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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미수용… 병원 선정 주체보단 환자 생명이 최우선돼야”

[인터뷰] 김인균 소방청 119구급과장
소방청,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인천ㆍ대구 모델 제시
구급대원이 일일이 전화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마련이 최대 과제
병원 수용성 높이려면 병원 재정지원 늘리고 사법 리스크 대책 필요
119구급 발전 위해 구급대 노고 인정하고 인적 자원 관리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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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23 [16:23]

“응급실 미수용… 병원 선정 주체보단 환자 생명이 최우선돼야”

[인터뷰] 김인균 소방청 119구급과장
소방청,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인천ㆍ대구 모델 제시
구급대원이 일일이 전화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마련이 최대 과제
병원 수용성 높이려면 병원 재정지원 늘리고 사법 리스크 대책 필요
119구급 발전 위해 구급대 노고 인정하고 인적 자원 관리 강화해야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6/01/23 [16:23]

▲ 김인균 소방청 119구급과장  © FPN


[FPN 유은영 기자] = 소방청이 조직 개편을 감행하며 소방청 119구급과에 새롭게 자리하게 된 김인균 과장. 1999년 소방사 공채로 입문한 그는 지금까지 소방청 구급정책 계장, 경기북부소방 미래비전 TF팀장, 소방청 미래전략 계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쳐왔다. 

 

특히 소방사부터 소방장 계급에서 구급대원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어 119구급대원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날 거란 기대를 받는다. 

 

119구급의 가장 큰 문제는 몇 년째 언론을 달구고 있는 응급실 미수용,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다. 병원 전 단계에서 응급의료 전반을 책임지는 소방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김인균 소방청 119구급과장을 만나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비롯한 119구급의 미래비전을 들어봤다.

 

구급대원 출신의 119구급과장은 처음 만난다. 

그간 119구급과장을 역임한 분들은 간부후보생 출신이 많았다. 저는 구급대원 출신이긴 하지만 구급차 운전을 주로 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6년 정도 구급차를 탔다. 당시 운전만 했던 건 아니고 같이 내려 환자를 처치하거나 CPR을 돕는 식으로 근무했다.

 

서울 동대문ㆍ강동소방서 등에서 근무했었는데 출동이 꽤 많았다. 당시만 해도 병원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제도가 입법화돼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환자를 싣고 가까운 병원으로 가거나 보호자가 원하는 병원에 이송해 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응급의료환경이 확 바뀌면서 환자나 보호자가 원한다고 가는 게 아니라 병원이 받아줘야만 갈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다 보니 여러모로 현장 대원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가 왜 발생했다고 보나.

이제 의정 갈등이 해소됐다는 얘기가 나오는데도 중증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여전하다. 통계를 분석해 보니 2019년부터 2025년까지 4대 중증 환자에 대한 병원 평균 이송 시간이 계속 증가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관행이 생긴 게 원인이라고 본다. 

 

의정 갈등을 계기로 병원에서는 배후 진료역량이 부족해진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환자를 수용했을 때 법적 책임을 우려하고 한 번 수용하면 전원하기 어렵다 보니 더 고착화되지 않았나 싶다.

 

응급실에서 직접 방문하는 환자는 수용하지만 119가 이송하면 수용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전체 환자 중 23.9%, 다시 말해 1/4 정도를 119에서 이송한다. 나머지는 스스로 병원에 가는 환자들이다. 

 

직접 가는 환자보다 119가 이송하는 환자가 아무래도 응급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스스로 가는 환자들에게 진료 거부를 하는 건 법 위반이기 때문에 최대한 수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역차별이 발생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병원 혹은 의료진이 소방에서 운영 중인 pre-KTAS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보건복지부나 의료계에서 소방을 공격하는 논리 중 하나가 병원 전 단계 중증도 분류(pre-KTAS)와 병원 단계 중증도 분류(KTAS)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일단 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환경이 다르다. 소방은 한정된 장비와 역량을 갖고 환자를 평가하는데 환자가 조금이라도 예후가 나쁠 것 같으면 ‘오버 트리아지’, 즉 과대평가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소방에서 pre-KTAS 2단계로 평가했는데 병원에서 KTAS를 해보니 3단계였다면 소방의 입장에선 평가를 잘한 거다. 환자를 살리는 데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단계로 평가해야 할 환자를 3단계로 한 게 잘못된 거지, 3단계로 평가했어야 할 환자를 2단계로 평가한 걸 두고 일치도가 낮다고 공격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도 일치율이 40~50% 정도밖에 안 된다. 대한민국 소방에서 오버 트리아지 한 것까지 다 포함하면 68%가 넘게 나온다. 선진국과 비교해도 119구급대가 환자를 평가하는 역량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는 광역상황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던데.

