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의 첫 재판이 지난 7일 의정부지법 1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불을 내 사상자를 발생시킨 혐의로 기소된 오토바이 소유주 김모(54세)씨와 건축주이자 시공자인 서모(62세)씨 등 피고인 10명이 출석했다.

과실치사상과 실화 혐의를 받은 김씨와 건축법, 주차장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7명의 피고인은 공소 내용을 대체로 받아들였다.

오토바이 소유주 김모씨는 4륜 오토바이를 아파트 1층에 주차한 뒤 키가 빠지지 않자 키 박스를 라이터로 가열해 화재가 나게 한 혐의다.

나머지 7명 역시 안전점검 기록 허위 작성과 주차장 면 축소 설치, 건물 맨 위층을 5가구로 허가받았아 7가구로 개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건축주 서씨와 감리자 정씨는 공소 내용의 일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이 제출한 관련자 5명의 진술서 역시 증거로 동의하지 않았다.

건축주 서씨의 경우 방화문 자동 닫힘 장치와 완강기 등 피난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고 설계도면대로 공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으며 감리자 정씨는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시정조치 등을 요구하지 않아 화재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서씨를 건축법과 주차장법,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정씨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해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서씨와 정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업무상 실화 혐의를 더해 함께 기소했다.

재판장에서 서씨와 정씨의 변호인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부인했다. 또 정씨의 건축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범의(汎意)가 있는지 더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서씨와 정씨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법정 공방 끝에 가려지게 됐다. 다음 재판은 내년 3월 8일이며 일단 서씨와 정씨에 대해서만 열리게 된다. 나머지 8명에 대한 재판 일정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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