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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6종 소방장비 기본규격 구체화… ‘세부 성능기준’ 나왔다

지난달 28~29일 2차 공청회 열고 현장자문단ㆍ제조사 간 의견 조율
세척ㆍ건조ㆍ내구성 등 면체세척기 성능 기준 마련, 관찰창은 배제
구조장갑 타입 1ㆍ2로 구분… 베임 방지ㆍ용액침투저항성 기준 신설
공기안전매트 모서리 성능 강화, 소형사다리차ㆍ특수구급차 기능 보완
화재진압용 이동식소화수조… 경사로 설치와 지수 성능 추가 검토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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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25/09/10 [12:37]

[집중취재] 6종 소방장비 기본규격 구체화… ‘세부 성능기준’ 나왔다

지난달 28~29일 2차 공청회 열고 현장자문단ㆍ제조사 간 의견 조율
세척ㆍ건조ㆍ내구성 등 면체세척기 성능 기준 마련, 관찰창은 배제
구조장갑 타입 1ㆍ2로 구분… 베임 방지ㆍ용액침투저항성 기준 신설
공기안전매트 모서리 성능 강화, 소형사다리차ㆍ특수구급차 기능 보완
화재진압용 이동식소화수조… 경사로 설치와 지수 성능 추가 검토키로

신희섭 기자 | 입력 : 2025/09/10 [12:37]

▲ 소방청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은 지난달 28일부터 양일간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2025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사업’을 위한 두 번째 공청회를 개최했다.  © FPN


[FPN 신희섭 기자] = 현장 활동으로 인해 화학물질과 세균 등에 오염된 공기호흡기 면체를 세척ㆍ살균해주는 면체세척기의 기본규격이 개발된다. 또 소형사다리차와 특수구급차의 성능 시험이 보다 체계화되고 공기안전매트의 모서리 성능기준이 새롭게 마련되는 등 6종 소방장비의 기본규격 제ㆍ개정이 추진된다.

 

기본규격은 현장 대원의 안전확보와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특수한 성능이 요구되는 소방장비의 기술 기준이다. ▲기본규격안 작성 ▲의견수렴 ▲기술심의위원회 심의ㆍ의결 ▲관보 고시 ▲관리대장 등록 등을 거쳐 최종안이 마련된다. 

 

2017년부터 시작된 기본규격 개발사업은 올해로 9년 차를 맞았다. 소방청은 지난해까지 이 사업을 통해 71종에 달하는 소방장비 기본규격을 개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들어 특수ㆍ신종 재난이 증가하면서 현장 환경에 맞는 소방장비의 성능개선과 신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규격 개발사업도 지난해부터 성능 향상과 안전성 개선을 넘어 고도화와 현장 활용성 강화로 방향을 전환했다. 특히 올해는 현장의 요구를 기본규격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현장 대원의 참여 비중을 크게 확대했다.

 

개발사업은 올해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이 대행을 맡아 소방청 관리ㆍ감독하에 진행한다. 제ㆍ개정이 이뤄지는 장비는 ▲소형사다리차 ▲특수구급차 ▲구조장갑 ▲면체세척기 ▲화재진압용 이동식소화수조 ▲공기안전매트 등 6개 품목이다. 이와 함께 펌프ㆍ화학ㆍ물탱크ㆍ굴절ㆍ구조차 등은 영문판 기술서 발간이 추진된다.

 

소방청과 KFI는 지난달 28, 29일 양일간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2025년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사업’을 위한 두 번째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KFI는 1차 공청회를 거쳐 수정된 기본규격안을 현장자문단과 제조사 측에 공개하고 의견을 조율했다.

 

공청회에는 소방청 장비총괄과를 비롯해 KFI와 시도 소방본부 소속 현장자문단, 제조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장 요구 담긴 6종 소방장비 규격, 방향은?

 

면체세척기 = 올해 처음 기본규격이 제정되는 품목이다. 공기호흡기 면체는 현장 활동으로 인해 화학물질과 세균 등에 면체가 오염됐을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세척ㆍ살균해주는 장비다. 세척과 건조 등 표준화된 성능기준을 마련하는 게 이번 사업의 최종 목표다.

 

KFI에 따르면 면체세척기 기본규격에는 세척과 건조, 면체 내구성, 소음, 절연저항성, 절연내력성 등의 성능기준이 담긴다. 특히 세척 성능 시험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브롬계 난연제(BFRs), 중금속류 등 표준오염물질을 활용해 잔류오염제거율을 측정하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잔류오염제거율은 향후 3차

공청회를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1차 공청회 당시 현장자문단은 세척과 헹굼, 건조 등 단계별 동작 이상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찰창 기준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KFI는 이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외 표준 어디에도 관찰창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세척 수온을 40℃로 제한한 배경을 설명했다. KFI는 “세척 수온은 ‘NFPA 1851 Chapter 7’을 기반으로 설정했다”며 “고온으로 면체를 세척할 경우 살균 효과가 높을 수 있지만 면체의 내구성을 떨어뜨려 수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공기안전매트 = 지난해 8월 부천의 한 호텔 화재를 계기로 안전성 논란이 이어져 온 공기안전매트의 기본규격이 개정된다. 

