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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고향을 떠나온 워킹맘의 육아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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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서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김민화 | 기사입력 2024/11/29 [10:00]

[119기고] 고향을 떠나온 워킹맘의 육아 생존기

청주서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김민화 | 입력 : 2024/11/29 [10:00]

▲ 청주서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김민화

필자는 4년 전 충북소방에 임용되며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고 근무 중 남편과 결혼해 소중한 첫 아이를 낳게 됐다. 현재는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직장에 복귀해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다.

 

필자의 고향은 서울이고 남편은 부산이기 때문에 양가의 도움 없이 육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초보 부모에게 냉정했다.

 

복직을 앞두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돌 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복직 1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나름대로 직장과 육아를 잘 해나가고 있다고 서로를 격려하며 스스로도 다짐하고 있다. 

 

이런 생활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육아중심적 정책이 많은 도움이 됐다.

 

육아시간을 남편과 적절히 사용하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ㆍ하원시키고 있기도 하지만 가족돌봄휴가와 함께 올해 충청북도 조례로 새롭게 시행된 연 7일의 자녀 양육휴가가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위기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육아는 언제나 규칙적이고 정형화돼있지 않다. 특히 아기가 아플 때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오곤 했다.

 

아이가 수족구나 폐렴 등 전염성 질환에 걸리면 어린이집을 보낼 수 없어 남편과 필자가 휴가를 내고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휴가가 무한한 것도 아니고 직장을 오래 비워둘 수도 없기 때문에 아이가 아플때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부디 빨리 낫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실속에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에게 가장 도움됐던 게 바로 ‘조직 분위기’였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청주서부소방서는 직원의 80% 정도가 남성이다. 흔히 고참이라 불리는 직원들은 육아 관련 혜택을 받아보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몸담은 이 직장은 육아에 대한 배려심이 그 어떤 근무지보다 깊다고 느껴진다.

 

비록 아이를 대신 돌봐줄 수는 없더라도 육아로 자리를 비우는 직원에 대해 많은 배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육아중심적 정책을 사용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러한 배려가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그 고마움을 육아를 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배려라는 이름으로 갚아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을 중심으로 현금성 지원 등 여러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과 같이 여성 혼자서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인식은 물질적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닌 국민 전체의 인식 성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10개월간 아기를 품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출산도 중요하지만 태어난 아기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육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직장을 다니면서 말이다.

 

‘아기가 태어나면 온 마을이 함께 키운다’는 말이 있듯 과거에는 집성촌과 같은 대가족 형태로 살며 사실상 주변인 모두가 힘을 합쳐 아기를 키웠다.

 

육아가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대는 변화했고 일하는 여성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국가의 육아중심적 정책에 발맞춰 육아에 대해 양성평등이 더해진 배려깊은 문화도 함께 성장해야 현대의 저출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주서부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김민화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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