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선선한 냄새가 문득 코끝을 스치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린다. 곧 돌아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머릿속에 이런저런 계획이 떠오를 텐데 필자는 평소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던 ‘우리 집 안전’에 대해 한 번쯤 시간을 내 챙겨보길 제안하고 싶다.
집 안은 바깥과 비교하면 안전하게 느껴지는 장소이지만 의외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가정에서 쉽게 발견되는 위험 요인 두 가지와 이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 위험 요인은 미끄러짐ㆍ넘어짐, 끼임, 부딪힘 등의 생활 속 안전사고다. 한국소비자원의 ‘2020년 소비자 위해정보 동향 및 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위해 발생 장소 1위는 ‘주택’이었으며 전체의 56.8%에 해당했다. 그리고 ‘주택’에서 위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미끄러짐ㆍ넘어짐, 끼임, 부딪힘 등 물리적 충격’이 39.6%로 가장 많았다.
넘어지고 부딪히는 것을 가벼운 에피소드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하면 골절이나 뇌진탕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영유아나 어르신에게는 더 위험하다.
미끄러짐은 주로 물기가 남아 있는 화장실에서 발생하므로 화장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두는 게 좋다. 영유아가 있는 집에서는 방문에 손이 끼거나 가구에 부딪혀 다치는 일이 빈번하다. 이를 방지하려면 방문마다 끼임 방지 장치를 달아 놓으면 된다. 가구의 뾰족한 모서리에는 푹신푹신한 보호대를 붙인다. 별도로 구매하기 어렵다면 솜ㆍ휴지 등을 두껍게 뭉쳐 테이프로 감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위험 요인은 부주의로 인한 화재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 1만7337건 중 41.6%인 7217건이 ‘주거시설’에서 일어났다. ‘주거시설’ 발화 원인의 64.7%가 ‘부주의’였고 그중 절반 이상이 음식물 조리 시 발생했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주변 정리를 통해 제품 포장지 등의 가연성 물질이 가스레인지와 가까이에 있지 않도록 한다. 조리 중에는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지 않아야 한다.
혹시라도 불이 난다면 먼저 가스 밸브나 전원을 차단하고 불을 꺼야 하는데 이때 절대로 물을 사용해선 안 된다. 급한 마음에 물을 붓게 되면 기화하면서 기름이 튀거나 유증기가 발생해 화재가 확대되고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화재 시 일반적으로 쓰이는 분말소화기를 사용해도 되지만 분말소화기는 일시적인 소화 효과가 있어도 재발화하기 쉬우니 별도로 주방용 소화기(K급)를 구비해 놓을 것을 추천한다. K급 소화기는 순식간에 기름 표면에 유막을 형성해 화염을 차단하고 온도를 낮춰 불을 끈다.
만약 소화기가 없다면 물기를 짜낸 젖은 수건이나 잎이 넓은 채소를 펼쳐 표면을 전체적으로 덮어준다. 냉장고 속 마요네즈를 뿌려도 효과가 있다.
혹시 아파트에 산다면 ‘주방자동소화장치’도 점검하자. ‘주방자동소화장치’는 1994년 7월 이후 준공된 아파트에서 11층 이상부터 설치되기 시작했다. 이후 계속 확대돼 2004년 5월부터는 모든 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다. 보통 주방 후드 위 상부장에 들어있는데 이곳은 열어보는 일이 거의 없어 소화장치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소방시설 점검에서 세대 내부는 부재 등의 사유로 생략되기도 한다. 따라서 직접 상부장을 열어보고 용기에 부착된 압력계의 눈금이 정상 범위(초록색)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평소 주방 후드에서 푸른색 액체가 묻어 나온다면 소화약제가 새는 현상이므로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 외에도 쌓인 짐이나 가구의 전도 사고로 인한 부상, 주방이나 욕실에서의 화상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저마다 집 내부의 환경 특성을 고려해 나와 가족의 안전한 생활을 위한 작은 실천을 꼭 해보시길 바란다.
추석에 무얼 할까 고민된다면 바로 ‘우리 집 안전’을 챙기시라고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도봉소방서 예방과 소방경 김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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