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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리 작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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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05/10/17 [05:02]

큰소리 작은 소리

김정숙 논설위원 | 입력 : 2005/10/17 [05:02]

전업주부인 친구집을 들른 적이 있다. 한 달 중 31일자가 모자란 듯 일자마다 겹겹이 깨알같은 각종 모임과 취미활동계획으로 가득 들어찬 달력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쁘다’, ‘피곤하다’고들 한다. 하루 종일 무엇을 듣고 살기에 한번뿐인 삶을 힘에 부쳐 사는가? 사람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소리 10가지를 설문조사결과 우선순위별로 열거하면 시냇물 흐르는 소리, 새지저귐 소리, 비 내리는 소리, 아이 웃음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파도소리, 종소리, 어머니목소리, 눈밟는 소리, 까치소리 등 작은 소리들이다.

좋은 소리는 동물을 순화시키고 아이의 성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소젖을 짤 때나 태교 시 음악을 들려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 심리학자가 음악이 구매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백화점에서 108비트(빠른 템포)와 60비트(느린 템포)의 속도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전자는 12,112달러의 판매고를 올렸고 후자의 경우는 16,740달러로 전자에 비하여 1/3이상 더 판매고를 올렸다. 백화점을 나온 사람들을 상대로 쇼핑하면서 음악을 들었느냐? 라는 질문에 응한 결과 28%는 전혀 못 들었다는 반응과 33%는 “글쎄~” 라는 반응을 보여 음악은 음악자체보다 구매자의 발걸음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른 음악은 발걸음을 재촉하여 물건 앞을 스쳐지나가도록 하였다면 느린 음악은, 느긋하게 물건을 구경하면서 더 사도록 영향준 것이다.

우리는 아침 눈을 뜨면서부터 각종 크고 작은 소리를 듣게 된다. 상대를 비난, 험담하는 소리며 자신을 내세우려고 주장하는 소리, 각종 합리화, 변명 등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피곤하게 하는 큰 소리들이다.

반면, 아름다운 소리는 사람을 살리고 영혼을 평안케 하고 자신도 상대도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소리이다. 예수를 죽이라고 외쳐대는 로마 군중들의 성난 소리는 사람을 죽이라는 큰소리라면 예수를 죽이는데 한몫을 한 빌라도 총독과 그의 부인에게 들려오던 “그에게는 죄가 없다.”는 음성은 양심의 소리요, 세미(細微:가늘고 작음)한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다수결에 따른 큰소리가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많은 선각자가 민주주의의 모순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작은 소리는 힘의 논리에 외면당한다.

역사 속에는 엄연한 진실과 진리가 빛을 바라지만 작은 소리에 귀를 닫고 양심을 닫고 들어야할 것을 듣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올 가을에는 스스로 내고 듣고 하는 소리의 가치에 대하여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겠다. 그리고는 다음 주에는 단풍든 무릉계곡을 찾아 시냇물소리와 산새소리에 귀를 씻는 여유를 가져봐야겠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빛과 안전을 향한 일보일보 행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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