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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드론 새싹들의 ‘소방기술경연대회’ 도전기-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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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소방서 최광석 | 기사입력 2025/10/02 [10:00]

소방드론 새싹들의 ‘소방기술경연대회’ 도전기- Ⅱ

서울 서대문소방서 최광석 | 입력 : 2025/10/02 [10:00]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약 두 달간의 전국 대회 준비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서울 대표가 된 우린 곧바로 다음 목표를 향한 준비에 착수했다. 전국 대회를 위한 체계적인 훈련을 위해 서울 드론 TF팀 구성원분들과 전년도 청 대회 우승 선수 등 전문가분들의 코칭을 받았다.

 

서울 대회 우승의 수준까지 왔지만 실력은 아직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남은 두 달여간 근무일 외 남은 모든 비번일을 훈련 일정으로 잡으며 각오를 다졌다.

 

기본적인 비행 능력 향상 훈련부터 공간 지각 능력 강화, 넓은 공간에서 무작위 표적에 대한 탐색 기법 숙달 등 신경 써야 할 점이 정말 많았다.

 

드론 비행 훈련을 해보지 않았다면 손가락만 움직이면 되는데 힘들 게 뭐가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우선 대회 준비에 초점이 맞춰진 드론 비행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장시간 훈련 시간에 비해 가용한 배터리는 한참 부족했다. 고속 충전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잭커리 파워뱅크 휴대용 배터리(크고 무겁다)를 사용했고 서서 조종할 수 없어 휴대용 의자도 챙겨야 했다.

 

부 조종자와 함께 경기하는 것이기에 모니터까지 준비했다(조금이나마 효과를 더 얻기 위해 LG 스탠바이미를 챙겼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있었다. 모하비 차량의 트렁크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뒷자리에 싣고 다녔다.

 

1인칭 시점을 구현하는 FPV 드론은 VR 체험처럼 고글을 착용하고 비행해야 한다. 역동적인 드론 움직임은 고글을 통해 내 눈으로 계속 꽂히고 그 와중에 숨어있는 표적을 찾아내야 하기에 30분 정도만 비행해도 멀미를 유발한다. 우린 지난해 대회 기준을 참고해 매일 수 시간 연습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 소방청장배 드론 경진대회는 지난해와 달라진 게 많았다. 기존엔 두 종목이 공개 표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엔 모두 비공개 표적이었다. 한 가지 더 달랐던 점은 지난해까지 FPV 드론 위주로 대회가 운영됐다면 이번엔 두 종목이 센서 드론으로 진행되면서 FPV 드론을 활용할 일이 줄어들었다. 

 

종목은 주간ㆍ야간 산악 수색, 화학 물질 훈련장 수색 등 총 세 종목으로 구성됐다.

 

FPV 드론을 위주로 연습한 우린 갑작스레 센서 드론(매빅2) 연습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서 드론으로 급하게 연습해보니 FPV 드론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 FPV 드론

 

▲ 센서 드론

 

같은 드론이라도 비행 성능, 기능 등이 매우 달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게다가 매빅2 드론 기체는 서대문 구조대 출동 장비로 편성돼 있어 마음 편히 연습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이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본부에서 강남 구조대의 매빅2 드론 기체를 협조받아 연습할 여건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연습할수록 매빅2로는 우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대문 구조대에서 운영 중인 매빅2 기체는 서대문 구조대에 편성된 지 5년이 훌쩍 넘은 장비다. 장애물 센서 인식 기능이나 카메라 화질, 열화상 기능 등이 타 시도 소방서에 편성된 소방드론과 비교했을 때 많이 노후됐다. 

 

강남 구조대로부터 협조받은 기체 또한 상당히 구형이었다. 두 기체 모두 출동 현장에서는 요긴하게 쓰이고 있으나 대회 기체로 참가하기엔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대회는 기체 성능 차이가 있어도 감당이 될 만한 운영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카메라 성능의 중요성이 극대화된 이번 대회 방식에서는 장비 차이가 많은 영향을 미쳐 매빅2로는 가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의지가 꺾이려는 찰나 며칠 뒤 다른 센서 드론(매빅4 프로)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사실을 TF팀에 알려 기체 변경 여부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결과 매빅4 프로로 기체를 변경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매빅2 엔터프라이즈는 카메라 화질이 1200만 화소지만 매빅4 프로는 1억 화소에 달한다. 따라서 확대 배율(매빅4 최대 24배율 / 매빅2 최대 4배율) 또한 더 높일 수 있어 광범위한 대회 장소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높은 비용이 들지만 우리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비용을 절반씩 나눠 구매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TF팀에서 총괄 역할을 맡은 허창식 주임은 선수가 아닌데도 더 높은 기능을 지닌 조종기를 따로 구매해 지원해 주셨다. 

 

우리에겐 주기적으로 날리기 위해 구매하는 거라고 말했지만 그 말씀이 맞아도 도와주려는 마음을 잘 알고 있어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되돌아보면 눈에 피로가 쌓여도 TF팀의 지원이 너무나도 감사해 멈추지 못하고 최선을 다한 게 아닐까 싶다.

 

▲ 대형 모니터(스탠바이미) 활용

 

▲ 자체 제작 야광 표적

 

▲ 서치라이트 부착(매빅4 프로)

 

▲ 야간 훈련

 

특히 야간 종목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다. 혼란스러웠던 준비 기간을 거쳤고 준비한 것들을 최대한 대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온 신경을 기울이고자 했다. 

 

하지만 그러기 어려웠던 아쉬운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우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대회에 집중했다.

 

대회 날이 다가올수록 걱정은 점점 쌓여만 갔다. 가장 걱정스러웠던 건 고글도, 무거운 장비들도, 누적된 피로도 아니었다. 서대문 구조대에서 달성한 2연패라는 업적,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 TF팀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인해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압박감이었다. 

 

TF팀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과 선배들의 업적을 이어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합쳐지니 대회가 다가올수록 부담으로 이어졌다. 서울 대회 때는 즐기면서 준비해 대회에 참가했고 전국 대회의 무게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그저 우승하지 못한다면 민폐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훈련이 굉장히 어려워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듯했지만 늘 그렇듯 대회 날은 금방 다가왔다. 지나고 나서야 시간이 빨랐다고 느꼈다.

 

 

서울 서대문소방서_ 최광석 cks8425@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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