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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 119] “실화재 훈련 고도화, 우리가 이끈다”… 중앙ㆍ경기소방학교 화재교수 한자리에

‘실화재 교수 합동 학술연구’ 성료, 중앙ㆍ경기 실화재 교수 18명 참여
상호 시설ㆍ훈련방식 비교ㆍ분석 통해 최적의 실화재 교수 기법 모색
‘실화재 훈련 교수 양성과정 표준 교안’ 협의, 올 2월 내 완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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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기자 | 기사입력 2024/02/01 [13:30]

[INTO 119] “실화재 훈련 고도화, 우리가 이끈다”… 중앙ㆍ경기소방학교 화재교수 한자리에

‘실화재 교수 합동 학술연구’ 성료, 중앙ㆍ경기 실화재 교수 18명 참여
상호 시설ㆍ훈련방식 비교ㆍ분석 통해 최적의 실화재 교수 기법 모색
‘실화재 훈련 교수 양성과정 표준 교안’ 협의, 올 2월 내 완성 목표

김태윤 기자 | 입력 : 2024/02/01 [13:30]


“이번 훈련이 진행된 내화구조 셀은 실제 건물 화재와 유사한 느낌이 들어 실감이 나고 교육 효과가 컸지만 층고가 높아 열에너지가 분산되면서 FGI 구현에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교육생이 내화구조 셀 내부에서 FGI를 보기엔 열로 인한 신체 데미지가 큰 만큼 차라리 내부 연료 패키지에 팔레트 등을 추가해 성상 구현 가능성을 높이고 문 바로 앞에서 도어 컨트롤을 하며 관찰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월 1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제2차 중앙ㆍ경기소방학교 실화재 교수 합동 학술연구(이하 합동 연구)’에서 실화재 훈련을 마친 교수들이 열띤 디브리핑을 펼치고 있다.

 

주제는 ‘화재가스발화(FGI)’ 구현 실패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 도출. 실화재 훈련 고도화를 향한 열의로 똘똘 뭉친 18명의 교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눈을 반짝이며 서로가 가진 노하우를 나눴다.

 

최근 건축물의 대형ㆍ복잡ㆍ다양화로 화재 현장 대응 난도와 위험성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장 경험이 적은 소방대원의 비중이 늘어 일선에선 ‘또다시 순직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바야흐로 6만7천 소방공무원 시대. 근래 급격하게 현장 인력이 충원되면서 소방조직 내 신규 임용자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2023년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소방사와 소방교 계급자는 총 4만4267명으로 전체 소방공무원 중 66.4%를 차지한다.

 

화재 현장엔 다양한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이 적은 대원일수록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일선 베테랑 대원들이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실전과 같은 교육ㆍ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들은 화재 성상 등을 실제로 구현하는 ‘실화재 훈련’을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는다.

 

실화재 훈련은 단층이나 다층, 고정식 또는 이동식 구조로 만들어진 화재진압 훈련시설에서 실제 연료(목재, LPG 등)로 불꽃과 연기를 발생시켜 화재진압 기술ㆍ전술ㆍ전략 등을 익히는 교육과정이다.

 

<FPN/119플러스>가 합동 연구 현장을 직접 찾아 화재교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국내 실화재 훈련의 현주소와 향후 발전 방향성 등을 들여다봤다.

 

“중앙ㆍ경기소방학교 역량 모아 전국 실화재 훈련 고도화 이끌자”

2024년 1월 15일. 불 끄는 데 도가 튼 화재교수 18명(중앙 5, 경기 13)이 중앙소방학교에 모였다. 실화재 훈련 고도화와 내실화를 위해서다. 합동 연구는 이번이 두 번째다. 1회 차는 2023년 8월 3일 경기소방학교에서 진행됐다.

 

현재 중앙소방학교는 국내 최대 규모 내화구조 건물 훈련시설, 경기소방학교는 내화구조와 컨테이너 실화재 훈련시설을 보유 중이다. 내화구조 건물은 화재 초기의 진행 속도가 더딘 반면 컨테이너는 열전도율이 높아 화재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1회 차 합동 연구는 두 학교의 화재교수 16명(중앙 5, 경기 11)이 참여한 가운데 경기소방학교 컨테이너 실화재 훈련시설에서 개최됐다. 각 학교가 시설별 특성에 따라 구축한 노하우 등을 공유함으로써 교육ㆍ훈련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플래시오버’와 ‘백드래프트’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이번 2회 차 합동 연구는 ‘화재가스발화(FGI)’, ‘롤오버’ 등의 현상과 특수화재 대응 기법에 초점을 맞춰 추진됐다. ‘실화재 훈련 교수 양성과정 표준 교안’ 제작과 향후 교육ㆍ훈련 내실화 방안 등을 협의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김승룡 중앙소방학교장은 참가한 화재교수 전원에게 차례차례 악수를 청했다.

 

그는 “두 학교가 지닌 교수 역량을 바탕으로 실화재 훈련 고도화와 내실화를 위한 개선책을 도출하고 정책적 리더십 발휘를 통해 이를 각 지방 소방학교에도 전파할 수 있길 바란다”며 “어깨가 무겁겠지만 현장이 죽으면 소방도 죽는다는 걸 명심하고 화재진압 전문가 양성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실화재 훈련의 질이 떨어지면 교육생들의 현장 대응력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실화재 교수진 인력 충원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화마 앞에 선 사람들… 뜨거웠던 1일 차

2회 차 합동 연구의 첫날 문은 서주완 중앙소방학교 예방 전임교수가 열었다. 그는 ‘펌프차와 관창의 관계’를 주제로 송수 표준압에 대한 특강을 펼쳤다. 

