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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두부 트럭 아저씨의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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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조영민 | 기사입력 2020/04/14 [16:35]

[119기고]두부 트럭 아저씨의 종소리

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조영민 | 입력 : 2020/04/14 [16:35]

▲ 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조영민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교훈이 된 적이 있습니까? 필자는 종소리만 들으면 생각나는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워진 두부 트럭 아저씨의 종소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30년 전 부엌에서 요리하던 어머니께서 두부가 없다며 빨리 두부 트럭에 가 두부 한모를 사 오라고 하셨습니다. 필자는 어머니가 주신 5천원을 들고 두부 트럭으로 향했습니다.

 

두부 트럭에는 먼저 오신 아주머니들로 붐볐습니다. 필자는 두부 아저씨께 5천원을 드리며 “두부 한모 주세요!”고 말했고 두부 아저씨는 두부 한모와 거스름돈을 건넸습니다.

 

두부와 거스름돈을 받고 보니 5천원이 더 있었습니다. 필자는 순간 축구공, 장난감 권총 등을 떠올리며 뛸 듯이 기뻐했고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두부 한모를 드리며 “엄마, 5천원 벌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필자의 손을 잡은 채 두부 트럭으로 향했습니다. 그러고 두부 아저씨께 “제 아들이 거스름돈을 확인도 안 하고 갖고 왔습니다”고 전했습니다. 필자는 두부 아저씨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는 “돈이라는 건 내가 열심히 일한 대가로 받는 거란다. 당장의 눈앞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네가 만일 5천원을 가졌다면 두부 아저씨가 땀 흘려 번 돈을 빼앗는 게 되는 거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나서 축 처진 필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5천원을 주셨습니다.

 

청렴(淸廉)은 맑을 청(淸), 청렴할 렴(廉)으로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뉴스에서는 연일 고위공직자와 기업인의 비리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던가요!

 

어린 시절 섣불리 취하려고 한 거스름돈 5천원의 교훈을 떠올리게 하는 두부 트럭 아저씨의 종소리가 공직생활 속 유혹의 순간마다 뚜렷한 경종이 돼주길 바랍니다.


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장 조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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