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천장에 설치돼 있던 아크릴 소재의 방염판이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     ©FPN

[FPN 박준호 기자] = 지난해 12월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관제실 책임자 등 5명이 1심에서 금고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형사2단독 유혜주 판사는 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주)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관제실 책임자 A 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관제실 직원 B 씨 등 2명에겐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이 내려졌다.

유 판사는 “A 씨 등 관제실 직원은 고속도로 내 각종 사고 발생을 감시하고 사고 대처를 통해 터널 이용자들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보장하는 업무를 담당해야 하지만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대형참사를 발생하게 했다”며 “피고인들이 화재를 초기에 파악하고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면 피해자들이 터널에 진입하지 않았거나 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이 중하고 과실 정도가 가볍지 않다. 유가족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초 불이 시작된 화물트럭 운전자 C 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C 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무죄로 봤고 화물트럭을 불법 구조변경해 운행한 부분만 유죄로 판단했다.

유 판사는 “C 씨는 화재 후 비상등을 켜고 보조석의 소화기를 꺼내 화재진압을 시도하다 119에 신고했다”며 “방음터널 내 소화기나 소화전을 이용해 진압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C 씨의 화물차 보유 업체 대표 D 씨에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D 씨 업체엔 벌금 1천만원이 선고됐다.

유 판사는 “C 씨와 D 씨는 노후화된 화물차에 장치를 탈부착하며 과중 운행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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