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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태영 의원 “단열재 불연등급화는 우리 가족이 잠드는 공간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

지난해 지하주차장ㆍ필로티 구조 배관 설비 단열재 불연재료 의무화 담은 법안 발의
“소방시설만으로는 부족, 내화건축자재가 화재 시 피해 최소화한다는 확신으로 제의”
일부 산업계서 강한 반발 목소리도… “경제ㆍ에너지 정책 전반에 중대한 부작용 초래”
면적 상관없이 모든 공장ㆍ창고 지붕 내화구조, 내화채움구조 관리 체계 개선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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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2/10 [11:19]

[인터뷰] 염태영 의원 “단열재 불연등급화는 우리 가족이 잠드는 공간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

지난해 지하주차장ㆍ필로티 구조 배관 설비 단열재 불연재료 의무화 담은 법안 발의
“소방시설만으로는 부족, 내화건축자재가 화재 시 피해 최소화한다는 확신으로 제의”
일부 산업계서 강한 반발 목소리도… “경제ㆍ에너지 정책 전반에 중대한 부작용 초래”
면적 상관없이 모든 공장ㆍ창고 지붕 내화구조, 내화채움구조 관리 체계 개선도 담아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6/02/10 [11:19]

▲ (왼쪽부터)광명 아파트,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 FPN


[FPN 박준호 기자] = 지난해 7월 평온한 저녁 시간.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오크팰리스 아파트에서 불이나 거주자 7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했다.

 

1층 필로티 주차장 천장과 반자 사이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시작된 불은 가연성 반자 마감재(천장재)와 단열재를 집어삼키며 세를 키웠다. 천장의 불똥이 주차된 차량으로 떨어지면서 화염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출입구가 불길과 연기 등으로 막히면서 주민은 꼼짝없이 갇히는 신세가 됐다. 결국 65명이 사상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2022년 9월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는 지하주차장 천장에 덕지덕지 붙은 우레탄폼이 급격한 화재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다. 불에 취약한 단열재를 희생양 삼아 지하 공간을 가득 메운 유독가스는 이른 아침 개장 준비를 하던 근로자 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처럼 가연성 건축자재가 화재의 연료가 되면서 대형화재로 번지는 사례가 빈번해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부 공간에 설치하는 건축자재의 화재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경기 수원무)은 지난해 12월 15일 ‘건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 지하주차장 내ㆍ외부에 사용되는 마감재료와 단열재, 필로티 구조의 천장과 지하층에 설치하는 배관ㆍ배관설비 단열재는 불연재료로 설치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법안 발의는 단열재 등 건축자재의 안전 기준 미비로 화재 시 인명과 재산피해가 커지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게 염 의원 설명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배관 보온재의 화재 안전규정이 전무한 상황에서 단번에 불연자재 사용을 의무화한 건 산업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소방산업협회와 한국폴리우레탄산업협회, 한국발포폴리에틸렌보온재공업협동조합, 한국외단열건축협회 등 여섯 개 단체는 의원실에 개정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염 의원은 안전의 가치를 경제성과 비교해선 안 된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법률 개정안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은 가연성 건축자재에 대한 제도개선 필요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잇따른 대형화재를 막기 위해 건축자재의 화재안전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염태영 의원.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최근 건축물의 화재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법안 발의에 나섰다. 입법 추진 계기가 궁금하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  © FPN


대전 현대아울렛과 천안ㆍ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광명 아파트 화재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연성 건축자재가 불길을 키웠다는 점이다. “더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번 법안을 준비했다.

 

지난해 12월 15일 대표 발의한 ‘건축법’ 개정안은 ▲모든 공장ㆍ창고의 지붕 내화구조화 ▲지하주차장 마감재ㆍ단열재, 필로티 구조 단열재 불연재료 의무화 ▲내화채움구조 감독 체계 일원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Q. ‘건축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서 이러한 위험성을 평소에도 인식했나.

