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휩쓰는 대형산불, 대응 전략은?”… 머리 맞댄 전문가들민주당 재난특위, 국회 의원회관서 대형산불 세미나 개최
더불어민주당 재난재해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반복되는 대형산불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대형화되는 산불 피해 최소화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영주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공간지능 그리고 재난 대응의 입체적 지도(서범석 한국AX산업협회 재난분과 위원장) ▲산불 진화의 새로운 방안 제안(이윤근 더불어민주당 재난재해특위 부위원장) 등이 발표됐다.
이영주 교수는 산불 대응과 동시에 신속한 인명 대피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최근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산불로 인해 30여 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산불 사망자(14명)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이 교수는 “건물 화재 시 소방이 골든타임을 7~10분으로 잡는 건 이 시간이 지나면 플래시오버 등으로 불길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일반 건물 화재와 달리 산불은 골든타임을 적용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를 알아도 현장에 빨리 도착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대형산불은 속초와 강릉 등 동해안에 집중됐지만 최근엔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형산불 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확산 속도 역시 빨라져 대응과 동시에 선제적 대피 체계를 가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선제적 대피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신속한 전파 체계를 꼽았다. 이 교수는 “해당 지역 주민에게 산불과 대피 정보를 빠르게 전파하는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고령자 등 자력 이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이동 수단이나 조력자 확보가 필요하고 원거리 대피 시 임시 대피소 등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산불 지휘체계와 관련해선 전면적인 개편보다 현행 체계의 합동 지휘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교수는 “수년간 지휘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왔는데 이걸 다시 바꾸려면 또다시 안정화를 위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며 “대형산불이 발생하면 그 지역 자원을 총동원하게 되는데 어느 한 기관에서 단독으로 모든 상황을 지휘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지휘체계를 (산림청에서 소방청으로) 바꾸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며 “소방의 경우 수십㎞ 떨어진 화선을 보면서 군사 작전하듯 수천 명 이상을 지휘한 경험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방이 안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 역할을 맡고 싶다면 잘할 수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며 “산불 재난 주관기관은 진압뿐만 아니라 예방과 대비, 수습, 복구 등 전 과정을 관리하는데 산림청은 예방ㆍ대비, 소방청은 대응만 맡을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범석 위원장은 AI 기반 공간지능 시스템 구축을 산불 대비ㆍ대응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과거 재난 대응은 2차원 지도와 사후 기록에 머물러 있었고 기상청과 지자체, 소방본부 데이터가 각각 분리돼 통합적인 상황 판단이 어려웠다”며 “지리정보시스템과 AI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재난 확산을 예측하고 최적의 대피 경로를 제시하는 공간지능 체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는 위성과 드론, 라이다,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을 통한 다층적 데이터 수집 체계를 예로 들었다. 위성이 수백㎞ 상공에서 산불의 양상을 파악하고 라이다 등 센서가 위성이 보지 못한 사각지대를 정밀 스캔해 지표면 잔불이나 구조대상자 위치 등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그는 체계 구축을 위해 “전국 단위 디지털 트윈 구축과 데이터 샌드박스 개방을 통한 민간 참여 확대, 위치 기반 알림 서비스 고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윤근 부위원장은 신속한 산불 대응 방안으로 공군에서 운용 중인 고정익 항공기 C-130 도입을 주장했다. 초속 20m의 강풍이 몰아치는 상황에선 헬기 운용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위원장에 따르면 C-130은 초속 25m로 강한 바람이 불어도 운용이 가능하다. 특히 탑재된 진화 탱크 용량은 1만2천~1만5천ℓ로 헬기보다 훨씬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다.
그는 “공군은 10여 대의 C-130을 보유하고 있다. 공군과 협의해 산불 집중 시기인 3~5월 사이 산불 진화 장비를 장착한 C-130 운용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고정익 항공기 활용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지만 강풍과 야간 상황에서는 고정익 항공기 외엔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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