 

 

서 교수는 “현장 대응을 잘하려면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를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관창과 펌프차에 관해 고민해 봐야 한다”며 “그래야 하는 이유는 결국 화재진압을 잘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 절반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의 송수 표준압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며 “지금 연구 단계에 있고 향후 검증이 완료되면 현장에 적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은 박태영 중앙소방학교 화재학과 교수의 안내로 복합고층건축물 훈련장 등 중앙소방학교 내 실화재 훈련시설 5개소를 둘러봤다.

 

 

이날 일정의 꽃은 화재 성상 관찰을 위한 실화재 훈련이었다.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채 장비를 점검하는 교수들의 표정은 엄숙했다.

 

나무판자 등 연료를 구획실 내부에 설치하는 일부터 점화 후 도어 컨트롤을 통해 계획된 화재 성상을 구현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에 전 인원이 참여했다. 마치 반복 훈련으로 숙달된 군부대의 전투를 보는 것 같았다.

 

 

훈련이 시작되자 불길은 순식간에 구획실 벽면과 천장으로 번졌다. 취재팀은 안전상의 이유로 내부에 진입할 수 없었지만 중간중간 열리는 문을 통해 엄청난 양의 연기와 화염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절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광경이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카메라 렌즈가 수증기로 인해 뿌옇게 흐려졌다.

 

 

훈련이 끝나고 안전 구역에서 공기호흡기 면체를 벗는 교수들의 얼굴이 시뻘겋게 익어있었다. 기온 탓에 머리에선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일부는 보호장비를 뚫고 들어온 열기로 인해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미리 준비해 온 화상 스프레이를 펴 발랐다.

 

‘실화재 훈련을 할 땐 경험이 많고 숙달됐더라도 마지막까지 결코 긴장을 놓아선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을 마친 교수들은 실화재 훈련에 있어 베테랑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조차 크고 작은 고통을 느끼는 상황인데 신임자들은 훨씬 더 여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을 거란 우려가 생겼다.

 

그런 그들을 이끌 교수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다시금 되새기는 순간이었다. 훈련을 참관하며 교수의 역량이 곧 교육생의 안전으로 이어질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 화재 현장에 나가기 전 교수들에 의해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실화재 훈련의 필요성과 효과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노하우 ‘듬뿍’ 디브리핑과 견고해진 협력 관계… 따뜻했던 2일 차

둘째 날엔 정윤철 중앙소방학교 화재학과 교수가 ‘실화재 교관 역량 강화 국외 단기훈련’을 주제로 태국 CFBT 참가 경험을 공유했다. 

 

정 교수는 “태국의 훈련시설은 경기소방학교와 비슷한 컨테이너 훈련장으로 구성된다.

 

화재 성상 구현과 훈련엔 문제가 없었지만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셀 벽면 누기 등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각 소방학교에선 훈련시설 유지ㆍ보수에 더욱 힘써 이보다 훨씬 나은 환경을 조성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첫날 진행된 구획실 화재 성상 관찰 훈련에 대한 디브리핑도 실시됐다. 실화재 훈련에서 ‘화재가스발화(FGI)’ 구현에 실패한 이유를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일방적인 피드백 형태가 아닌 교수 전원이 차례로 강단에 서 각자 의견과 경험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부분 내화구조 훈련시설과 컨테이너 훈련시설의 특성을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춰 원인을 분석ㆍ발표했다.

 

디브리핑 이후엔 ‘실화재 훈련 교수 양성과정 표준 교안’ 제작에 관한 사항이 논의됐다. 이날 교수들은 각 학교의 교수 양성과정 구성 과목 등에 관한 용어를 통일하고 협의를 통해 커리큘럼 초안을 확정했다. 표준 교안은 올해 2월 중 완성해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배포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실화재 훈련, 어디까지 왔나

현재 우리나라 화재진압 훈련 중 소위 말해 가장 ‘핫’한 실화재 훈련. 시작은 2015년 경기소방학교가 호주 출신 션 라펠(Shan Raffel) 강사를 초빙해 운영한 ‘전국 화재진압 교관 양성과정’이다.

 

이후 실화재 훈련의 중요성과 효과성이 널리 알려지며 수요가 높아졌지만 아직 전국적으로 균등한 교육ㆍ훈련 여건이 조성되지 못한 게 현실이다. 비용뿐 아니라 장소 확보의 어려움, 교수 인력 부족 등의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전국 8개 소방학교 실화재 훈련시설 중 중앙소방학교와 경기소방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모두 소규모다. 교육생 수용 능력이 부족한 건 물론 화재 재현에도 어려움이 있다.

 

실화재 교육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다. 무소속 이성만 의원(인천 부평갑)은 지난 2022년 “최근 3년간 신임소방관 1만4026명 중 3148명이 실화재 훈련을 이수하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또 2023년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ㆍ청도)은 “현장 소방공무원들은 (순직사고를 막기 위해) 실화재 훈련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정작 시설이 미비해 태국이라든지 외국으로 사비를 내고 훈련을 다닌다”고 꼬집었다.

 

실화재 훈련시설은 향후 약 2년간 총 6개소가 신설될 전망이다. 2024년부터는 서울과 경남, 충남(충청), 전북에 건립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소방청에선 예산 55억원을 편성했다. 편성된 예산은 시도별로 약 13.5억원씩 분산ㆍ투자되고 나머지 비용은 지방비로 충당된다. 2025부터는 부산과 인천에도 실화재 훈련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정영태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장은 “경기소방학교와의 협력 외에도 올해 백드래프트 셀과 플래시오버 셀 등 컨테이너형 실화재 훈련시설 2종을 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가 도입할 예정”이라며 “전국 최고 수준의 실화재 훈련시설 완성을 통해 실화재 훈련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오는 7~8월 중엔 ‘전국 실화재 교수 워크숍’도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tyry9798@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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