소방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이하 구상센터)가 있다. 중앙 1개소를 포함해 전국에 총 20개소를 운영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주장하는 광역상황실(이하 광상)은 6대 권역에 6개소를 운영 중이다. 

 

운영 실적을 비교해 보면 구상센터는 병원 선정에 ’24년 한 해 동안 한 곳이 1일 9.2건을 처리하는 거로 나타났다. 광상은 ’24년 5월부터 ’25년 9월까지 한 곳에서 0.1건을 처리하는 거로 조사됐다.

 

양 기관 모두 병원에 전화를 걸어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소방에서 병원으로 전화를 걸면 안 받고 광상에서 전화를 걸면 받을까? 그건 말이 안 된다. 병원의 수용성, 그러니까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보건복지부와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와 전남, 전북 지역을 대상으로 중증 응급환자에 대해 광상이 병원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해진 시간에 병원 선정이 안 되면 우선 수용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게 보건복지부 주장이다.

 

소방에서는 해당 시범운영 지역이 이송 지연 사례가 미미해 실효성 검증에 부적합하다고 보고 부산이나 수도권에서 시행하길 요구했다. 하지만 준비시간이 부족해 일단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다. 

 

▲ 김인균 과장은 “구급대원이 구상센터에 전화를 걸어 환자 정보만 전달하면 바로 ‘어느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FPN

 

응급실 미수용 해결을 위해선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나.

119구급대원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가면서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구급대원이 구상센터에 전화를 걸어 환자 정보만 전달하면 바로 “어느 병원으로 가세요”라고 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면 좋겠다. 

 

인천과 대구광역시에서 비슷한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관내 4개 대학병원과 협약을 맺어 119가 요청하는 환자는 웬만하면 다 받아준다. 만약 병원에 치료를 받아야 할 해당 진료과가 없다면 급한 불을 끈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해놨다.

 

굳이 구급대원이 일일이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 모델들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지역 소방관서에서 열심히 발로 뛰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인천이나 대구 사례를 봐도 알 수 있지만 소방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기금을 통해 병원을 지원하는 재정적 부분이나 배후 진료 인력이 부족한데도 환자를 받았다가 생길 수 있는 사법 리스크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다면 환자 수용이 나아질 거라고 말한다.

 

보건복지부에서 그런 부분을 잘 챙겨주면 응급실 미수용 문제가 조금은 빨리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도 119구급의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나.

과거에 구급대로 근무했었고 구급대원과 관련한 논문도 썼다. 그때 당시부터 구급대원이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조직의 공정성이다. 구급대원들은 소방에서 굉장히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데도 화재나 구조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대우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예전에는 간호사나 응급구조사가 유입되는 경채가 활성화되지 않았었다. 구급차를 탔을 당시만 해도 응급구조사 2급이 태반이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전문 구급 인력이 확충되면서 구급대가 과거보다 훨씬 노련해지고 역량이 굉장히 높아졌다.

 

이분들이 제대로 처치해서 최대한 예후를 좋게 한 후 병원에 이송해 주는 시스템으로 전문화됐기 때문에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고 본다. 이렇게 구급대가 발전했다는 걸 조직 내에서 인정하긴 하지만 불편해하거나 터부시하는 문화가 현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승진이든, 보수든 인적 자원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는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고 판단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화재 중심의 소방 조직 문화가 구급도 동등한 위치에서 인정을 받는 분위기로 변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구급대원이 자부심을 느끼고 근무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일선 소방서부터 차근차근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국에 계신 119구급대원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소방청을 믿어주셨으면 한다. 구급대원 출신이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구급대원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은지를 충분히 알고 있다.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사실 병원이나 보건복지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지 않는 한 쉽게 끝나진 않을 거로 생각한다. 모 의사께서 “오늘이 가장 편한 날이다”라는 표현을 할 정도이니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어쨌든 우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그런 면에서 소방청이 구급대원의 복지 내지는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으니 오해보다는 정책 방향에 같이 부응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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