 

이날 KFI는 사고 당시 문제가 됐던 공기안전매트 모서리 부분에 대한 성능기준을 기본규격 내에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16m 높이에서 모서리 특정 부위에 모래주머니를 낙하시켜 뒤집힘 현상을 확인하는 구체적인 시험 방법도 제시했다.

 

지난 공청회에서 현장자문단이 요구했던 바닥면과 공기주입 방향 등의 표시 기준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협소한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매트 부피 변형이 가능한 구조를 적용해 달라는 의견은 담지 않기로 했다. 이미 협소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공기안전매트가 양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공기안전매트 인증 절차는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과 ‘인명구조매트의 KFI 인증기준’으로 운영된다. 이날 현장자문단은 “두 개의 인증 절차가 운영되다 보니 장비 구매 시 혼란이 있다”며 “개선 방안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KFI는 “개정안이 확정되면 기본규격 내 성능기준에 따라 시험 절차를 거친 장비를 구매하면 된다”고 답했다.

 

구조장갑 = 화재를 제외한 재난 현장에서 열과 마찰, 이물질 등으로부터 소방공무원의 손과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개인보호장비다.

 

구조장갑은 올해 기본규격 개발사업 대상 품목 중 현장 대원의 관심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차량사고, 산악 구조, 건물 붕괴 등 다양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만큼 착용감은 물론 높은 보호 성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KFI는 이날 구조장갑의 기본규격을 타입 1과 타입 2로 분리해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단일 규격으로는 모든 현장의 요구 성능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제조업계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타입 1 성능기준에는 베임방지와 내구성 등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특히 KS K ISO 13996을 토대로 보호복 수준의 꿰뚫림 저항 성능을 반영해 현장 대원의 손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타입 2에는 용액침투저항성 시험을 도입한다. 화학물질 등으로 오염된 현장에서 착용하는 장갑으로 NaOH(수산화나트륨), HCI(염산), H₂SO₄(황산), o-Xylene(o-자일렌) 등 네 가지 용액을 시험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공청회에서 현장자문단이 제기했던 사이즈 세분화 요구도 반영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기본규격에는 대, 중, 소 사이즈 구분이 아닌 1호에서 7호까지 세분화된 기준을 명시하기로 했다. 

 

소형사다리차 = 출동로 진입이 협소한 건축물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해 도입된 차량이다. 무한 회전이 가능한 사다리(붐) 형태의 연장구조물을 탑재한다.

 

KFI는 지난 공청회에서 현장자문단과 제조업체가 공통으로 제기했던 적재공간 확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형사다리차를 3.5t과 5t으로 구분하고 CAFS와 포소화장치 등을 선택적으로 탑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방사다리차, 굴절차와 동일한 성능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사다리(붐) 장치와 스태빌라이저 작동 성능시험을 기본규격 내에 신설하는 한편 사다리(붐)와 승강기 장치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절차 도입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알루미늄합금 사다리 탑재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알루미늄합금 사다리를 탑재한 소방차가 운영되고 있다”며 “알루미늄합금 사다리를 탑재할 경우 중량이 줄어 차량 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증 절차를 거치는 건 철제 사다리와 동일하기 때문에 알루미늄합금 사다리 사용도 공식적으로 허용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FI는 “소재 특성상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수구급차 = 응급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와 신속한 이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차량이다. KFI는 특장 재료의 성능 확보를 위한 기준을 신설하고 환자실 바닥재 항곰팡이 성능, 의자 외피 내수도 기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공청회에서 현장자문단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지나치게 커 난청에 시달리는 대원이 많다”며 “사이렌의 각도별 데시벨(㏈) 측정과 사이렌 설치 규정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경사로면 주차 시 주들것 고정뭉치가 강하게 밀착돼 탈착이 어렵다”며 개선을 제안한 바 있다.

 

KFI는 이날 “현장자문단 요구에 따라 제조업체를 방문해 사이렌 소리 크기를 측정해 봤다”며 “그 결과 차량 설치 후 전방 20m 떨어진 위치에서 모두 90㏈ 이상 120㏈ 이하로 측정돼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또 “NFPA 규정에서는 차량의 하부나 상부에 사이렌 설치를 금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수구급차 구조상 하부 설치가 불가피했다”며 “라디에이터 중앙에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엔진냉각 효율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주들것과 관련해선 “최근에 출고되는 차량에는 새로운 고정장치가 장착돼 큰 문제 없이 주들것을 탈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화재진압용 이동식소화수조 = 전기차 화재사고 시 차량의 배터리팩을 침수시켜 재발화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장비다. 현장 대원의 요구로 올해 기본규격 개발이 결정됐다.

 

기본규격에는 이동식소화수조의 구조와 설치, 지수, 내열성, 방염성, 내식성, 내충격성, 인열 강도, 인장 강도, 파열 강도, 접합 강도 등의 성능기준과 시험방법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날 현장자문단과 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조 내 충수 높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전기차 적용 범위가 상용차까지 확대되면서 승용차뿐 아니라 배터리 위치가 높은 화물차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KFI는 “충수 높이가 높아지면 물을 채우는 시간이 길어지고 결국 대응 시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화물차는 배터리셀 하우징이 외부로 도출돼 있어 직접 주수로 대응할 수 있고 타이어 공기를 제거하면 기존 높이의 수조만로도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경사로 설치 기준 검토 요청에 대해선 “별도의 실험을 거쳐 경사로 설치와 지수 성능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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