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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물류창고 화재 막으려면 현실적 대책 나와야”

오영환 의원, ‘물류센터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 공청회 개최
전문가들, 스프링클러ㆍ방화구획 등 제도 개선 시급성 강조
“물류창고라고 다 똑같지 않아, 유형별 대책 구체화 해야”

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7/12 [09:33]

[집중조명] “물류창고 화재 막으려면 현실적 대책 나와야”

오영환 의원, ‘물류센터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 공청회 개최
전문가들, 스프링클러ㆍ방화구획 등 제도 개선 시급성 강조
“물류창고라고 다 똑같지 않아, 유형별 대책 구체화 해야”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1/07/12 [09:33]

▲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물류센터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 공청회가 열렸다.


[FPN 유은영 기자] = 지난달 17일 오전 이천 쿠팡 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엿새간 계속됐다. 소방관 1명이 순직하고 1명이 다친 이번 화재의 재산피해액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경기 의정부갑)은 이슈를 몰고 온 쿠팡 화재와 관련해  ‘물류센터 화재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대책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자리에서 여당과 정부,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 현 실태를 진단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류센터 화재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물류센터는 건물 특성상 적재물이 많고 층고가 높아 스프링클러 도달 범위에 한계가 있다”며 “복잡한 작업환경으로 방화벽 설치가 어렵고 건축 시 사용되는 가연성 높은 자재들은 작은 불씨에도 대형화재로 이어지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선 이런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며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법’ 등 안전대책 현실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 소방공무원들의 공무상 재해 보상 문제도 적극적으로 챙겨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청회를 주최한 오영환 의원은 “소방관으로 근무할 때 대형 물류창고 화재 소식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전국 물류센터 25~33%가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며 “물을 아무리 뿌려도 심재 안으로 침투할 수 없는 샌드위치 패널, 우레탄 폼 등 가연성 건축자재와 광대하고 복잡한 구조적 특징을 지녔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화재예방법’ 부분의 시급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경제 논리를 넘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운형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와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도시방재안전연구소 부소장)가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이어 오송천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장과 김우영 부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담당관, 임정호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장, 김현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원인조사실장, 김흥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김홍식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안전연구실장, 최영 소방방재신문사 기자가 토론을 이어갔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이날 주제 발표와 토론에서 나온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물류창고 화재 막으려면 소방시설 강화돼야”
김운형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 김운형 경민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얼마 전까지 소방청 지원으로 물류창고에 대한 과학적 대응과 방안에 관해 연구했다. 물류창고의 많은 가연물이 큰 문제다. 건물의 내진설계 시 지진 강도를 먼저 계산하고 그에 맞는 내진 대책을 수립하는 것처럼 다양한 종류의 물품 적재가 이뤄지는 물류창고도 화재 강도를 생각해야 한다.


현행법의 조기 진압용 스프링클러를 현재 기준대로 맞춰 설계해 실험조건을 구성하고 실험한 결과 화재는 진압했지만 완벽한 진압이라고 보기엔 문제점이 많았다. 가연물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 해 주변으로 떨어지거나 낙하하면서 확산해 인접 가연물을 연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아마 쿠팡도 보관 방법이 랙크식이기 때문에 중간 가연물이 비산되면서 확산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고 있다.


국내 스프링클러인 분당 80ℓ짜리로 실험해 본 결과 스프링클러 물이 물품을 골고루 적시지 못했다. 전혀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각도를 개선하고 분당 115ℓ 정도를 방사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헤드로 실험했을 때 진압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더 효과적인 건 스프링클러에 더해 5m마다 차단막을 설치했을 때 화재확산 속도를 제어하고 열 축적을 중재시키는 걸 알 수 있었다.


실험결과 물류창고 화재는 1분 이내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안 하면 진압이 불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 이 연구를 통해 개발한 건 집중식 스프링클러다. 초기 감지된 화재가 발생한 존에 최소 수량으로 수손을 방지하면서 진압하는 방법의 실험을 완료했다. 초기 감지를 위해 열ㆍ연기 극초기 감지와 열ㆍ연기 CO 복합 감지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화재 피해 정도와 유지관리, 동파 등 문제를 고려했을 때 인랙 스프링클러를 분당 115ℓ로 올리고 수평 차단막을 설치해야 한다. 만약 진압이 목적이라면 집중식 시스템을 써야 한다.


