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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는 생명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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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 이기환 차장 | 기사입력 2010/08/27 [13:13]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

소방방재청 이기환 차장 | 입력 : 2010/08/27 [13:13]

지난 2002년 1월 29일 11시56경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군산시 개복동 유흥주점 ‘대가’ 화재사고는 창문이나 환기구조차 없는 불법 개조한 3층 건물에서 일어났다. 내부통로는 60~80㎝. 미로게임을 연상시키며 겨우 한명만이 오고 갈 수 있는 정도로 좁았다.

주인은 불법으로 개조하고 영업을 하면서 종업원들을 감금시켜놓고 윤락을 강요했다.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고 쇠창살로 창문을 모두 막아 버렸다. 유일한 출구인 1층마저 잠금 장치가 되어있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1999년 10월 30일 18시 57분경 인천호프집 화재사고. 이 사고 역시 지하1층 지상4층인 지하노래방 건물에서 불장난 하다 바닥에 뿌려놓은 신나에 불이 붙어 내부 장식재인 우레탄 등이 소실되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하여 농연과 불길이 계단과 피트를 통하여 2층 라이브 호프집으로 확산되었다. 비상구가 막혀 있어, 사망56명, 부상 81명 총 13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기억조차 하기 싫은 후진국형 화재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아직도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이 화재사고는 비상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참사라고 할 수 있다.

비상구는 단순히 주출입구 반대편에 위치한 형식적인 출입구가 아니다. 비상구는 건물 내부에서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를 대비하여 인명대피용으로 설치한 출구를 말한다. 그래서 우리가 비상구를 ‘생명의 문’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상구에 대한 우리의 안전의식은 앞서 말한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상구 장애물 방치나 폐쇄로 인하여 대형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을 보도매체를 통하여 수없이 보고, 듣고도 여전히 우리는 안전 불감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현주소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 3월 6일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는 화재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10%이상 줄이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며 이를 위해 중점과제를 선정해 다양한 안전관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비상구에 대한 안전관리를 가장 최우선의 과제로 선정해 중점 관리하고 있지만 소방력을 활용한 현장점검, 각종 매체를 이용한 지속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비상구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국민들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함으로써 비상구확보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확산시키고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비상구 신고포상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6월말 현재 6,158건이 접수되어 1,090건에 대해 포상금이 지급되었다. 이 제도 시행을 통해 비상구 안전관리가 이전보다는 많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우리의 안전의식 생활화이다.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의 방치, 적치와 비상구폐쇄가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이뤄져 간접 살인행위를 일으키는 장본인이 되고 있다.

안전의식과 그 실천이 다중이용업소 관계자는 물론 업소를 찾는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지름길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소방방재청 이기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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