국회 국토교통위원으로서뿐 아니라 수원특례시장 재임 시절부터 전통시장과 병원, 공사현장, 다중이용시설 등의 화재위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특히 화재 시 ‘굴뚝효과’로 화염과 연기가 상층부까지 빠르게 번질 수 있는 필로티 구조, 유독가스를 순식간에 퍼뜨리는 지하주차장은 매우 위험한 공간이다. 화재 확산 해소에 여러 해법이 있겠지만 소방시설 확충만으로는 부족하다. 건축물이 불에 잘 타지 않는 구조로 시공돼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확신으로 법안을 제안했다. 

 

Q.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가연성 건축자재가 들어선 기존 건축물의 화재위험은 여전한 실정인데.

 

법안 통과로 신축 건축물에 불연등급 단열재가 많이 구축되면 화재가 퍼지는 속도를 현저히 늦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늘 기존 건축물이 문제다. 우리나라는 헌법상 불소급의 원칙이 있기에 자재 교체를 강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위험성을 인지한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기존 건축물의 안전 강화를 위해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 자발적 보강 시 금융 지원이나 보험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화재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가로 준비 중이다.

 

Q. 일부 산업계에서 단열재의 불연등급 의무화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물론 화재 예방이 재료 교체 하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앞으로 하나하나 바꿔나갈 생각이다. 건축자재 비용 상승에 대한 업계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전은 ‘매몰 비용’이 아닌 ‘사회적 투자’다.

 

화재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재산피해와 돌이킬 수 없는 인명 손실을 고려한다면 초기 자재비 상승은 충분히 감내해야 할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불연자재 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게 산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될 거다.

 

“안전보다 비싼 비용은 없다”는 게 저의 확고한 신념이다. 다만 산업계 충격 완화를 위해 국산 불연 단열재 기술개발 지원, 세제 혜택 등 보완책을 함께 고민하겠다.

 

Q. 법안에서 면적과 관계없이 모든 공장과 창고시설의 지붕을 내화구조로 의무화하고 내화채움구조를 별도로 관리한 점도 눈에 띈다.

공장과 창고는 밀집도가 높다. 옆 건물로 불티가 튀는 순간 연쇄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지붕을 내화구조로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행법(‘건축법 시행령’)상 공장은 바닥면적 합계가 2천, 창고는 500㎡ 이상인 곳만 지붕을 내화구조로 규정한다. 규모가 작은 시설은 화재 확산 위험이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면적 기준과 상관없이 모든 공장과 창고 지붕을 내화구조로 만들어 화재 확산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내화채움구조는 배관이나 케이블트레이, 덕트 등 방화구획을 수평ㆍ수직으로 관통하는 틈새를 메워 화염과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굉장히 중요한 건축자재다. 그런데 건축, 소방, 전기 등으로 관리 주체가 흩어져 있어 부실시공의 온상이 돼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안전의 구멍’을 메우고자 한다.

 

Q. 화재로부터 국민 안전 강화를 위해 추가로 준비 중인 입법이나 정책 과제가 있나.

이번 ‘건축법’과 함께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이 위치한 주변에서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개인 휴대전화로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한다. 그러나 정작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비롯한 긴급상황에 대해서는 알림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개정안에 특정 세대수 이상의 아파트는 재난 시 입주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재난긴급알림시스템’을 의무적으로 구축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이 외에도 ‘디지털 기반 화재 예방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많다. 화재 징후를 실시간 감지하고 소방대원에게 가구별 도면을 즉각 전송하는 체계를 구상 중이다. 또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라 지하주차장 소방시설 강화, AI 시대에 맞춘 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 등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안전 기준을 지속해서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다.

 

Q. 이 밖에 독자와 국민께 당부 또는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


안전은 국가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법안 하나가 모든 화재를 예방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막을 수 있었던 참사는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입법에 임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내 주변의 안전시설에 관심을 갖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여정에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어야 한다는 게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지켜온 원칙이다. 이번 ‘건축법’ 개정안은 단순히 건축자재를 바꾸는 법이 아닌 우리 가족이 잠드는 공간과 일터의 안전망을 촘촘히 짜는 법이다.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가겠다. 지켜봐 달라.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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