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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이산화탄소로 인한 사망사고 보고만 있을 건가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기사입력 2021/11/10 [10:52]

[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이산화탄소로 인한 사망사고 보고만 있을 건가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입력 : 2021/11/10 [10:52]

▲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지난달 23일 금천구 가산동의 한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오작동으로 방출돼 4명이 숨지고 17명이 경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사고는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다. 늘 발생하는 사고로 당연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까 걱정스럽다.


소방의 존재 이유는 인명을 구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의 관련 대책과 기준은 너무 허술하기만 하다. 이런 사고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사고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에 소방기술자의 한사람으로서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이산화탄소라는 소화약제의 위험성을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교육도 전무하기 때문에 쉽게 지나친다.


선진 외국에선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현장에는 경고 표지 등으로 주의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두 번짼 방호구역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와 인접 구역으로의 확산 위험이다.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겁다. 더욱이 설비가 주로 지하에 설치되다 보니 배출이 쉽지 않다. 이산화탄소는 방출과 동시에 기화되는데 이때 압력은 급상승한다. 이를 배출하기 위해 구조벽에 압력배출구를 설치해야 함에도 없는 곳이 태반이다.


세 번째 문제는 제품 구성품의 작동 성능 신뢰성이다. 구성품의 신뢰성을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 선진 외국에선 공사 후 완전방사시험(Full discharge Test)을 통해 구성품에 대한 신뢰성을 테스트한다. 하지만 우린 이런 걸 꿈도 못 꾼다.


네 번째는 이산화탄소의 저장압력 문제다. 이산화탄소는 21℃에선 59bar, 40℃에선 110bar의 높은 압력을 갖는다. 배관부속류와 밸브의 압력등급이 매우 중요함에도 우리는 그 누구도 압력등급에 대한 적합성을 따지지 않는다.


화재안전기준에서조차 배관부속류와 밸브류의 압력등급을 저장압력에도 못 미치는 40bar 이상으로 요구한다. 더욱 심각한 건 가스계소화설비와 관련해 유일한 형식승인품인 선택밸브마저 비상식적으로 기준을 운용하면서 엉터리 제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택밸브의 경우 재질을 청동 제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플랜지는 5K 또는 10K를 사용케 해서 나사이음으로 접합해 사용토록 기술기준이 제정돼 있다. 국민 안전을 생각한다면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다섯 번째로는 이산화탄소 소화약제에 대한 기대치가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윤 방호구역의 밀봉성 때문이다. 화재안전기준에선 개구부를 인정하지만 추가 가산량은 무용지물이다. 결국 기준 자체가 부실한 셈이다.


더욱이 농도유지시간(Soaking Time)을 비롯해 약제방출시간과 개구부의 위치, 높이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여섯 번째는 수동잠금밸브의 위치 부적합과 위험성이다. ‘국가화재안전기준’에선 수동잠금밸브의 위치를 해당방호구역이 아닌 약제저장실내 집합관의 선택밸브 이전에 설치토록 하고 있다.


연동정지나 솔레노이드 안전핀을 장착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저장실까지 가면서 압력등급 보장도 불확실한 수동잠금밸브를 설치케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매우 불안정한 설비라는 걸 이제라도 인정해야 한다. 국민이 피해받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면 철거 결정을 해서라도 말이다.


부득이하게 철거가 어렵거나 독립 건물이 아닌 사람이 상주하는 일반 건물 내에 설치해야 할 경우가 발생하면 수동관리가 가능토록 해야 할 거다. 앞으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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