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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시민을 더 많이 구조할 힘과 자신감이 생기는 근원, RIT”

김세학 울산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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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5/11/03 [10:00]

[Hot!119] “시민을 더 많이 구조할 힘과 자신감이 생기는 근원, RIT”

김세학 울산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 소방장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5/11/03 [10:00]

 

“RIT 훈련은 사망보고서를 토대로 NFPA 1407이 개발되면서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한국도 순직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훈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교육이나 문서가 아닌 실질적인 한국형 훈련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2016년 구조특채로 소방에 입문한 김세학 울산중부소방서 성남119안전센터 소방장은 UDT로 10년간 군 생활을 하며 천안함과 세월호 등 구조작전에 투입된 이력이 있다. 3회나 청해부대로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

 

“해적을 소탕하는 목적으로 파병을 나가 구조와 사살을 동시에 행하는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조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군을 제대해 소방관으로 사는 삶을 선택하게 됐어요.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최근엔 RIT, 다시 말해 신속동료구조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3년 전 경북소방학교에서 진행된 신속동료구조팀 교관양성과정 1기 교육을 수료하면서부터다. ‘내가 있고 우리가 있다면 현장에서 대원들이 믿고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움트기 시작한 순간이다.

 

“소방사 시절 현장에 출동했을 때 ‘갇히면 어떡하지, 못 나가면 어떡하지, 나갈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컸었죠. 교육을 받고 나니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이 ‘나를 위해 누군가는 기다리고 있겠지, 나를 구조해줄 동료가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끔 환경을 바꾸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김 소방장은 경북소방학교 RIT 학술세미나 참가, RIT 운영개선ㆍ표준화 TF, 중앙소방학교 RIT 교관 등 RIT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엔 일본에서 열린 ‘RIT JAPAN’ 대회에 초청을 받아 출전하기도 했다. 해외 RIT 대회에 한국 팀이 공식 초청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RIT JAPAN’은 일본 전국 소방관이 RIT팀을 결성해 참가하는 대회다. 일본에서 9, 한국에서 1개 팀이 출전해 총 10개 팀이 대회에 참가했다. 한국에선 울산소방 2, 경기소방 2, 서울소방 1, 충남소방 1명 등 6명이 팀을 꾸렸다.

 

“결과는 1등만 발표해줬어요. 한국팀은 아니었죠. 사실 등수보단 ‘살아서 돌아오라, 살려서 돌아오라’는 신념에 너무나 적합한 대회였습니다. 어떤 극한에서도 동료를 구조해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바탕이 됐어요.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동료를 구조할 멘탈과 체력, 판단력, 팀워크가 부족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대회는 미니(무한 덴버 드릴, 호스 볼링, 문 개방)와 메인(지하층ㆍ지상층 인명구조) 등 총 다섯 코스로 구성됐다. 

 

체력의 한계를 경험하도록 마련된 미니대회에 이어 곧바로 메인대회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패닉에 빠져 분노를 표출하거나, 체력 한계로 주저앉거나, 훈련장을 박차고 나오는 참가자도 있었다.

 

 

 

 

“대회를 통해 체력과 능력, 정신력, 팀워크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었습니다. 그렇기에 등수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어요. RIT의 중요성뿐 아니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걸 깊이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RIT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건 2024년 문경에서 발생한 순직사고 이후다. 도입은 훨씬 전이지만 순직사고가 발생해야만 잠깐씩 논의가 됐다는 게 김 소방장 설명이다. 

 

“대부분 현장에서는 인원이 부족해 RIT 임무를 부여하긴 하지만 실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원으로 구성되진 않는 실정입니다. RIT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에게 맡기기도 하죠. 모든 소방관이 필수로 교육을 받고 능력을 갖춰야 내 동료의, 선ㆍ후배의 순직사고를 멈출 수 있지 않을까요”

 

김 소방장은 종종 주변 소방관에게 “구조대상자와 소방대원이 둘 다 위험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하겠냐”란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럼 대부분 고민을 하다가 “구조대상자를 구한다”고 답하기 일쑤다. 소방관의 가장 본질적인 임무가 구조대상자를 구하는 일이기 때문일 터.

 

“전 늘 동료를 구조할 거라고 말합니다. 위험에 빠졌을 때 구해줄 동료가 있다는 건 시민을 더 많이 구조할 힘과 자신감이 생기는 근원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소방관이 시민을 구조하듯 소방관 또한 구조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와 줄 수 있는 팀이 꼭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RIT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는 대회와 훈련을 자비로라도 참석하려고 노력한다는 김세학 소방장. 많은 전술을 토대로 한국문화에 적합한 훈련과 체계를 잡아가고 싶다는 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누구도 하지 않고 관심이 없어도 RIT 체계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누군가 발전시켜야 한다면 그 역할을 제가 하고 싶어요. 외롭고 지칠 때도 있지만 대원들이 더욱 과감하게 현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민 안전을 더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RIT 발전에 계속해서 힘쓰겠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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