 톡톡 튀는 곳입니다. 가끔 촬영해두고 우울할 때마다 보고 싶을 정도예요.

 

김민지 창간호인 6월호를 실물 잡지로 받아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모두 처음이다 보니 오래 걸리고 서툴렀지만 우리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김경원 잡지 마무리 단계에서 다 같이 밤에 모여 교정 볼 때가 가장 힘들면서도 재밌었던 것 같아요. 피곤한 상태여서 눈은 아프지만 ‘잘못된 부분 몇 개 이상 찾으면 퇴근하자’며 즐겁게 일했습니다. 

 

김인겸 첫 회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잡지를 펴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서로 능력도, 재능도 대충 가늠만 하는 여덟 명이 모여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니 생각이 많이 달라 분위기가 무거웠습니다.

 

지금은 의견을 맞춰 잡지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 결과물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든 올챙이 시절을 잘 기억하는 개구리가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김용국 잡지를 만들면서 ‘처음부터 완벽을 추구하면 안 되겠다’는 걸 느꼈습니다. 부족하지만 힘을 합쳐 맡은 업무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멋지고 어떻게 보면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는 걸 보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단원들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돼요. 그런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김동윤 창간호를 만들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창조해내야 했는데 펌프의 비전과 미션은 무엇이고 각자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건지, 회의는 몇 번을 해야 좋은지 등을 경험을 통해 깨달은 시기입니다.

 

창간호의 시행착오를 거쳐 9월호는 효율적으로 일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때 경험은 업무 스타일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글로 복습하는 것보다 직접 경험해보는 걸 더 선호하게 됐습니다. 현장에서도 페이퍼 행정이 아닌 직접 몸으로 부딪쳐 가며 현장의 소리를 듣는 간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소방조직에서 간부후보생에 대한 여론이 따뜻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선 현장에 배치되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실 계획인가요.

이지수 소방조직에서 간부후보생에 대해 안 좋은 여론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동기들을 보면 모두 선한 의지가 있고 사명감이 넘친다는 데에 놀라울 때가 많아요. 이 의지와 초심을 그대로 이어가면 언젠가는 조직 안에서도 인정해 줄 날이 올 거로 생각합니다.

 

재난은 다양화되고 소방도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간부후보생들이 역량을 펼칠 분야가 분명히 있습니다. 모두가 지금의 초심으로 현장에 임하면 언젠가는 조직에 도움이 될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김강민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 그것이 왜곡되거나 묻히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경력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항상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성실히 살아가고 맡은 업무를 끝까지 소화해 내려고 노력한다면 스스로 떳떳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여러 간부후보생 출신 선배를 만난 후 소방이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이 이바지해왔단 걸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간 왜 간부후보생 제도가 소방에 필요한지 조직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홍보단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인데 현장에 가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원과 소통하려고 합니다.

 

이라영 아직 몇 개월 남은 후보생 생활에서 확신하기 어렵지만 겸손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겸손한 행동은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거고 겸손한 마음은 저를 늘 성장시킬 거로 믿습니다. 평소 잘 실현하지 못하지만 굉장히 염원하는 덕목입니다.

 

김민지 지도교수님께 “소방간부후보생은 임용 후 얼마 동안 현장 근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봤는데 “관창 보조를 완벽하게 할 때까지”라고 대답해 주셨어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시작은 관창 보조로서 현장에 계신 선배님들을 잘 보고 배워나가겠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누가 되는 일이 없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훗날엔 전체 상황을 판단하며 지휘할 줄 아는 현장 지휘관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경원 간부후보생은 소방위로 임용되지만 사실 현장 근무 경험은 다른 분들에 비하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의무소방 시절 간부 유무를 떠나 훌륭한 분들이 많으셨고 그런 선배님들을 보며 소방관을 꿈꿨어요.

 

곧 동경하는 선배님들과 근무하게 될 텐데 계급을 중시하기보단 그분들의 역량과 노하우를 낮은 자세로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센터 생활에 임하고 싶습니다.

 

김인겸 계급이 모든 걸 결정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계급은 충분한 경험을 통해 그에 상응하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게 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더 많이 일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조직을 위해 일하라는 뜻으로 풋내기인 제게 소방위라는 높은 계급을 부여해줬다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에 가서도 직원분들의 계급을 떠나 경험을 존중하며 먼저 다가가 많은 걸 배우고 싶습니다.

 

김용국 소방간부후보생은 하나의 특정한 입직 경로입니다. 배명을 받고 일선에 배치된다면 소방간부후보생이라는 정체성보단 소방관이란 정체성을 갖고 업무해 나가고 싶어요. 물론 제 어깨에 놓인 계급과 책임,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경험의 괴리를 항상 배우는 자세로 메우고 싶습니다.

 

김동윤 저흰 특혜받은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능력이 우수하거나 자질이 뛰어나 뽑힌 건 아니고 그저 공ㆍ경채 분들과는 다른 시험을 선택한 사람일 뿐입니다.

 

의무소방할 때 느꼈지만 간부후보생 출신이 아니어도 능력과 자질이 뛰어난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해도 손색없는 소방공무원이 되도록 능력을 키워나가겠습니다.

 

계급에 안주하지 않고 실력으로 빛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특혜를 받은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은 부담과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겠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으세요?

이지수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다기보다 ‘없어 보이는 소방관’이 되고 싶진 않아요. 자신이 맡은 일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하고, 본분을 다하지 못하면 정말 없어 보이거든요.

 

사람들이 소방관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도 없어 보인다고 생각해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업무 역량도 키워 ‘있어 보이는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김강민 부끄럽지 않은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어떤 자리에 앉더라도 능력이 부족하다면 채우려 노력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면 과감히 내려놓을 수도 있는 소방관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라영 후보생 생활은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은지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 거로 생각합니다. 당장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여전히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도 ‘나는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은가’를 꾸준히 고민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김민지 현장을 잊지 않는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결국 소방은 일선 현장과 마주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늘 현장의 소리를 들으면서 실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나가고 싶어요.

 

김경원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소방조직을 좋아하는 이유가 일하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조직 내부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어요. 같이 일하는 게 즐겁고 귀감이 되는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역량도 키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인겸 PUMP! 9월호에 쓴 글이 제가 그리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단 한순간도 높은 지위를 갈망해 본 적이 없다.

 

다만 모든 할 일을 뒤로하고 제복을 벗을 때 나의 작은 노력으로 인해 현장에 있는 소방대원들의 상황과 처우가 조금이라도 개선되어 스스로마저 보호할 수 있게 된다면 나에게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들이대며 보낸 세월의 끝자락에서 ‘정말 잘했다’라고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며 마무리하고 싶다” 

 

김용국 졸업이 다가오면서 어떤 소방관, 더 나아가선 어떠한 사람이 돼야 하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30여 년 이상 소방관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선택의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싶진 않습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라고 한다면 그런 선택으로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소방관이 되고 싶습니다.

 

김동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아무도 저를 소방관으로 기억하지 못했으면 합니다. 그렇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안전하고 행복해서 소방관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됐다는 뜻일 겁니다. 묵묵히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행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 꿈은 원대하게 이뤄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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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박준호 기자 pakr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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