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2월 19일 새벽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경량칸막이를 뚫고 대피,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일이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일가족이 화를 입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3년 12월 부산의 다른 아파트에서 불이 났으나 경량칸막이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일가족 4명이 부둥켜안은 채 모두 숨졌다.
이렇듯 아파트의 비상 대피시설 중 하나인 경량칸막이가 설치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차이에 따라 일가족의 운명이 달라졌다.
지난 1992년 7월 이후 지어진 3층 이상의 공동주택의 경우 비상대피시설에는 경량칸막이, 하향식피난사다리, 대피공간 중 하나는 설치가 돼있다. 발코니를 확장해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경량칸막이란 두께 9mm 정도의 석고보드 등 얇은 패널로 만들어져 아파트 발코니 세대 간 경계벽에 설치돼 화재 등 비상 시 발로 차거나 망치질로 쉽게 파괴, 옆집으로 피난할 수 있는 벽이다.
하향식피난사다리는 안방 앞, 거실, 세탁실 등의 실내 발코니에 설치돼 비상시 바닥을 열어 전개하고 아랫집으로 신속한 대피를 돕는 사다리로 최근 시공된 아파트에 일부 설치되는 추세다.
아파트 대피공간은 발코니 옆쪽에 있으며 2㎡ 이상의 공간으로 방화문이 설치돼 있고 창이 있어 긴급한 대피 시 문을 잠궈 불길을 피한 후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는 화재 시 1시간 이상 화염에 버틸 수 있는 방화문이 설치돼야 한다.
아파트 대피시설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대피시설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고 경량칸막이나 대피공간을 물건 등을 쌓아 창고로 사용한다는 것이 문제다. 비상시에 사용되는 아파트 대피시설 주위로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또 공동주택에 설치된 경량칸막이, 하향식피난사다리를 대피용도 외에 악용하면 안된다. 쉽게 옆집이나 아랫집에 갈 수 있다는 점은 사생활 침해와 범죄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용도 외에 절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시민에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대피시설이 널리 홍보되고 비상시 신속히 탈출해 나와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김해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정성엽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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