건축법과 소방법이 이원화돼 있는 게 장점도 있지만 문제도 많다. 물류창고 화재 핵심은 초기에 불은 끄는 데 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을 때 이것만으론 위험하기 때문에 건축법이 반드시 패시브 시스템으로 방화구획을 하게끔 해야 한다. 이게 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대안이 나올 수 없다.

 

“물류창고 화재 모두 달라… 건물 사용단계별 대책 필요”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영주 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창고 화재라고 다 같은 화재가 아니다. 작년 이천 냉동 물류창고 화재의 경우 엄격히 따지면 공사 현장이었다. 많은 언론이나 일반인은 창고를 공사하다 불이 나도, 사용하다 불이 나도 다 창고화재라고 말한다. 각각 화재 원인이나 대처 방법이 다르다.


이번 쿠팡 물류창고 화재는 실제로 사용 중인 물류창고 화재로 명확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그간 막연하게 뭉뚱그려 생각했던 화재의 사용단계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에 대한 확실한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


소방시설은 유지관리만 정확히 된다면 소방의 요구 성능을 갖춘다. 공사 중인 경우 설치가 안 됐거나 설치가 됐더라도 작동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다. 법적으로는 소방설비 설치 기준을 만족한다. 이게 끝이 아니고 설치되고 제대로 유지관리 돼 실제 기능을 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사용단계에서의 화재는 사망자 발생은 낮고 재산피해는 증폭되고 있다. 이런 피해는 계속 증가하고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간 대형 인명피해 유발의 관심보다는 재산피해 방지 보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물류센터는 높은 층고와 넓은 면적, 가연물이 굉장히 많은데 산소 공급이 원활하면 계속 탈 수 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같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양상으로 화재 형상에 대한 제어가 굉장히 어렵다. 적치물, 가연물을 최대한 이격시키고 분전해 보관할 수 있다면 확산에 대한 위험성이 감소될 거다. 하지만 물류 적체라는 건 사용단계에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고려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류센터 기능에 대한 문제를 눈 여겨봐야 하는데 물류 보관과 분류, 배송 등 다양한 작업이 이뤄지면서 점차 작업 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쿠팡도 200명 이상이 있었다. 이처럼 물류창고는 일반 사업장처럼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피난계획과 피난 동선 확보 등도 고려해 피난 안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지만 확인되거나 예방 가능한 화재위험에 적합한 수준의 규제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물류창고 특성상 가연물을 제한하는 방식은 불가하다. 초기 화재의 신속한 감지와 초기 진화성능을 상향시켜야 한다. 인적인 요인으로서 관리적 측면에서 초동 대응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스프링클러와 감지 설비의 공간 적응 상향 기술을 개발ㆍ적용하고 가연물 특성을 고려한 성능적 안전을 유도해야 한다.


법령이나 시방 기준으로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성능위주설계 제도에 포함시켜 화재안전을 위한 성능 보강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안전은 규제로써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안전 규제는 한 번 만들어지면 되돌릴 수 없으니 한 번 만들 때 꼭 필요하고 확실하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제도 강화와 기술적 해소방안 고민하겠다”
오송천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장

 

▲ 오송천 국토교통부 첨단물류과장


그간 국토교통부에서는 ‘건설 현장 화재안전대책’ 등에 따라 안전 측면에서 매우 강화된 대책을 내놨다. 창고 외벽과 내부마감재, 샌드위치 패널 같은 부분의 강화를 시행하고 있다. 여러 지적처럼 건축 분야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규제 하나가 ‘방화구획’이다. 최근 이 방화구획에 대해 많이 논의되고 있는 거로 안다.


대형화재에서 분명히 양날의 부분이 있다. 물류창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대형화가 필요하고 화재진압 측면에선 구획돼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소방청을 중심으로 전 부처에서 다시 한번 추가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가능하면 방화구획을 하되 어려우면 수막 커튼 형식을 설치하는 것도 제안해 줬다.


제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은 강화하고 과도하지 않은 부분은 기술적으로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추가로 이번 사고에서 드러났지만, 제도적으로 많은 걸 해나가고 있지만 잘 정비된 제도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관리ㆍ감독도 해나가겠다. 정부 부처에서도 제도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현장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소방관 능력 한계, 극복 위한 제도 개선 필요”
김우영 부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담당관

 

▲ 김우영 부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담당관


화재진압이나 구조 분야에서 장비나 기술개발엔 분명 한계점이 있다. 현장에서 소방관도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라든지 능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법ㆍ제도 분야 개선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방화구획 완화를 제한해야 한다. 면적별 방화구획을 의무화하고 건축물 구조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방화구획 완화가 답은 아니다.


