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살며시 불고 두런두런 가족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두근거림의 가을. 그리고 탐스럽게 살쪄 윤기 나는 밤이 추석과 함께 다가오고 있다.
성묘를 위해 온 가족이 연락을 취하며 벌초 일정을 정하고 추석 당일 친인척과 함께 기름진 음식, 따뜻한 국 한 그릇을 식탁에서 먹기 위해 식자재를 미리 사둔다.
간혹 깜빡하고 챙기지 못한 재료를 사기 위해 갑작스레 모여 어색해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들기름 냄새가 고소히 퍼지는 시장에 들어서기도 한다.
그러면 시장 상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의 소식을 전하는 이야기와 시장구경을 처음 하는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사람 사는 공간의 의미가 다져진다.
비록 실랑이는 하지만 주고받는 값어치 속에 따뜻한 인정이 오가고 덕담 한마디씩을 거든다. “건강하세요”나 “다음에 또 뵈어요”, “많이 파세요” 등 이런 말속에는 대화를 나눈 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런 기원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초 원주의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40여 곳이 전소됐다. 또 매년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 사고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소방청이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약 40만건의 화재가 발생해 매해 평균 2천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나왔다. 인명피해의 절반이 주택 화재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60대 이상이다. 2명 중 1명이 고령층인 셈이다. 이에 소방서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피해를 1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전 국민의 입장에서 필수로 갖춰야 한다. 이미 대중교통과 미디어에서 충분히 대중에게 소개되고 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시설, 즉 생활 필수품목으로의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사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초기’ 화재진압을 가능하게 하고 ‘초기’ 화재상황을 알려주는 기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시민 입장에서 화재 예방 차원으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소방서는 각종 사업을 통해 재난약자를 우선으로 화재 피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자 노력 중이다. 주요 내용은 ▲기초수급자ㆍ차상위계층 우선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 ‘원스톱 지원센터’ 운영 ▲청각장애인 가구 ‘시각형(LED) 단독경보형 감지기’ 방문 설치 ▲전통시장 내 화재알림시설 설치 등이다.
추석을 앞둔 모든 분이 코로나19로 인해 고향에 마음 편히 돌아가기 어려운 시기다. 감염병 예방과 함께 화재 예방을 위한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로 가족과 이웃에게 안심을 전하는 건 다른 어떤 선물보다 값진 마음의 표현이 될 거다.
평창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경 서용복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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