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핵심부품은 배터리다.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원가의 40~50%를 차지한다.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출현했지만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밀렸던 이유는 장시간 사용할 수 없는 배터리 때문이었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가솔린 차량의 비약적인 기술발전이 이뤄졌고 자연스럽게 전기차는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대중화시키기 전 에디슨의 전기차 실패 원인도 겨울철 배터리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이온배터리가 개발되면서 전기차는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내연기관차의 효율은 30%지만 전기차 효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53%다. 리튬은 원자질량 6941g/㏖, 밀도 0.53g/㎝로 주기율표에서 가장 가벼운 금속에 해당한다.
모든 금속 중에서 가장 높은 전기화학 퍼텐셜을 갖고 있으며 전기 활성도가 매우 높은 전기화학적 특성을 지녔다. 문제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이다. 리튬이 가진 화학적 에너지가 변환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전기에너지가 아닌 열에너지로 방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칭전압이 3.75V인 단위 셀의 리튬이온배터리는 외부 충격과 진동, 열 등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모듈(Module)이라는 배터리 어셈블리(Assembly)로 구성되고 모듈은 다시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시스템의 최종형태인 팩(Pack)으로 조립된다.
이렇게 조립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라는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BMS의 주요기능은 열관리 제어와 충전상태 제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온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된 성능과 수명확보를 위해서는 15~40℃의 온도를 유지해줘야 한다. 배터리가 고온에 노출되면 셀이 팽창하거나 내부 저항이 증가해 발열이 발생한다. 반대로 저온에 노출되면 출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BMS는 열에 약한 배터리를 모니터링해 과열을 감지하면 냉각해 동일한 성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한다. 또 배터리는 충전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배터리가 과충전되면 열폭주가 발생하고 과방전되면 배터리 구성부품이 열화돼 회복 불능 상태가 된다.
전기차 배터리는 여러 개의 셀을 직렬로 연결해 구성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 중 한 개의 셀이라도 고장 나거나 열화되면 배터리 팩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BMS는 개개의 각 셀이 과충전되거나 과방전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며 수명을 최적화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배터리 셀 간의 전압 차이를 제어하는 셀 밸런싱 기능에는 패시브 셀 밸런싱과 액티브 셀 밸런싱이 있다. 패시브 셀 밸런싱은 특정 셀의 전압이 높으면 회로망에 접속된 저항에서 방전을 시켜 전압 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반면 액티브 셀 밸런싱은 전압이 높은 셀의 전기에너지를 낮은 셀로 재분배하는 방식이다.
액티브 셀 밸런싱 방식은 열 발생이 없고 에너지 보존 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하지만 회로가 복잡하며 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성능이 좋아 대부분의 전기차는 이 방식을 이용한다.
BMS는 마스터 제어기와 슬레이브 제어기로 구성돼 있는데 슬레이브 제어기는 배터리 모듈마다 설치돼 배터리 모듈의 전압과 온도를 센싱하고 진단한다.
배터리 BMS에 이상이 생기면 배터리 셀 간 편차 제어 불능과 전압ㆍ전류ㆍ온도 센싱 불능, 과전압ㆍ과전류 차단 불능, 통신 불능, 냉각제어 불능, 배터리 충전상태ㆍ건전상태 모니터링 불능 등으로 이어져 배터리 열폭주가 발생한다. 따라서 BMS는 전기차 배터리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다.
김훈 리스크랩 연구소장(공학박사/기술사)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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