또 일정 면적 이상은 지하층 설치를 금지해야 한다. 지하층은 모든 소방관이 소방활동을 할 때 두려워하는 곳이다.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많다. 쿠팡은 다행히 교대시간이라 그렇지 더 큰 피해가 날 수 있는 공간적 특성이 있었다.


성능위주설계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서도 얘기했지만 물류터미널의 경우 20만㎡에서 10만㎡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화재 하중과 구조를 고려해 시뮬레이션 등으로 화재 안전 성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스프링클러 준비작동식 방식은 관리나 성능에서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수손 피해 방지만 아니면 습식방식 스프링클러를 주로 설치해야 한다. 랙크식 창고의 경우 랙크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초기 집중 소화를 위해 살수밀도를 강화해야 한다.


이 밖에도 일정 면적 이상의 물류창고에 배연설비 설치와 오작동이 적고 신속한 특수형 감지기 설치, 자동화재속보설비 면제 규정 삭제, 소방안전관리 보조자 확대, 소방안전관리자 겸직 금지, 특급 소방안전관리대상물 범위 확대 등의 대책을 제안한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 강구해야”
임정호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장

 

▲ 임정호 경기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장


전국에 쿠팡 물류창고와 같은 창고가 24개 있다.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평상시의 것으로는 통제되지 않는다. 국가의 힘은 경제력과 지식, 국방력의 합이다. 우리 소방조직에 대입하면 소방의 힘은 재정과 지식, 소방력, 기술력의 합체로 결정된다. 축구장 50배 크기의 창고를 통제ㆍ관리하기 위해선 이제까지 전략과 전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혀 다른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느낀 건 안전이란 전혀 별개의 투트랙이 있어야 한다. 법령상 피난안전구역에 초고층 건축물과 지하연계복합건축물은 강제 적용 대상이다. 여기에 물류창고도 들어가야 한다. 피난안전구역만 할 게 아니라 소방활동 거점 공간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창의적인 사고방식과 재정, 기술력이 모두 혼합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얼마 전 울산 소방관이 순직한 현장은 아주 조그만 건물이었는데 그런 저층 건물에서도 화재 하중에 따라 얼마든지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근본적 화재 발생 줄이기 위한 작동성 있는 대책 필요”
김현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원인조사실장

 

▲ 김현주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원인조사실장


2016년 화재저감 종합대책이나 2019년 화재안전특별대책, 2020년 건설현장 화재안전 대책 등 안타깝지만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법ㆍ제도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화재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작동성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건축법’에서 방화구획이나 방화벽 등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도 있지만 조금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방시설 같은 경우 여러 관점에서 점검했지만 작동성 점검 이후 차단시켜 놓는다든가 하는 부분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보완할 건지 고민해 봐야 한다.


자연재해 같은 경우 안전 신문고가 지역 주민에게 사용자가 발견한 위험을 알린다. 이처럼 물류센터에서 고용주와 고용인 제약이 있겠지만 평상시 물류센터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근로자가 위험성을 인식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각 물류센터에 특화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류창고 기능과 목적 해치지 않는 대책 나와야”
김흥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 김흥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번 화재는 일반창고가 아니라 자동 컨베이어 시스템 창고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본연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다.


물류창고 같은 경우 도면의 기능이나 목적을 해치지 않는 걸 전제로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물류창고는 가연물이 많고 체적이 크다. 층고가 10m나 되는 랙크 화재에서 전체 전소하는 시간은 2분이 좀 넘는다. 그리고 물류창고는 여섯 면이 접해 있다. 앞, 뒤, 위, 아래 그러니까 산소 공급이 빠른 특징을 갖고 있다.


물류창고에 대한 부분은 뭘 먼저 해야 하고 뭘 나중에 해야 하는지, 무조건 방화구획, 무조건 스프링클러가 아니다. 화재 특성에 맞게끔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방화구획은 바닥면적이 아니라 화재 위험물 평가에 대해 체적에 대한 기준으로 가야 하지 않나 싶다. 창고 특성에 맞춰 직관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화재를 보고 열량에 대한 부분을 평가해야 한다.


