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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설비 안전성 높이자”… 전문가들 한자리

(사)한국화재소방학회, 소방배관 건전성 확보 방안 기술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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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11/22 [15:47]

“소화설비 안전성 높이자”… 전문가들 한자리

(사)한국화재소방학회, 소방배관 건전성 확보 방안 기술세미나 개최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11/22 [15:47]

▲ 지난 2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주관하고 한국발포폴리에틸렌보온재공업협동조합이 후원한 ‘소방배관 건전성 확보 방안 기술세미나’가 개최됐다.  © FPN


[FPN 박준호 기자] = 화재 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축물 내 소화설비의 배관 부식 방지 방안과 소방 신기술을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지난 2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중회의실에서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주관하고 한국발포폴리에틸렌보온재공업협동조합이 후원한 ‘소방배관 건전성 확보 방안 기술세미나’가 개최됐다.

 

한국화재소방학회는 소방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전문가 간 상호 의견 교류 활성화로 인한 분야 발전을 위해 수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소방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한 세미나에선 ▲김태한(주)파라텍 연구소장(스프링클러소화설비의 작동 신뢰성과 화재 제어) ▲고병용 한국토지주택공사 팀장(공동주택 스프링클러 금속소화배관 부식 원인 및 방지에 관한 실증연구) ▲박지훈 현대제철 책임매니저(소방배관 부식 특성 평가) ▲김영호 포스코 연구소 박사(STS290강의 개발과 부방식성능) ▲홍석표 세종대학교 양자원자력공학과 교수(배관 접합 솔루션 및 응용기술 개발) ▲이기선(주)티엘론 이사(발포폴리에틸렌 보온재의 현재와 미래-화재안정성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김태한 연구소장은 최근 파라텍이 자체개발한 논-인터록 밸브 기술을 소개했다. 국내 스프링클러설비는 크게 습식과 준비작동식 등으로 나뉜다. 습식 스프링클러설비는 1차 측과 2차 측 배관까지 소화수로 채워진 반면 준비작동식은 1차 측 배관은 물, 2차 측 배관은 대기압으로 차 있다.

 

습식 스프링클러는 열에 의해 헤드가 개방되면 바로 방수하지만 준비작동식은 두 개의 화재감지기가 동작한 후 솔레노이드 밸브가 열려야 물을 방사한다. 2차 측으로 물을 보내기 위해선 화재감지시스템의 동작을 거쳐야 하는 셈이다.

 

김 소장에 따르면 업계에선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설비가 습식보다 작동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데 지하주차장엔 동파 우려로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가 많이 구축된 실정이다. 논-인터록 밸브는 습식과 준비작동식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없앤 최신 기술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태한 연구소장은 “논-인터록 밸브는 화재감지기는 물론 열에 의한 헤드 개방으로 2차 측 공기압이 줄면 밸브 내 액추에이터가 이를 감지해 물을 2차 측으로 보낸다. 전기신호 없이도 소화수를 방사하는 셈”이라며 “동파는 방지하고 동작은 빠르게 하는 습식과 준비작동식의 장점만 모은 제품이다. 수신기에서 밸브 연동정지를 하는 휴먼 에러에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고병용 팀장은 부식억제제 투입이 실제 부식방지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했다. 고 팀장은 “동관과 강관 내부에 규산염계 부식억제제와 전해환원수를 섞은 제품을 투입했더니 구리 표면에 보호막이 형성된 걸 확인했다”며 “이 보호막은 구리 표면에 치밀하게 흡착돼 염소이온의 접근을 차단하고 산화반응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십건의 누수가 발생한 공동주택 6개 단지에 부식억제제를 투입한 결과 주입 후 한 건의 누수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부식억제제는 부식을 방지하는 가장 적정한 대안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외국처럼 정기 소방점검 때 배관의 부식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지훈 책임매니저는 “소방배관에 부식이 발생하면 누수로 인한 수손피해, 방사압력 불충분으로 화재 시 진압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는 화재확산과 대형 인명피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엔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 종합점검이나 작동점검을 하도록 규정하지만 세부 점검항목에 부식에 관한 사항은 없다”며 “미국의 경우 5년 주기로 배관 내부를 육안으로 점검하고 독일은 내시경과 초음파검사를 한다. 우리나라도 배관의 부식 상태를 점검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기선 이사는 2021년 천안 화재사고와 지난 8월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 시 확산 요인으로 지목된 발포폴리에틸렌(PE) 보온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이 이사는 “현재 보온재는 대부분 발포PE와 고무발포를 사용한다”며 “인천 청라 화재 이후 조사했더니 보온재도 물론 불이 번지는 데 일정 역할을 했지만 마감재인 매직테이프를 시공한 경우 더 많은 양의 연기가 발생하면서 급격히 연소한 걸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9일 발생한 전북 전기차 화재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온재 자체보단 시공방법이나 소방시설 작동 여부가 화재확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당장 발포PE보온재에 화재안전성을 강화하는 건 어려움이 따른다”며 “현재 사용 중인 매직테이프를 준불연급으로 대체하고 보온재 위에 준불연성을 갖춘 보호재를 덮는 방식 등이 대체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김영호 박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STS304와 동일한 수준의 내식성을 갖는 새로운 철강 소재 STS290, 홍석표 교수는 배관 접합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번 세미나의 풀영상은 <FPN/소방방재신문>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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