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방어를 위한 연결고리(Fire Protection System connection)- ⅢActive System의 신뢰도를 높여라!유난히도 2024년의 여름은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인간이 윤택한 삶을 누리기 위한 모든 것들은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이상기후와 기상이변을 자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낮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지만 아침ㆍ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계절의 변화 속에 동절기 화재를 대비하는 시즌이 왔다.
지난 8월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발화로 시작됐지만 피해가 커진 원인은 스프링클러 미작동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천시 호텔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에어매트 논란으로 전국을 시끄럽게 했지만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법의 사각지대였던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꼽힌다.
화재 피해가 커진 이유를 스프링클러에 국한할 순 없다. 하지만 이번 호에서는 제로에 가까워진 Active System의 신뢰도를 높일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황당한 상황은 옥내소화전을 활용하려는 데 물이 나오지 않을 때다. 이런 상황 대부분은 밸브를 잠가 놨기 때문이다. 스프링클러 역시 배관 동파 등을 우려해 밸브를 잠가놓거나 감지기 오작동 등의 문제로 인해 수신기 회로를 차단하곤 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오동작으로 인한 피해가 적진 않지만 정작 필요할 때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안전센터 오인출동 현황을 보면 단연코 화재경보기 오작동 출동이 가장 많다. 오작동 출동에 대한 몇몇 선후배들의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지난해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자동화재속보설비 등 화재경보기로 인한 출동은 25만8220건이다. 이 중 오인출동이 24만9445건으로 전체 96.6%에 해당하는 수치다.
설치뿐 아니라 유지관리 부분도 항상 신경 써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동화재속보설비 작동이라는 출동 지령을 받고 출동할 때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이런 이유가 한몫을 차지한다.
▲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최근 대형화재들을 반면교사 삼아 일선 서에서는 화재 현장에서 Active System을 강제 가동시키기 위한 훈련ㆍ교육을 진행 중이다. 인위적으로 감지와 작동기능을 상실시켜 제로가 된 Active System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스프링클러의 종류는 헤드 방식에 따라 폐쇄형ㆍ개방형으로 나뉜다. 폐쇄형 헤드 방식에는 습식, 건식, 준비 작동식, 부압식, 개방형 헤드 방식은 일제 살수식으로 분류된다.
난방이 되지 않는 옥내에 해당하는 지하주차장의 경우는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은 단지 내 지하 공간이 모두 연결돼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화재하중이 큰 차량 화재 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 연기뿐 아니라 연소확대로 인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면 피해가 이 정도까지였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사고들이다. 만약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난 걸 인지했다면, 혹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수동조작이 가능하다.
사람이 인지한 상황에서 수동조작함 작동 스위치를 누른다면 감지하고 신호를 전달한 후 스프링클러 헤드에서 물이 나오는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다.
하지만 수신기 회로를 차단했다면 수동조작함 조작으로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땐 유수검지장치실의 수동 기동 밸브를 직접 개방해야 헤드에서 물이 나오게 된다. 밸브 조작방법은 클래퍼 타입과 다이어프램 타입(PROV 사용 밸브, 전동볼밸브 사용 밸브)에 따라 다르므로 별도 학습이 필요하다.
또 소방관뿐 아니라 시민이 화재를 인지했을 때에도 수동조작이 가능하도록 법제화를 통해 SVP나 유수검지장치실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할 필요도 있다. 현재 은평소방서 예방과의 주임님 한 분이 제도개선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Passive System과 Active System의 상호 보완이 잘 이뤄지도록 ‘건축법’과 ‘소방법’에서 규정하고 적절하게 잘 활용한다면 조금 더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울소방학교 화재방어 교관으로 재직 시 소화활동설비의 활용 부분을 교육에 녹여 실제 전술훈련에 반영하고 고민해 왔습니다. 소방시설을 잘 알고 계신 동료나 구독자 또는 현장 활동에 적용해보신 동료분들께서는 집필에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함께 하실 분은 e-mail : devotion83@seoul.go.kr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은평소방서_ 윤상수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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