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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분야 공적 역할 날개 편 LH… ‘2025년 소방ㆍ방재 컨퍼런스’

LH, 올해 소방ㆍ방재 사업계획 공개… 분야 전문가 모여 의견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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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4/07 [10:06]

소방 분야 공적 역할 날개 편 LH… ‘2025년 소방ㆍ방재 컨퍼런스’

LH, 올해 소방ㆍ방재 사업계획 공개… 분야 전문가 모여 의견 교류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5/04/07 [10:06]

▲ 지난 2일 LH 본사에서 열린 ‘2025년 소방ㆍ방재 컨퍼런스’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FPN


[FPN 박준호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한준, 이하 LH)가 올해 추진하는 소방ㆍ방재 분야 사업계획의 효과적인 시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

 

지난 2일 LH 본사에서 LH 관계자와 소방 분야 산ㆍ학ㆍ언 종사자 등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년 소방ㆍ방재 컨퍼런스’가 열렸다.

 

LH가 올해 추진할 소방ㆍ방재 분야 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컨퍼런스에선 소방 분야 전문가 특강이 진행됐고 LH는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LH 업무 계획에 따른 전문가들의 의견이 개진됐다.

 

특강에는 차기 한국화재소방학회장으로 선출된 강윤진 대림대학교 소방안전설비과 교수(소방ㆍ방재기술을 선도하는 LH의 역할)와 전문 소방시설 설계업체인 (주)우원엠앤이의 장근호 부사장ㆍ안예린 수석(건축ㆍ기계ㆍ전기담당자를 위한 소방 성능위주설계의 이해 및 적용 유의사항)이 나섰다.

 

고병용 LH 소방사업팀장에 따르면 LH는 올해 ▲지하주차장 제연(배연)설비 적응성 연구 ▲지하주차장 동절기 온도분포 연구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배관 부식 방지 배관기준 수립 ▲추가 전기차 화재실증실험 ▲사업승인 요구조건 대응방안 마련 ▲소방시설물 합리적 대안 제시 등을 중점 추진한다.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 같은 LH 업무계획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중점 논의 주제는 ▲지하주차장 제연(배연)설비의 필요성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 방안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배관 부식 방지 방안 등이다.

 

이승철 한국화재소방학회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에는 ▲이영주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최영 FPN/소방방재신문 기자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 ▲오양균 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장 겸 계룡건설산업(주) 상무 ▲박진수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장이 패널로 나섰다.

 

▲ 이영주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  © FPN

 

먼저 이영주 교수는 지하주차장에 설치하는 제연설비 기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제연설비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능을 확인하는 과정에 애로사항이 있는 등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이런 인위적인 설비가 작동했을 때 연기층이 교란되면서 시야 학보가 안 되거나 오히려 연기가 더 확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능위주소방설계 심의를 하다 보면 지하주차장 제연설비 적용을 강하게 하고 있는데 이는 건축에 상당히 많은 부담을 준다”며 “불은 예측한 곳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제연설비 성능 자체에도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구축하는 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과 관련해선 충전구역 방호에만 한정 지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차 화재안전제도는 전기차 충전구역에 집중되고 있지만 전기차는 일반 주차면에 세울 수 있고 또 그곳에서의 화재 발생 비율이 더 높다”며 “전기차 충전구역이 아닌 지하주차장 전체를 보고 전기차든 일반 차량이든 불이 났을 때 화재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 예를 들면 스프링클러의 작동 신뢰성을 높이는 것 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하주차장의 화재확산을 막기 위해선 소방시설과 함께 가연성 자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 최영 FPN/소방방재신문 기자  © FPN

 

최영 기자는 “천안 불당동 등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커진 사례를 보면 천장의 가연물 등이 큰 역할을 했다”며 “사고 후 소방시설 차단 등만 문제로 떠올랐기에 이 부분에 대한 추가조사나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지는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동안 LH에서 전기차 화재진압을 위한 스프링클러 작동 시험 등을 수행했는데 천장 가연물 위험에 대한 특성을 살피는 실험도 진행해 이 자재들이 대형화재로 확대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검증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주차장 제연설비와 관련해선 피난자보단 소방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최 기자는 “지하주차장에 연기가 가득 차면 소방관들이 들어갈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진압시간이 늦어져 피해가 커진다”며 “‘소방법’에서 제연설비는 소화활동설비로 분류한다. 지하 공간 만큼은 세대 인입 구역과의 완벽한 방화구획을 전제하에 재실자가 아닌 소화활동을 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설비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경환 한국소방기술사회장  © FPN

 

박경환 회장도 소방대원 활동에 주목했다. 박 회장은 “인천 청라 화재 당시 소방대원들이 연기 때문에 2시간 후 현장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며 “소방시설 미작동으로 초기에 실패한 화재를 빨리 진압하기 위해선 소방대원들이 화점에 진입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연설비 구축은 필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스프링클러 배관 부식 문제는 해외에서 이미 많이 논의돼왔다”며 “배관의 종류를 포함해 좀 더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됐으면 좋겠고 전위차 방식의 부식 방지 시스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화재 대응과 관련해선 “차량 하부 주수 방식 등 여러 전기차 대응 장비가 많이 나오는데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국민은 과연 이 제품들이 실효성 있는지 많이 불안해한다”며 “LH와 소방청 등 공공기관이 답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 오양균 종합건설기계설비협회장 겸 계룡건설산업(주) 상무  © FPN

 

화재 시 빠른 진압을 위한 소방시설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양균 회장은 “점검과 관리만 잘한다면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조기반응식 스프링클러헤드와 아날로그 연기감지기를 적용하면 작동 시간을 최소화해 빠른 진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은 지역별로 제각기 다르게 운영되는 기준의 통일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지자체마다 화재방지와 관련해 요구하는 부분이 다르다 보니 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명확하고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박진수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장  © FPN

 

박진수 과장은 “제도를 도입할 땐 각종 법을 연계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소방청 입장에선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지하주차장 제연설비 설치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받아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링클러 배관 부식 같은 경우에도 검토를 많이 했지만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연구나 실험 등으로 입증된 게 없는 상태에서 법제화할 수는 없지 않겠나”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논의된 좋은 제안이나 추후 의견을 주시면 검토해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방재 분야 사업계획 공유와 함께 의견 수렴에 나선 LH의 공적 역할 확대 노력을 두고 전문가들의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다.

 

박경환 회장은 “LH가 지난해 전기차 화재실증실험 등의 결과를 공론화하고 컨퍼런스를 열어 토론하는 과정을 보면서 LH가 정말 화재안전 분야를 선도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도를 도입할 때 검증하고 토론하는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줬다는 것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승철 한국화재소방학회장  © FPN

 

이승철 회장은 “지난해 고병용 팀장이 전기차 화재 실험 등을 위해 강원도 삼척에 많이 왔다갔다 하는 등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도 LH가 소방 방재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소방기술 발전에 이바지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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