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 가족이나 친구, 동료가 심정지로 갑자기 쓰러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위급한 순간에 필요한 건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할 줄 아는 우리의 손길이다. 많은 사람이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라며 망설이지만 심정지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 환자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생사를 좌우한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3만명 이상이 심정지로 쓰러진다. 이런 사고는 대부분 병원이 아닌 길거리나 직장, 학교, 가정 등에서 일어난다. 뇌 손상은 발생 후 4분 만에 시작되지만 119구급대가 도착하는 데는 평균 7~9분이 걸린다. 특히 외곽 지역은 출동 시간이 더 길어 초기 응급처치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다.
필자 주변에도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 사람이 있다. 휴무 중 식당에서 쓰러진 70대 여성에게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3분 만에 의식을 회복시킨 노연주 소방관과, 수영장에서 자동심장충격기와 심폐소생술로 50대 남성을 구한 곽민석 소방관이다. 이들이 소방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단지 그 자리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 익혀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을 신속히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는 심폐소생술을 익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심폐소생술은 복장뼈 2분의 1 지점 아랫부위에 두 손을 깍지 끼고 포갠 뒤 분당 100회에서 120회 속도로, 깊이 5~6㎝까지 강하게 압박하는 방법이다. 자동심장충격기는 전원을 켜면 음성 안내에 따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 도구로 다중이용시설이나 교통시설 등 공공장소에 설치돼 있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면 소방서가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인 ‘소방안전교실’에 참여해 보시기 바란다. 이 교육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응급처치하며 대처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평소 주변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일부는 잘못하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지에 대해 걱정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선한 사마리아인법’이 있어 선의로 한 응급처치 행위를 보호한다. 즉 응급처치 중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바로 내 손끝에서 시작된다.
대구강북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사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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