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집중조명]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책 판도 바뀌나… 실증 연구결과 초미 ‘관심’

LH 연구용역 수행한 KCL ”전기차 화재, 스프링클러로도 충분”
“하부 소화시스템 열폭주만 감소될 뿐, 확산 효과는 차이 없어”
“스프링클러 기준 강화하고 반응속도 앞당겨야” 개선 방향 제시
전문가들 “추가 실증실험 확대하고 점검 등 관련 대책 마련해야”
소방청 “기존 소방시설 보완, 혼란 주는 가이드라인도 고칠 것”

광고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4/05/20 [11:14]

[집중조명]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책 판도 바뀌나… 실증 연구결과 초미 ‘관심’

LH 연구용역 수행한 KCL ”전기차 화재, 스프링클러로도 충분”
“하부 소화시스템 열폭주만 감소될 뿐, 확산 효과는 차이 없어”
“스프링클러 기준 강화하고 반응속도 앞당겨야” 개선 방향 제시
전문가들 “추가 실증실험 확대하고 점검 등 관련 대책 마련해야”
소방청 “기존 소방시설 보완, 혼란 주는 가이드라인도 고칠 것”

최영 기자 | 입력 : 2024/05/20 [11:14]

▲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남부본부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 연구보고회 및 토론회’가 열렸다.   © 최누리 기자

 

[FPN 최영, 최누리 기자] =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상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설비만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면 인접 차량으로의 확산은 방지할 수 있다는 실증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기차의 위험을 고려한 과도한 시설 규제보단 소방시설의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17일 경기남부본부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 연구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화재 안전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보고회에선 전기차 화재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도 이어졌다. <FPN/소방방재신문>이 토론회 현장을 집중조명한다.

 

“상부 스프링클러만으로도 화재 확산 없었다”

▲ 김형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구역 소방시설 개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지난해 7월 LH로부터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구역 소방시설 개발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하 KCL)은 이날 그간 수행한 실증실험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KCL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진행된 소화실험에선 실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재현해 인접 차량 간 화재 전이가 발생하는지 등을 중점 확인했다. 

 

상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을 때와 하부 주수 시스템을 추가 설치했을 때 등의 상황을 2단계(1열, 2열 배치)로 구분하고 모두 4차례의 실물 실험을 수행했다. 

 

상부 스프링클러와 하부 소화시스템을 추가 설치했을 땐 배터리의 열폭주를 약 50%까지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재가 옆 차량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에는 상부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을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전기차 화재를 제어하기 어려워 추가 설비를 하부에 구축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그간의 인식을 깨버린 실험 결과다.

 

실험을 수행한 KCL의 김형준 수석연구원은 “지하주차장의 전기차 화재 지연효과를 볼 때 화재 전이율의 경우 하부 주수량이 증가할수록 전기차 배터리 팩의 화재 발생 저감 효과는 확인됐다”며 “열폭주 시간 역시 하부 주수량이 증가할수록 지연되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접 차량의 화재 전파 차단 효과는 모든 실험에서 전이 차단에 성공하면서 하부 주수 없이 상부 스프링클러 헤드만을 통해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파 차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CL은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전기차 충전구역 소방시설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프링클러설비는 방수량을 현재와 같이 K80(분당 80ℓ 방수 헤드)의 일반적 방수량 헤드를 적용하거나 K115(분당 115ℓ 방수 헤드)를 달도록 개선하고 반응속도는 일반 헤드보다 더 빠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조기반응형으로 바꾸는 방안을 내놨다.

 

김형준 수석연구원은 “실제 스프링클러 헤드의 주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K80 헤드의 앞단과 뒷단의 헤드 간 거리를 2.6m, K115 헤드는 3.1m의 이격하면 실증실험 데이터베이스와 같이 재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화재 감지기의 경우 기존 차동식 감지기가 아닌 아날로그 연기식과 열감지기로 개선하고 방호구역 인근에는 질식소화포와 하부주수 관창을 비치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내놨다.

 

전문가들 “다양한 시나리오 통한 실증실험 더 필요”

▲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승철 한국화재소방학회장  © 최누리 기자

 

이승철 한국화재소방학회장이 좌장으로 나선 전문가 토론에선 주차장의 화재안전 설비와 소방시설점검 제도개선 방향 등에 대한 분야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고병용 LH 공공주택시설처 팀장, 정홍영 소방청 제도계장, 강윤진 전국대학소방학과교수협의회장,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 김대수 한국안전인증원장, 정홍구 현대건설 팀장, 오양균 계룡건설 상무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더 많은 실증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소방시설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점검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강윤진 전국대학소방학과교수협의회장이 말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강윤진 회장은 “이번 연구에선 소방시설 등을 최상위 조건의 정상 상태를 가정하고 실험했지만 현실에선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며 “향후에는 최하위 조건으로 실험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이 말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박경환 회장은 “이번 실험은 화재가 옆 차량으로 넘어가는지에 초점을 뒀지만 화재에 대응하기 힘든 소방관의 입장에서 완전한 진압을 고려하거나 제어의 관점 역시 좀 더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가 적용됐으면 좋겠다”며 “하부 살수 장치는 유지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기술적으로 고려할 것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오양균 계룡건설 상무가 말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오양균 상무는 “최근 설계단계와 인허가 과정에서 심의위원분들이 전기차 관련 부분을 제한하는 일이 많다”며 “각종 가이드라인이 현실에서 맞는 것인지 테스트를 정확하게 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 고병용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시설처 팀장이 말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고병용 팀장은 이번 연구의 시사점을 강조했다. 고 팀장은 “그동안 전기차 화재는 소방인력과 소화수가 더 필요하다는 등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전기차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번 실험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며 “현재 소방시설의 성능에 대해서도 다시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상부 주수 시스템에서 과연 어떤 성능이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등 제로베이스에서 시작을 해야 한다”며 “상부 주수만으로 화재 전이가 완벽하게 차단되는지에 대해 검증실험을 더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 김대수 한국안전인증원장이 말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김대수 원장은 “열, 연기 감지기의 작동시간 체크가 필요하고 스프링클러설비도 습식과 준비작동식의 시간 비교 등을 해야 한다”며 “굉장히 많은 양이 발생하는 연기는 소방대의 활동을 어렵게 하는 만큼 제연설비의 미작동 상황을 고려한 실험도 이뤄져야 효과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방시설 작동 위한 점검 대책도 중요”

