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건축자재 화재안전 강화 법안 국회 토론회… 어떤 의견 나왔나염태영 의원 주최, 오마이뉴스ㆍ대한민국 건설 똑바로 범국민대책위원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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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경기 수원무)이 주최하고 오마이뉴스와 대한민국 건설 똑바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한 ‘국민 생명을 지키는 건축법 개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 토론회 영상 캡처 |
[FPN 박준호 기자] = 최근 국회에서 건축자재의 화재안전성을 크게 강화한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제도의 실효성과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경기 수원무)이 주최하고 오마이뉴스와 대한민국 건설 똑바로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한 ‘국민 생명을 지키는 건축법 개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선 박승흡 대한민국 건설 똑바로 범국민대책위원회 이사장이 좌장, 김효범 한국화재감식학회 연구소장이 발제를 맡았다.
패널로는 ▲김상규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품질ㆍ기술본부장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이정훈 세종사이버대학교 재난안전학부 교수 ▲이인호 국토교통부 건축안전과 사무관 ▲오희택 L-ESG 평가연구원 사무총장 등이 나섰다.
<FPN/소방방재신문>이 발제자와 패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소방시설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 건축자재 화재안전성 높여야”
김효범 한국화재감식학회 연구소장
공장이나 창고는 빠른 시공과 저렴한 가격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로 많이 지어진다. 그러나 이 자재에 가연성 유기 단열재가 많이 쓰여 건물 내부로의 화재 확산, 유독가스 발생 등 지적이 이어져왔다. 소방시설에만 의존하는 현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건축자재의 화재 성능과 구조 내화성이 확보돼야 신속한 대피, 빠른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
공장이나 창고는 가연물과 위험물이 많고 소방설비 적용이 어려워 화재 확산 위험이 크다. 또 서로 밀집해 옆 건물로 확산할 수 있다.
내화구조는 화재에 견디는 성능을 말한다. 화성 아리셀 공장은 23명이 사망할 만큼 큰 화재였는데도 주변으로 번지지 않았다. 내화구조로 시공됐기 때문이다. 반면 내화구조가 적용되지 않은 2024년 김포 공장은 인접 건물로 불이 확산해 10개 동이 전소됐다. 내화구조 여부에 따라 화재 확산 위험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셈이다.
현행법상 공장은 2천, 창고는 500㎡ 이상이면 주요구조부와 지붕을 내화구조로 시공해야 한다. 밀집한 산업단지 내 공장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공장이나 창고시설은 규모와 상관없이 지붕을 내화구조로 해야 한다.
천안 불당동, 청라 지하주차장 화재는 배관 보온재로 불이 확산한 사례다. 7명이 사망한 대전 현대 아울렛 지하주차장은 화재에 취약한 우레탄 단열재가 쓰여 피해가 컸다. 지하공간은 외부와 밀폐된 공간으로 유독가스가 축적되기 쉽고 소방차 접근이 어렵다. 이뿐 아니라 전기차 등으로 인해 지하공간의 화재 하중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하주차장 내ㆍ외부에 사용되는 마감 재료와 단열재, 필로티ㆍ지하층에 설치하는 배관ㆍ배관 설비 단열재는 불연재료로 해야 한다.
내화채움구조는 건축물 내부 배관이나 전선 등 관통부를 통해 화염이나 연기가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설치한다. 하지만 내화채움구조 관리 주체는 건축, 전기, 소방으로 분산돼 있어 부실시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내화채움구조의 설치가 의무화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한국화재감식학회가 조사한바 무려 39곳에서 내화채움구조가 시공되지 않은 걸 확인했다. 이에 내화채움구조 설치ㆍ구조에 관한 기준과 설계ㆍ공사감리를 ‘건축법’에 명문화하는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인명피해 위험 낮은 소규모 공장까지 강제하는 건 지나친 규제”
김상규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품질ㆍ기술본부장
유기 단열재에 불이 닿으면 폭발하는 줄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많은 노력 끝에 화재 안전에 적합한 유기 단열재를 생산 중이다. 지난해 입법 예고된 이 ‘건축법’ 개정안은 우리 업계엔 충격과 공포였다. 화재 안전도 중요하지만 이 법이 개정되면 천여 명이 실직한다.
