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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Ka Mea Maʻi Ka Mua- Ⅳ

2024 하와이 구급 정책 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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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소방서 이재현 | 기사입력 2025/04/04 [10:00]

‘O Ka Mea Maʻi Ka Mua- Ⅳ

2024 하와이 구급 정책 연수 후기

부산 해운대소방서 이재현 | 입력 : 2025/04/04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O Ka Mea Maʻi Ka Mua

아픈 사람이 먼저다

 

구급대원은 파라메딕 1명과 EMT 1명이 같이 탑승하는 2인 구급대 시스템이다. 하와이는 미국 내에서도 파라메딕과 EMT의 수준이 매우 높은 게 특징이다. 다른 지역에서 파라메딕 자격을 취득했더라도 하와이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이수해야만 근무할 수 있다.

 

EMT 수준이 다른 지역보다 높고 업무범위가 넓은 편인데 다른 지역에서 EMT 자격을 취득해도 역시 하와이에서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실제로 구급차 동승 실습을 하는 동안 EMT가 파라메딕 대원의 감독하에 정맥로 확보나 수액 투여, 12 유도 심전도 같은 처치를 모두 하는 등 한국의 1급 응급구조사와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또 EMT와 파라메딕의 중간 자격인 AEMT가 없는 게 특징이었다.

 

선임 파라메딕의 권한도 강력한 편이다. 파라메딕의 지시에 EMT는 항상 끝에 “옛 썰(Yes, Sir)”을 붙였다. 선임 파라메딕은 같이 근무하는 EMT 대원이 운전을 잘하지 못하거나, 환자를 들지 못하거나, 현장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한다.

 

결과적으로 해당 EMT는 구급대원으로 근무할 수 없게 된다.

 

하와이에서 근무하는 EMT는 5년 이내에 파라메딕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파라메딕 인턴십 중인 EMT는 3~4개월 정도 인턴십 기간을 거치면서 4명의 선임 파라메딕에 철저한 평가를 받게 된다. 만약 여기서 탈락한다면 다음 해에 다시 인턴십을 거쳐야 한다. 

 

EMT가 수행하는 모든 응급처치와 일지 작성은 선임 파라메딕의 관리 감독하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파라메딕에 있다.

 

따라서 게으르거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EMT에게 선임 파라메딕은 응급처치나 술기, 구급일지 작성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그 EMT는 파라메딕 시험을 통과할 수 없게 된다. 

 

한국은 신입이나 선임 구급대원 모두 권한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 처치에 관한 판단이 다르거나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하와이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구급 소모품과 의약품들은 본부 구급 창고에 중앙 집중식으로 보관했다. 구급 스테이션에는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소모품과 약물만 소량 보관하고 있었다.

 

구급대원은 별도의 소모품 관리나 비품 카드를 작성하지 않을뿐더러 필요할 때만 가서 수령했다. 구급대원의 업무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피네프린이나 리도카인, 아트로핀 등 주사로 주입되는 약물들은 대부분 주사기 안에 들어있는 Pre-Filled 방식이라 현장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 구급차 내부 금고 안에는 펜타닐 등 의사의 지시가 필요한 약물이 보관돼 있다. 왼쪽부터 디아제팜, 펜타닐, 미다졸람

 

아세트아미노펜(물약, 알약 경구용) / 아데노신 / 알부테롤(인할러 또는 네뷸라이저) / 아미오다론 / 아스피린 / 아트로핀 / 디펜하이드라민(경구용 또는 주사용) / 칼슘글루코네이트 / 세파졸린 / 세파렉신 / 덱스트로스 D 10%, D 25%, D 50% / 디아제팜 / 도파민 / 에피네프린 (1:1000, 1:10000) / 에터미데이트 / 펜타닐 / 글루카곤 / 글루코스(경구용) / 하이드록소코발라민 / 이프라트로피움 네뷸라이저/ 레발부테롤 네뷸라이저 0.42% / 리도카인 1%, 20% / 로라제팜 / 마그네슘 설페이트 / 미다졸람 / 몰핀 설페이트 / 날록손 / 니트로글리세린(설하정) / 노르에피네프린 / 온단세트론 / 옥시토신 / 2-PAM(프랄리독심 자동주사제) / 소듐 바이카보네이트 / 소듐 싸이오설페이트 / 석시니콜린 / 아세트산

▲ 하와이 파라메딕이 의사 지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물(Standig Order)

 

한국은 대부분 반기별로 구급 소모품을 구매한 후 센터에 비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보관 장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 특정 소모품이 모자라 다른 센터에서 빌려 쓰기도, 어떤 물품은 너무 많이 남아 폐기 처분하기도 한다.

