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시도하는 방화사건으로 건물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었다면 소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건물주에게도 배상 책임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지난 2010년 총 28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삼성동 방화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건물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대성)는 지난 1일 삼성동 방화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11명이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200여만원을 배상하라’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화재 발생 당시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피해자들이 화재가 발생 사실을 즉시 알지 못했고 이로 인해 대피와 신고가 늦어졌다"며 "소화시설의 하자가 피해 확대의 원인으로써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건물주도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화재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제3자의 방화로부터 비롯된 점을 고려한다”며 건물주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지난 2010년 11월 발생한 삼성동 방화사건은 K모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이혼한 전 부인의 근무처를 찾아가 소란을 피우며 시너 등으로 분신한 사건이다.

당시 화재로 인해 불이 건물 내부로 옮겨 붙으며 건물주 등 총 4명이 사망했고 건물주를 제외한 피해자 3명의 유족들은 건물주의 유족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고 기자 g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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