불티와 불꽃의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공장이나 창고 지붕을 내화구조로 하는 건 지나친 규제다. 인명피해 위험이 낮은 소규모 공장까지 일률 강제하는 건 지나치다. 지붕의 내화구조 의무화보단 종합적인 방어 성능 확보가 적당하다.
지하공간 단열재와 필로티 구조 배관 보온재 개정 사유를 보자. 규정이 미비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품질인정제도가 잘 정착돼 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게 있다. 화재 시험은 재료와 성능시험으로 나뉜다. 재료 시험은 재료를 조각내서 얼마나 잘 타는지 보는 거다. 성능시험은 실제로 건물을 지어 테스트한다. 그런데 그라스울 등 불연재료는 성능시험을 다 면제해 준다. 이것도 성능시험을 해야 한다.
소규모 공장과 창고는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이 아니다. 이런 곳까지 지붕을 내화구조로 하는 건 문제가 있다. ‘건축법’ 강화 이전에 건축물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더 중요하다.
“일괄 강화보단 단계적 접근 필요”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전체 산업재해의 80%가 영세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화재도 마찬가지다. 대형 공장엔 엄격한 안전의 잣대를 적용하고 소규모 시설엔 낮은 형태의 안전 기준을 적용해야 할까. 이에 반대한다.
공동주택 거주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조금 더 안전한 구조와 재료로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고를 줄이는 방법 중에 도미노 이론이라고 있다. 한 도미노가 무너지면 하나씩 쓰러져 끝까지 간다.
중간에 조금이라도 불완전한 행위를 제거하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고 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다. 국민에겐 조금 더 안전한 시설을 설치해주는 게 안전성 측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화재 예방을 위해 한 번에 개정하기보단 단계별로 과제를 찾아 노력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먼저 내화구조 시스템을 정착시킨 후 준불연 단열재 의무화를 개정하자고 제안 드린다.
“소화배관 외에 다른 배관에도 화재안전규정 적용해야”
이정훈 세종사이버대학교 재난안전학부 교수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는 불에 잘 타는 내장재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 현재는 내화성이 크게 향상돼 안심하고 지하철을 타고 있다.
지붕에 내화구조를 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화재가 발생해도 건물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 배관 속에 전부 물이 지나가기에 겨울철 얼 수 있다. 따라서 보온재를 써야만 한다. 그러나 불에 잘 타는 보온재가 많다. 현재 소화배관에만 난연 규정이 있다. 다른 설비 배관에도 이를 확장해야 한다. 그러면 지하주차장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대구 지하철 참사처럼 한 번에 크게 안전이 강화되진 못하겠지만 단계별로 진행하다 보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기관장, 공무원은 문책당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더라도 건축자재의 내화성능 등 안전에 대해 약간의 비용을 더 투자하면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모든 공장ㆍ창고 지붕 내화구조, 고민해봐야”
이인호 국토교통부 건축안전과 사무관
국토교통부는 품질인정제도, 샌드위치 패널 단열재의 준불연 등급 의무화 등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건축물에 대해 규제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있어 보인다.
지붕의 내화구조는 2020년부터 시행됐다. 내부에서 구조 활동을 하던 소방관이 부상한 적이 있어 개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염태영 의원님께서 발의한 취지는 인접 건물로의 확산 방지다. 그 방법론을 꼭 모든 공장 지붕의 내화구조로 가져가야 할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인접 건축물이 몰린 지구는 방화지구 등으로 할 수도 있다.
배관 보온재는 청라 아파트 화재 때 많이 이슈화됐다. 국토교통부는 배관 보온재의 화재 확산 방지 구조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한 상태라는 점을 말씀을 드린다. 내화채움구조도 부실시공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제도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어떤 건지 검토 중이다.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어… ‘화재안전특별법’ 고민해야 하는 시점”
오희택 L-ESG 평가연구원 사무총장
1971년 서울 대연각 호텔에서 불이나 191명이 사망했다. 당시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54달러였다. 지금은 1인당 4만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런데도 몇십 년째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대형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화재안전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잠해진다. 2015년 제2롯데월드 준공을 앞두고 내화채움구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결국 부실시공이 밝혀져 지하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전부 재시공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품질인정제도가 운영되는데도 현장 점검을 했더니 100% 부실시공이었다.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많이 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그런데도 줄지 않아 국토교통부에서 ‘건설안전특별법’을 준비 중이다. 화재안전 문제가 지지부진하고 답보 상태라면 이젠 ‘화재안전특별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