▲ (왼쪽부터) 오양균 계룡건설 상무, 고병용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시설처 팀장, 김대수 한국안전인증원장  © 최누리 기자

 

전문가들은 주차장 스프링클러설비의 효용성을 검증한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소방시설의 작동을 보장할 수 있는 관리적 측면의 대책 필요성도 강조했다.

 

오양균 상무는 “시설의 관리나 점검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면 오작동이 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스프링클러만으로도 화재 제어가 되기 때문에 관련 교육과 인력 등의 유지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병용 팀장은 “시설의 작동을 위해선 점검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대부분의 지하 주차장이 프리액션 밸브로 적용돼 있는데 감지기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선 철저한 점검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준비작동식은 밸브를 개방해 2차 측까지 물을 다 넣어보는 게 맞지만 현재 점검에선 개방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실제 전문가에 의해 1차 측과 2차 측이 점검되도록 하는 등 밸브의 개방 여부를 확실히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수 원장은 “설계와 시공을 아무리 잘한다 해도 작동이 제대로 안 되면 소용이 없다”면서 “준비작동식이나 습식 얘기를 많이 하지만 왜 우리는 시설을 신뢰하지 못하는가를 따져보면 유지관리에 대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산발적으로 등장하는 안전기준도 문제”

▲ (왼쪽부터) 정홍구 현대건설 건축주택기술실 팀장, 고병용 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주택시설처 팀장  © 최누리 기자

 

토론회에선 전기차 위험을 우려해 검증 없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는 관련 규제와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정홍구 팀장은 “최근 주차장법이나 지자체별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것을 보면 방화구획을 3면으로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제시되고 있지만 사업성 측면의 비용 증가는 차치하더라도 주차장의 형상 등 건축적 특성을 고려한 유연성이 없다”며 “연기에 의한 인명피해와 진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방화구획이나 방화스크린 같은 확산방지 조치와 제연설비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용 팀장은 “사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최대 열방출율은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보다 훨씬 높고 건축물의 소방시설 설계 목적이 소방대가 오기 전까지 화재를 제어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3면 방화구획이나 물막이판 등을 규정하는 가이드는 최초 성능위주설계 대상물에 대해서만 적용했음에도 지금은 공동주택에도 들어와 있다. 인천에서도 3면 방화구획을 하도록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소방시설 등이 작동되지 않는 최악의 조건을 고려해 운영되는 것은 안된다”며 “특히 3면 방화구획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런 부분들은 합리적인 실험을 통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방청 “가이드라인 고치고 현실적 방안 찾을 것”

▲ 정홍영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 제도계장  © 최누리 기자

 

토론자로 나선 정홍영 계장은 전기차 화재 안전과 관련한 범부처 대책을 설명하며 소방청이 구상 중인 관련 제도의 개선 방향을 알렸다.

 

정 계장은 “정부는 전기차 화재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방청에선 연구용역과 대응 기술 개발, 가이드라인 정립 등을 통해 화재 안전 확보를 주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도개선과 여러 가지 아이디어, 실용화 기술이 상당히 많이 나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잘 꿰어서 확실한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든 제도를 개선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선택과 집중으로 일정한 시나리오와 어느 정도 수준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스프링클러설비를 강화한다면 조기반응형을 설치하도록 하고 주수량을 늘린다면 여기에 맞춰 대응 기술까지 개발해 연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한다”면서 “소방과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제도개선안이 일맥상통하게 이어져야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전기차 화재가 큰 이슈가 되면서 실증실험이나 R&D 등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급하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여러 방안을 찾다 보니 다양한 방식이 나왔지만 실증실험이 이뤄지고 R&D 등의 결과가 나오면서 하나하나씩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영 계장은 또 “시설 기준 규정은 당연히 법령에 넣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최근 국토부와의 건축 소방실무협의체를 통해 지하 대공간에 대한 방화구획을 5천㎡로 하는 방향을 합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부적인 시설 기준은 화재안전 기준이나 KC 등 여러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가이드라인은 법령으로 정하기 힘든 부분들, 충전구역의 위치나 출입구와의 이격 등을 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현장에선 혼란이 많아 시간적 여유가 없기에 최소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화재안전기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정리해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정 계장은 이번 실증실험 결과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스프링클러설비의 상부만 주수하는 것과 하부 주수를 함께 하는 시설을 비교했을 때 화재 제어에 있어 극단적인 차이가 있거나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하부 주수 방식이 검증이 됐다고는 보기 힘들고 해외에서도 관련 기준이 정립되거나 설치된 사례가 없어 무리해서 도입하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존 습식이나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 방식을 좀 더 보완해 신뢰도를 높이고 감지기나 방사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향을 가져가고 있다”며 소방 관련 법규 정립의 방향성을 예고했다.

 

 

최영, 최누리 기자 young@fpn119.co.kr  

소다Talk
[소방수다Talk] “안전교육 일타강사 나야, 나” 시민 안전의식 일깨우는 안전체험교수
1/8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