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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전 세계 언제 어디서든 119가 국민 안전 지킨다는 믿음 주고파"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 기획한 유해욱 소방청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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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6/02/02 [10:00]

[Hot!119] "전 세계 언제 어디서든 119가 국민 안전 지킨다는 믿음 주고파"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 기획한 유해욱 소방청 소방경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6/02/02 [10:00]


“우리나라엔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119란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선 언어 장벽이나 비싼 의료비, 의료정보 부족 때문에 이를 제대로 누릴 수 없는 경우가 많죠. 이런 의료 사각지대를 줄이고픈 마음에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2025년 9월 소방청의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이하 응급상담서비스)’가 행정안전부와 한국행정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제4회 정부 혁신 최초ㆍ최고’ 시상식에서 세계 최초 혁신사례로 선정됐다.

 

미국 등 123개국 대사관 조사 결과 자국민을 위해 무료로 전문 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제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응급상담서비스는 해외에서 질병에 걸리거나 다쳤을 때 전화, 이메일, 인터넷, 카카오톡 등으로 요청하면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상주하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재외국민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응급상담서비스는 한 소방공무원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유해욱 소방청 119구급과 소방경이 그 주인공이다.

 

“재외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10년 전 시작한 응급상담서비스가 세계 최초 혁신사례로 선정돼 뿌듯합니다. 이번 수상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소방과 의료진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이 서비스의 기틀을 닦아준 동료들과 밤낮없이 상담에 매진한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 의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응급상담서비스 추진에 도움을 준 최점식 전 부산소방재난본부 팀장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2001년 소방에 입문한 유 소방경은 대구 달서ㆍ달성소방서, 대구소방안전본부, 소방청 등에서 현장과 행정 관련 내공을 쌓아왔다. 그가 응급상담서비스를 기획한 건 ‘1339 업무 119로 이관 합동 TF’에서 119구급상황관리센터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부터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유학생과 주재원, 여행객 등 해외로 나가는 국민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로 예상했어요. 이에 따라 전 세계 어디서든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유 소방경은 부산 응급의료센터에서 진행 중인 선박 응급의료 시스템을 눈여겨봤다. 선박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위성 전화로 의료지도를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이를 소방에 접목하면 국민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박 응급의료 시스템을 부산소방재난본부로 이관하고 서비스도 더욱 내실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훗날 소방청에 컨트롤타워인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생기면 다시 가져와 재외국민을 위한 서비스로 확대해야겠다고 마음먹었거든요”

 

그러나 응급상담서비스를 구체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소방장 계급에서 당시 소방방재청장 결재를 받기까지는 1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예산 확보를 위한 준비에 또다시 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14년 예산설명회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보통 예산을 깎기 마련인데 ‘이 돈을 주시면 정말 내 돈처럼 아껴서 국민을 위해 잘 쓰겠다’고 호소해 23억원 전액을 배정받았죠.

 

이후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응급상담서비스 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땐 출장비가 없어 주변 119안전센터 직원 숙소에서 쪽잠을 자며 테스트하곤 했어요”

 

 

홍보 역시 ‘맨땅에 헤딩’이었다. 예산이 없어 방송국을 찾아다니며 뉴스 하단 자막 한 줄을 부탁했다. 여행사와 선박협회에도 일일이 전화를 걸고 공문을 보냈다.

 

이런 노력 끝에 부산소방이 원양 선원ㆍ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응급의료 서비스를 소방청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어받을 수 있었다.

 

전화와 이메일이 위주였던 초기와 달리 2021년 카카오톡 상담이 도입되면서 획기적으로 접근성이 좋아졌다. 그 결과 2012년 500여 건에 불과했던 상담 건수는 2024년 4901건으로 아홉 배 가까이 급증했다.

 

 

실제 생명을 구한 사례도 여러 차례다. 2023년 11월 바르셀로나발 인천행 비행기 안에서 승객이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을 땐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기내 의료진과 교신하며 수액 투여와 활력 징후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지도해 환자가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었다.

 

2024년 태국에선 야생 원숭이에게 공격당한 여행객에게 광견병 백신과 항생제 처방을 신속히 안내해 2차 감염을 막아냈다.

 

2025년엔 네덜란드 해역에 있던 선박에서 선원이 의식을 잃자 이메일로 환자 상태를 파악한 뒤 전화로 하선과 헬기 이송을 유도하고 수액 처치 방법 등 구체적인 의료 상담을 제공해 환자 상태가 안정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오랜 기간 공들여 온 응급상담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인정까지 받았지만 뿌듯함을 느낄 새도 없이 구급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는 유 소방경. 다름 아닌 코로나19 이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응급환자 미수용’ 문제다.

 

“관련법에선 구급차 등의 운영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환자를 이송할 때 의료기관의 수용 능력을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원래 취지는 중증 응급환자 이송 전 구급대원이 관련 내용을 병원에 알려 미리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였죠.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그 의미가 약간 변질된 것 같습니다”

 

인천이나 대구와 같은 곳에서는 지역협의체가 잘 가동되며 응급실 뺑뺑이가 확연하게 줄어든 추세다. 하지만 타 시도는 여전히 이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다. 어느 한 곳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다는 게 유 소방경의 시각이다.

 

“소방과 병원, 관계기관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만 해결될 수 있을 거로 봅니다. 그러려면 국민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겠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양보와 협조가 있어야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요”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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