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태 팀장 “배터리 화재진압, 발열 반응 차단까지 완료해야”“진압기술 개발 시 효과적인 소화약제 적용 위한 설계 중요해”
홍승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팀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소방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동형 리튬이온 ESS 화재진압기술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배터리는 기계적 충격이나 온도 상승 등으로 내부에 가스가 생기면 부풀어 오르면서 압력이 증가하고 이후 전해액 과열과 분리막 파손 등을 거쳐 화재로 이어진다”며 “열폭주 전조증상으로는 오프가스가 발생하는데 밀폐 공간에선 가스 축적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개 셀에서 열폭주 시 옆 셀로 전이되고 이후 위ㆍ아래 모듈로 퍼지면서 전소되는데 결국 (배터리) 재발화로 인해 화재진압이 어렵다”면서 “가연성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일반 화재와 달리 배터리는 발열 반응으로 온도 상승이 지속되고 불이 나지 않아도 가스가 생기므로 반열 반응을 멈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4월 19일 미국 애리조나 APS 사가 운영하던 변전소 에너지저장장치 설비에서 화재ㆍ폭발이 발생해 여러 소방관이 다쳤다. ‘DNV GL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오후 4시 54분께 배터리 전압 강하로 열폭주가 발생했다.
이후 오후 4시 55분께 연기감지기가 작동하고 30초 후 소화시스템을 통해 소화약제가 분사됐다. 54분이 지난 오후 5시 48분께 도착한 소방관들은 오후 8시 2분께 문을 개방했고 2분 뒤 폭발이 발생했다.
홍승태 팀장은 “당시 소화약제 분사로 소화농도는 유지됐지만 배터리 발열 반응으로 내부에 가스가 찼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전기차 화재진압은 불만 끄면 되는 게 아니라 배터리 전소 전 열폭주와 발열 반응 정지까지 완료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 화재진압을 위한 기술 방향도 제시했다. 홍승태 팀장은 “실험에서 배터리 열폭주 전 냉각 성능을 지닌 소화약제를 분사한 결과 재발화를 막을 수 있었다”며 “현재 에너지저장장치에는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화재 시 소화약제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압기술 개발 시 배터리 열폭주를 진압할 소화약제는 물이나 이산화탄소, 강화액, 침윤제, 할로겐화합물, 액화팽창질석 등 냉각 성능을 지니면 된다”며 “중요한 건 배터리 구조에 따라 소화약제를 분사하는 장치를 어떻게 적용할 건지 또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건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