물류창고 화재는 초기에 제어하지 못하면 상상 이상의 막대한 피해를 낳는다. 관리에 대한 부분은 화재가 커졌을 때 구획을 닫아 놓고 사람들을 머물지 않게 해야 한다. ESFR의 경우 비싸기 때문에 기존 스프링클러의 설치 거리를 짧게 한다든지 밀도 같은 걸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학적 기반을 통한 물류창고 화재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사 중, 사용 중 여부 따라 제도 달리해야”
김홍식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안전연구실장

 

▲ 김홍식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안전연구실장


쿠팡 화재 현장에 가보니 일주일은 타겠다 싶었다. 소방차의 물로 끌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창고에 지붕이 있고 그 안에 물을 집어넣으려면 외벽에서 창문으로 넣을 수밖에 없는데 그 안 공간이 너무 크고 물을 붓는 것 자체로는 가연물이 너무 많아 불을 끄기 어려웠다.


물류센터는 공사 중이냐, 사용 중이냐가 중요하다. 창고도 냉동창고같이 우레탄 폼을 도포해 쓰는 창고냐, 아니면 물류만 쌓는 창고냐에 따라 지금과 같은 소방시설이나 여러 가지를 달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레탄 폼을 사용하면 이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냉동창고와 일반창고를 구분해서 시설이나 제도를 다르게 해야 한다. 쿠팡 물류센터 내부는 엄청난 발열량을 내뿜으며 내부에서 타고 있었다. 어떤 소방력이 와도 진압하기 어려웠을 거다. 문득 든 생각이 예전 고양 저유소 화재였다. 우리나라에 있는 폼 전용차가 전국에서 다 왔다. 일반적인 진압차는 거의 20시간 이상 교차 활동했다. 쿠팡처럼 대규모 화재면 저유소에 대응하듯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 안에 인명이 없어서 천천히 불을 끌 수 있었겠지만 사람이 있었다면 어쩔 수 없이 보고 있을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화설비 개선 더해 예방 행정체계도 검토해 봐야”
최영 소방방재신문 기자

 

▲ 최영 소방방재신문 기자


물류창고 역할은 해야 하니 방화구획 완화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현실에서 중요한 건 소화설비다. 방화구획이 온전할 수 없다고 가정하면 초기에 소화를 시키는 게 답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스프링클러가 불을 끌 수 없도록 설치되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소방도 많은 연구와 화재안전기준을 만들려고 했지만 늘 현안이 터진다. 작년 큰 인명피해를 일으킨 이천 물류창고 화재 특성상 공사 현장에 초점이 맞춰진 대책이 만들어졌다. 이슈가 변한 거다.


소방청에 이런 걸 담당하는 직원은 고작 3명이다. 이 분들 현안 터지면 이슈에 업무가 집중된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다른 유형의 문제들이 발생되니 현안을 쫓느라 바쁘다. 얼마 전 부영애시앙 주상복합과 그 이전 울산 고층건물 화재처럼 이슈가 생기면 기존에 해오던 것들이 거의 리셋 수준으로 간다. 소방 제도를 관장하는 예방 기능이 나약해져 있다. 근본적인 고민도 해야 한다.


부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외국처럼 많은 양의 물을 뿌려주는 스프링클러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건 기술제약 때문이다. 외국 인증까지 득한 제품이 국내 형식을 못 받는다. 이면에 숨어있는 여러 문제점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


쿠팡의 소방시설이 잘 작동했을까. 단언컨대 잘 안 했다고 본다. 그리고 소방시설이 관리자에 의해 임의 조작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소방이나 조사기관에서 알고 있지만 공개가 안 되는 것 같다.


사회적 이슈라는 건 대중의 관심이 있을 때 정확한 정보와 사실이 알려져야만 국민 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 그리고 대책도 온전하게 나온다. 소방이 앞장서서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수사나 민사 등의 눈치를 살필 일이 아니다.


제도 개선이나 법규 강화가 이뤄져도 기존 대상물은 큰 숙제다. 기존 시설은 위험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세제 혜택이나 보험료 혜택 등을 만들어 개선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다.


점검도 문제다. 쿠팡은 종합정밀점검 이후 지적사항의 개선 여부를 문서와 사진으로 확인했다. 제대로 됐겠는가 의문이 남는다. 이걸 언제까지 소방이 직접 나가서 확인할 건가. 실제 8일 이상 점검해서 나온 결과를 소방의 예방업무 담당자가 하루 몇 시간 만에 확인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민간 전문가 영역에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개선할 수 있도록 감리 유사 개념으로 개선하거나 보수공사까지 포함해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예방 행정체계 개선도 고민해 봐야 한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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