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넛크래커(nutcracker)’라는 말이 경제계에서 유행하고 있다. 넛크래커란 호두를 양면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한다. 우리나라 경제나 개별 기업들이 중국과 일본의 협공을 받아 마치 넛크래커 속에 끼인 호두처럼 되고 있다는 절박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부분야도 넛크래커에 끼인 호두처럼 절박한 상황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60~70년대 경제·사회발전을 선도했던 위상은 사라지고 민간분야가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며 요구하고 있다. 민간과 경쟁하고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부 고유의 업무는 없다 … 민간과 경쟁
소방방재청은 2004년도에 출범한 신설조직이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재나 풍수해 등의 재난을 다스리는 조직이다. 많은 조직 구성원들은 소방·방재라는 고유한 업무영역을 가지고 있으므로 조직이 오래 생존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재난이 발생하면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니까 늘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큰 착각일지도 모른다. 현재 잘 나가는 민간의 택배회사나 보안회사는 과거에 고유한 정부업무영역이라 생각되던 우편업무와 경찰업무였다. 오늘날 국민들은 어쩌면 이 민간회사들을 정부보다 더 신뢰하며 사랑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간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효율적 조직을 만들어 조직의 지속적 생존을 추구하는 것이 혁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소방방재청은 이러한 경쟁과 고객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했다. 작년에 혁신역량과 고객체감 혁신성과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50개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혁신평가결과도 좋았다. 급격한 혁신성장으로 혁신도약상을 받았다. 부처 순위가 전년도에 비하여 32단계 상승했고, 혁신단계는 3단계에서 5단계로 단번에 2단계 도약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로 통합 복구지원시스템'이 지난해 11월 정부혁신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사실 '하나로 통합 복구지원시스템'은 과거에 7개 중앙부처와 광역·기초 자치단체가 관여하는 복잡하고 민원이 많은 풍수해 피해복구 지원프로그램이었으나 고객 및 효율성 관점에서 소방방재청에서 한번에 처리하는 간편하고 신속한 프로그램으로 혁신했다.
보고싶지 않은 현실도 보고 도전하라
다음으로 '혁신브랜드 u-119'는 지난해 11월에 정부 10대 혁신브랜드로 선정되면서 장려상을 받았다. '혁신브랜드 u-119'는 민간분야와 협력하면서도 경쟁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질병자,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첨단 it기술과 바이오·의료기술을 바탕으로 개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어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특허를 받고 나아가 국제특허 출원 및 수출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시오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려고 한다"고 쓰고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현실만 보면 당장은 안심되겠지만 미래는 없을 것이다. 올해에는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올바로 보면서 새롭게 도전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