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신희섭 기자] = 현행법에 따라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 한정된 업무에만 사용할 수 있는 소방헬기를 지자체에서 시의원과 외국인의 현장 시찰, 행사 축하비행, 각종 카메라 촬영 등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경기 김포을, 행정안전위원회)은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방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 15개 광역지자체 중 8곳에서 자체 규정을 만들어 소방헬기를 남용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소방헬기가 법정 업무 이외의 용도로 사용된 횟수는 총 11번이다. 중앙119구조본부가 카메라 촬영을 위해 소방헬기를 4번 사용했고 부산이 시정업무와 행사지원으로 4번, 전북이 시정업무지원으로 1번, 경북과 경남이 행사지원으로 각각 1번씩 사용했다.
현행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에서 소방헬기는 ▲인명구조 및 응급환자의 이송 ▲화재진압 ▲장기이식환자 및 장기의 이송 ▲항공 수색 및 구조 활동 ▲공중 소방 지휘통제 및 소방에 필요한 인력ㆍ장비 등의 운반 ▲방역 또는 방재 업무의 지원 등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남용된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부산의 경우 지난해 1월 시의원 5명이 관내 관광단지 등을 현장 시찰한다는 명목으로 소방헬기를 사용했다. 또 올해 4월에는 부산시 공무원을 비롯해 외국인 투자 관계자들이 현장을 둘러본다며 소방헬기를 썼다. 해맞이 행사 축하비행에도 지난해와 올해 1월 각각 소방헬기가 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은 지난해 8월 전북도청 공무원과 지역 행사 유치 관련 외국인 관계자가 소방헬기에 탑승했다. 경북의 경우 올해 6월 도청 공무원들이 울릉도에서 열리는 독도수호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를 사용했고 경남은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의 축하비행을 위해 동원했다.
중앙119구조본부도 소방의 날 홍보와 방송사 취재 등을 이유로 각종 카메라 촬영을 위해 소방헬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철호 의원은 “소방헬기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업무에 사용되는 장비로 아무 일이 없어도 긴급한 상황 발생을 대비해 24시간 긴장하면서 비상대기 해야 한다”며 “소방헬기가 현장시찰용과 지자체의 보여주기식 축하비행 등에 사용된 것은 명백히 현행법을 위반한 것으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소방헬기가 고유 목적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지자체는 문제 규칙을 조속히 올바르게 개정해야 한다”며 “지자체 소방본부 역시 소방헬기 출동내역을 국민에게 상시 공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