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국정감사가 3년 동안 외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중앙119구조단에서 단 3시간만에 속전속결로 막을 내렸고 지난해도 천안에 소재한 중앙소방학교에서 외부 감사를 벌이면서 시간에 쫓겼다는 뒷말이 많았다.
18일 열린 올해 국감 역시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진행되면서 3년째 외부에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보기드믄 상황이 연출됐고 오후에는 훈련 참관으로 소소하게 막을 내려야만 했다. 국회라는 둥지를 떠나 열리는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감사를 받는 피감기관 입장에서는 줄어드는 의원들의 질의 시간 때문인지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흐른다. 하지만 이 상황을 바라보는 기자 입장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민생 국감을 펼치겠다던 국회의원들의 당초 마음가짐과는 달리 국감 장소부터 이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국정감사 생중계도 없었고 국회 홈페이지에는 영상회의록도 남지 않았다. 국감 당시에도 기관 관계자들은 현장이 얼마나 궁금했던지 어떤 내용이 나오냐며 연이어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고 현장을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올해는 생중계도 안했냐”며 뒷말을 꺼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감의 소재 또한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매해 나오는 지적사항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소재들을 우려먹기라도 하듯 중복되는 사안도 부지기수였다. 몇몇 의원은 사전에 취합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는지 준비된 원고를 그대로 읽기도 하고 이미 배포된 보도자료와는 논점이 다르게 엉뚱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물론 일부 의원은 참신한 소재로 눈에 띄는 열의를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소방방재청은 민생의 안전에 있어 최 일선에 있는 정부기관이다.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다양한 관련법을 시행하고 정책들을 펼친다. 이 정책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 대부분이다.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표면만을 바라볼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각적인 시각으로 문제점을 찾아내 진상을 밝히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국정감사의 본질이다. 3년째 둥지를 떠나 뒤숭숭한 분위기가 맴도는 감사 현장과 매년 되풀이되는 소재에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기자 본인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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