 

보통 시스템에 거즈 한 통, 아이젤 한 개도 소모품으로 관리하는 방식인데 이는 구급대원 업무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우리도 해외처럼 1개 소방서 단위로 물품을 한꺼번에 구매해 한곳에 모아 관리하면 구급대원의 소모품 관리 부담이 줄고 물품 폐기로 인한 예산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의료기기 납품 업자가 주기적으로 스테이션에 방문해 부족한 물품을 채워 넣는 정책을 운용하는 소방서가 있는데 이런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구급대원이 근무 교대를 하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부분은 약물 키트와 기도관리 장비였다. 하와이주 파라메딕은 의사 지시 없이 40여 종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몰핀(마약성 진통제), 디아제팜(신경안정제), 미다졸람(수면유도제) 등 4종의 약물은 의사 지시 없이 사용하되 허용된 용량을 초과했을 경우 이송할 병원의 의사 지시를 받아야 한다.

 

상기 4종의 약물은 파라메딕 본인의 고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열 수 있는 금고에 비치돼 있었다. 특이한 점으로는 약물 사용에 대한 지시를 소속 의료지도 의사에게 받는 게 아니라 환자를 이송할 병원의 의사에게 받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용 후에는 얼마나 사용했는지 기록하고 남은 약물을 이송한 병원의 간호사에게 인계해야 한다.

 

▲ 하와이 구급차 내부 레이아웃

 

▲ 1000㎖ 작은 성인용 백 밸브 마스크

 

하와이 구급차의 내부는 전형적인 미국 구급차의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었다. 장비 수준도 한국과 크게 차이는 없었지만 모든 자동 제세동기에 호기말 이산화탄소 측정기가 내장돼 있었고 1000㎖ 백 밸브 마스크를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었다. 

 

미국은 과환기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1500㎖ 성인용 백 밸브 마스크 사용을 점차 줄이는 추세다. 당연하지만 기도관리 세트가 구급대원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돼 있었다. 손만 뻗으면 바로 잡아서 사용할 수 있는 위치였다.

 

▲ 구급차 지령 단말기

 

▲ 구급일지 입력용 단말기


구급 단말기의 기능은 한국과 비슷했고 튼튼함을 중요시하는 미국답게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듯한 파나소닉 랩톱을 사용했다.

 

구급 지령 단말기에는 출동 중인 신고 접수 사항 외에도 현재 출동 중인 다른 구급차와 접수 중인 다른 구급 신고 사항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많은 걸 확인하고 싶었지만 다음 구급차 동승 실습을 기약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DAY 4. 

퀸즈 메디컬 레벨1 외상센터/2024.05.09./

1301 Punchbowl St, Honolulu, HI 96813

▲ 퀸즈 메디컬 센터 위치와 외상센터 입구(출처 구글맵)

 

하와이주 전체에서 가장 큰 외상센터인 퀸즈 메디컬 레벨1 외상센터를 방문했다. 미국은 보통 1~3단계로 외상센터를 구분하는데 레벨1이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하와이주에서 레벨1 외상센터는 이곳이 유일하다. 

 

병원명에 퀸즈가 붙은 이유는 1859년 하와이 왕국의 여왕이 설립했기 때문이다. 퀸즈 헬스 시스템은 하와이를 비롯한 태평양 전역에 4개의 병원과 70여 개의 의료 관련 기관을 보유하고 있다.

 

▲ 외상센터 내부

 

▲ 구로다 센터장과의 기념 촬영

 

센터 안내는 센터장인 구로다(Mr. Kuroda)가 직접 맡았다. 이곳에서는 하와이뿐 아니라 태평양 섬이나 항해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모든 외상환자를 수용했다. 구급대가 P1(Priority 1, 긴급환자)으로 분류한 중증외상환자의 수용을 거부할 수 없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동시에 6명의 중증외상환자를 수용할 수 있으며 외상센터에 신경외과 의사와 외과 의사가 24시간 상주했다. 40여 명 규모의 외상환자를 위한 병상이 준비돼 있으며 외상센터 건너편에는 일반 환자를 위한 비슷한 규모의 응급실이 동시에 운영되고 있었다. 일반 응급 환자는 내원 후 3시간 이내에 퇴원해야 했다. 

 

응급실 입구에는 호놀룰루 소속 구급대인 베이커 이엠에스 스테이션(Baker EMS Station)이 있었다. 구급대는 이곳에서 대기하다가 출동을 나갔다. 응급실 옆에는 구급대가 사용한 들것을 보관하는 장소와 장비 세척을 위한 공간이 작게 마련돼 있었다.

 

하와이에서는 분리형 들것을 볼 수 없었고 모두 긴 척추 고정판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글은 2024년 5월 7일부터 13일까지 5박 7일간 호놀룰루 긴급 서비스 본부와 호놀룰루 소방본부, 미국 최대 사설 구급 서비스 제공업체인 AMR 등을 방문하고 경험한 후기입니다. 정책 연수를 허가해 준 부산소방재난본부와 하와이에서의 모든 스케줄을 함께해주신 김유승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와이의 구급 정책 연수에 대한 문의 사항이 있거나 연수를 계획하시는 기관은 메일(taiji3833@korea.kr)로 연락 바랍니다.

 

부산 해운대소방서_ 이재현 : taiji3833@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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