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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응급환자는 구급대원이 지키는데 구급대원은 누가 지켜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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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지 한양대학교 건강과 사회연구소 연구원 | 기사입력 2023/10/25 [14:25]

[발언대] 응급환자는 구급대원이 지키는데 구급대원은 누가 지켜주나?

권혜지 한양대학교 건강과 사회연구소 연구원 | 입력 : 2023/10/25 [14:25]

▲ 권혜지 한양대학교 건강과 사회연구소 연구원 

119서비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19구급차는 쉴새 없이 움직였다. 국민은 8.8초마다 구급차의 간절한 소리를 한 번씩 들었고 매 15.7초마다 환자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환자를 위한 구급대원 처치는 현장으로 출발하는 구급차 안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어진 환자 정보를 통해 환자 상태를 예측해 여러 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필요한 처치를 위한 장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미 응급처치는 시작되는 것이다.

 

현장에서 제공하던 처치는 병원으로 이송 중인 구급차 내에서 촌각을 다투며 이어진다. 환자 모니터 수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좁은 구급차 내에서 정신없이 응급처치를 하고 있노라면 구급대원들은 전쟁터가 따로 없음을 경험한다.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를 동안 잊히는 게 있다. 바로 구급대원의 안전이다. 2015~2016년도부터 일부 지역 구급차에 CPR 벨트가 장착됐지만 압박자 교대가 어렵고 벨트가 꼬이는 등의 불편함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 유일한 생명보호의 끈을 풀고 환자 생명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유럽은 구급차 환자실에 있는 좌석마다 안전띠 경고 장치가 설치돼야 하고 좌석에 착석한 사람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알림이 뜬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규정 자체가 없기에 안전띠 착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급차 운행이 가능하다(특수구급차 성능 개선을 위한 조사 연구, 윤병길ㆍ양형모ㆍ김경용 2022).

 

수도권을 비롯한 6개 시도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구급차 교통사고 경험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구급대원 중 45.9%가 사고 경험이 있다고 했다(119 구급대 구급차 교통사고 현황 분석, 이정호ㆍ신동민 2018). 전국의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면 아마 그 사례는 더욱 늘어날 거다. 

 

사고 발생 시 구급대원의 안전을 지켜주는 유일한 보호장치는 안전띠다. 하지만 착용률이 어느 정도인지 응급처치에 있어 불편한 점들은 개선됐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다. 현황 파악을 위한 조사가 전국적으로 이뤄지는지도 확인이 어렵다. 

 

환자는 구급대원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누가 지켜주고 있는가? 구급대원의 안전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으로 직결된다. 그들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질 높은 응급처치가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을까? 구급대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구급차 내부 환경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권혜지 한양대학교 건강과 사회연구소 연구원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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