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러닝메이트/한국소방산업기술원] 위험물 안전관리의 출발점 ‘위험물기술부’위험물시설 기술검토ㆍ안전성 평가ㆍ성상 판정… 예방 중심 업무 수행
|
|
1977년 설립된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은 소방용품과 위험물시설, 소방장비인증(KFAC)을 비롯해 제품 시험, 기술기준 개발, 소방 R&D, 산업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며 우리나라 소방산업 전반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책임지는 소방 전문 공공기관이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재난환경과 기술 변화 속에서 현장 안전을 담보하는 기술적 기준점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KFI의 조직과 역할, 부서별 현안을 차례로 조명하는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각 부서에선 어떤 업무와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까. 세 번째 순서로 KFI 위험물기술부를 이끌고 있는 박우인 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FPN 신희섭 기자] = “위험물시설의 안전은 사고 이후의 대응이 아니라 설계와 관리 단계에서부터 완성돼야 한다”
KFI 위험물기술부를 이끄는 박우인 부장은 비파괴검사기사(UTㆍMTㆍPTㆍLT)를 비롯해 ASNT Level III(UT·MT), AWS CWI, CFEI 등 위험물 관련 전문 자격을 두루 갖춘 실무형 관리자다.
그는 기술 기반 예방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하고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위험물 안전관리의 출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 ▲ 박우인 KFI 위험물기술부장 |
2003년 5월 30일 KFI에 입사한 그는 위험물 탱크 기술검토와 기술기준 제ㆍ개정, 위험물시설 생애주기 검사 업무를 담당하며 20여 년간 현장과 제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위험물시설별 안전성 검증과 사고 원인 분석까지 폭넓게 수행하며 위험물 안전 분야의 기술적 기반을 다져왔다. 현재는 예방 중심 위험물 안전관리 체계의 정착을 위해 부서원들과 함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위험물기술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위험물시설의 생애주기는 설계와 시공, 완공, 사용단계로 구분된다. ‘위험물안전관리법’에 근거해 위험물시설의 설계단계 안전성 확보와 위험물 성상 판정, 위험물 관련 기술기준 제ㆍ개정 등을 담당하는 기술 전문 부서다.
특히 시설이 설치되기 이전 단계에서 기술기준의 적합성과 공학적 안전성을 검토한 뒤 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예방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지정 수량 1천 배 이상 제조소ㆍ일반취급소, 50만ℓ 이상 옥외탱크저장소, 암반탱크저장소 등에 대한 기술검토와 위험물 해당 여부ㆍ유별 판정을 위한 성상시험, GHS 등 위험물질 안전정보 고도화다. 위험물시설과 관련된 소방청의 정책을 지원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나.
위험물기술부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기술검토다. 대규모 위험물을 저장하거나 취급하는 시설은 법령상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대형 유류 저장탱크나 대량 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제조소를 신규 설치할 경우 구조와 배관, 설비 등이 기술기준에 맞게 설계됐는지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지진과 태풍 등에 대한 구조적 안전성 확보 여부와 방유제, 배관, 안전밸브 등 주요 설비의 설계 적합성을 공학적으로 판단한다. 검토 과정에서 미비점이 확인될 경우 보완을 요구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둘째는 안전성 평가다. 현장에서 새로운 구조나 신기술 적용 시 법령과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해당 시설의 안전 여부를 전문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검증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위험물기술부는 위원회 운영과 평가 절차를 지원하고 그 결과가 소방관서의 인허가나 특례 적용 여부 판단에 객관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는 위험물 성상 판정이다. 특정 물질이 위험물에 해당하는지, 해당할 경우 제1류부터 제6류 중 어느 종류에 속하는지 시험을 통해 판정한다.
새로운 혼합물이나 공정 부산물이 개발된 경우 인화점과 발화성, 산화성 등 시험을 통해 위험 특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법령상 분류를 결정한다.
판정 결과는 저장방법과 취급기준, 운반 규정 등 안전관리 기준의 출발점이 된다. 따라서 시험의 객관성과 재현성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국제 화학물질 분류ㆍ표시 체계인 UN GHS(Globally Harmonized System) 관련 정부대표단 업무도 수행한다. 화학물질안전원과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위험물질 안전정보의 고도화와 통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위험물 관련 질의 회신과 점검요령집 제작, 사고 사례 분석을 통한 제도 개선 검토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 ▲ KFI 위험물기술부 직원들 |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
최근 위험물 산업은 대형화ㆍ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관리 정책도 사후 대응보다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단계 안전성 확보 기능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 중이다. 단순한 기준 적합 여부 확인을 넘어 구조 해석과 위험요인 분석을 포함한 심층적 기술검토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FDS(Fire Dynamics Simulator) 등 화재ㆍ폭발 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한 성능 기반 검토 역량 확보에 힘을 쏟는 중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형 공간에서의 화재 확산과 열ㆍ연기 거동, 복사열 영향 등을 분석해 위험물시설의 안전성을 보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AI 기반 업무역량 강화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위험물 성상시험 데이터와 기술검토 사례, 안전성 평가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축적ㆍ분석해 유사 사례 검색과 판정 근거 명확화, 위험요인 자동 분류 등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인증 기반 안전제품 제도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위험물 법령상 의무 설비로 규정되지 않은 안전제품이라도 국제코드와 관련 법령 수준의 기술요건을 충족할 경우 자율인증을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통해 기술 신뢰성이 확보된 제품이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축적된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화 가능성도 단계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반도체 공정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화학물질 혼합 시 발생할 수 있는 열폭주 등 이상 반응을 사전에 확인하는 ‘이상 반응 평가 사업’도 산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나.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선 보다 촘촘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위험물 안전관리는 대형 시설이 중심이다. 상대적으로 관리 밀도가 낮은 소규모 위험물시설도 생애주기 기반의 검사체계가 확대돼야 한다.
위험물 산업 종사자 간 협력 기반 역시 강화돼야 한다. 제도는 현장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실효성을 갖는다. 위험물 분야의 종사자와 관련 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규제의 도입과 완화 역시 일방적 결정이 아닌 안전성과 산업 현실을 반영하는 숙의 과정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제도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전은 규제와 산업의 대립이 아닌 소통을 통해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가치다.
위험물 안전관리는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고 관리하는 사전 예방의 영역이다.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을 기술적으로 분석하고 제도와 기준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게 바로 우리 역할이다.
앞으로도 단순히 기준을 적용하는 부서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제도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술 전문 부서로 자리매김하겠다.
특히 소방청과 긴밀히 협력해 안전성과 산업 경쟁력이 선순환하는 산업 구조를 만들고 우리나라 위험물 안전관리 체계가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겠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