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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재 안전을 위한 열쇠, 居安思危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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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흥우 한국소방안전원 정책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3/01/25 [16:45]

[기고] 화재 안전을 위한 열쇠, 居安思危의 자세

남흥우 한국소방안전원 정책연구소장 | 입력 : 2023/01/25 [16:45]

▲ 남흥우 한국소방안전원 정책연구소장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 전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나타남을 뜻하는 경험적 법칙이다. 큰 사고는 어느 순간 우연히 발생하는 게 아니므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고성 징후와 전조를 간과하지 말 것을 시사한다. 

 

2022년 12월 29일 발생한 방음터널 화재 사고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0년 8월 ‘용인과 수원시를 잇는 신대호수사거리 방음터널’에서 주행 중이던 BMW 승용차 화재로 터널의 방음판이 전소된 적이 있다. ‘화성 동탄2신도시 동부대로 방음터널’을 지나던 1t 화물차 화재로 방음터널이 소실된 사고도 있었다. 당시에도 방음터널에 사용된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 등 가연성 방음판의 화재 취약성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역시 터널을 지나던 차량 화재로 기인했다. 터널 내부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며 화재는 급속히 확산했다. 이로 인해 5명의 사망자를 포함한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고립된 45대의 차량이 전소, 총길이 830m 방음터널의 600m 구간이 소실되는 대형 화재로 발전했다.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신년의 희망을 다지는 시점에 발생한 안타까운 재난의 한 형태였다. 

 

소방청 통계에 따른 차량 화재는 연평균 4700여 건(최근 5년간, 2018~2022년)에 달한다. 차량 화재 사고는 매년 발생해 인ㆍ물적 피해를 양산하고 있으며 도로터널의 경우 그 어느 곳보다 화재 발생 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곳이다. 

 

도로교통 소음 저감을 위한 방음시설 중 하나인 방음터널은 소음 저감 효과로 국내에서는 그 설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투명 방음판 자재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화재 위험성 고려에 대한 규정 미비 등에 대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화재는 방음터널 설계 시 화재 안전보다는 소음 감소와 민원 해결책의 일환에 더욱 중점을 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음 장해로부터 안락한 국민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된 방음시설이 국민의 안전까지 담보하기 위해선 현재 설치된 방음터널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등 안전을 고려한 정부의 소음 저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사고로 국토교통부에서도 방음터널 안전성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와 유사 사고 방지로 국민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의지를 나타냈다. 

 

제도 개선과 더불어 화재로부터 안전한 일상의 근간은 무엇보다 안전 의식일 것이다. 자신의 일상을 보내는 환경에 실제 화재가 발생할 거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최근 인기 드라마였던 ‘재벌집 막내아들’ 서사와 같은 정확한 미래 예측도 현실에선 불가하다. 그러나 안전에 중점을 둔 제도, 환경 개선과 더불어 안전의식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이번 방음터널과 같은 사고 재발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소방안전원은 소방안전교육과 진단의 전문성 제고, 다양한 홍보ㆍ문화 캠페인 실시 등을 통해 안전문화를 지속 확산해 국민이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역할에 매진할 계획이다. 현재 수행 중인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안전기준(안) 도출 연구’를 통해 국민 안전을 위한 정책 추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자 한다. 

 

순식간에 모든 걸 앗아가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문구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전해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만큼 평안한 일상에서도 위험과 곤란에 대비하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가 미래 화재 안전을 위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남흥우 한국소방안전원 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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