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속담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소방방재청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소방복제 개선 사업을 보면 왜 이 속담이 떠오르는 것일까?
지난 2009년 소방공무원들의 복제는 오렌지색 제복에서 지금의 흑색 활동복으로 한차례 개선된바 있다. 당시 복제를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소방방재청은 국내 유명 대학과 기업이 함께 연계돼 있는 산업협력단에 1억 2천여만원의 정책연구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개선된 활동복을 지급받은 소방공무원들은 편의성만 고집하다 제복공무원의 품위가 실종됐다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옷감에 대한 문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일선 소방공무원들의 불평불만을 인지하고 있던 소방방재청은 제복으로 인해 실추된 소방공무원들의 품위 개선을 명목으로 2년여 만에 또 다시 소방복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번에는 활동복의 대대적인 교체가 아니라 오렌지색 기동복을 신설해 소방공무원들의 일체감과 상징성을 높여 그간 실추되었던 소방공무원의 품위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소재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 소방공무원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소재를 선택해 복제를 만드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 소방방재청의 계획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 소방방재청에서 고려하고 있는 소재 중 하나 즉,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활동복의 소재를 파악하고 보면 실망스러움만이 앞선다. 복제 관련 취재를 진행하던 중 알게 된 사실이지만 활동복에 사용되고 있는 폴리프로필렌은 쉽게 말해 마대자루를 만드는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과거 우리나라가 못살던 시절 의류용 소재로는 사용됐지만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소재라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소방공무원들에게 복제를 지급하기 앞서 편의성이 아닌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된다고 한다. 소방공무원 직업 특성에 맞도록 열에 강하고 활동성 또한 높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기준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편의성만 강조된 소재의 선택으로 정작 소방공무원들의 업무 특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더욱이 일선 소방공무원들조차 편한 것만 찾고 있으니 말이다. 아직 신설되는 기동복의 소재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9년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둘 다 놓쳐 버린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 2차 복제 개선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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