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스프링클러설비가 생사 가른다”LH, 전기차 화재 고려한 개선 법규 적용 첫 시험… “확산 막았다”
[FPN 최누리 기자] =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시 스프링클러설비가 작동하면 화염 확산을 늦출 수 있지만 작동하지 않을 땐 인근 차량은 물론 천장 배관 보온재까지 쉽게 불이 번질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지난 4일과 11일, 19일 사흘간 강원 홍천 건설화재에너지연구원에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한 전기차 화재 실증실험이 진행됐다.
이번 실험은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강화된 ‘스프링클러설비의 화재안전성능기준’이 지난 1일 시행되면서 이 기준에 맞춘 소방시설의 작동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화된 기준에 따라 앞으로 지하주차장에는 습식 스프링클러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다만 화재감지기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스프링클러 헤드 작동 시 방수되는 방식이라면 습식설비가 아니어도 허용된다. 이 경우 논인터락 유수검지장치나 부압식 설비가 대안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화재감지기의 고장 또는 임의 정지 상황을 가정한 상황에서 논인터락 밸브를 적용한 스프링클러설비가 작동할 때와 아예 작동하지 않을 때, 호스릴소화전을 사용할 때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실험은 주차구획 3면 규모 공간(가로ㆍ세로 9m, 높이 2.9m)의 시험체에서 시나리오별 전기차 화재 양상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앙에는 전기차 1대, 양옆엔 내연기관차 2대를 배치하고 차량 위 천장에는 시중에 보급되는 배관 보온재를 설치해 화재 확산 여부까지 확인했다.
1차 실험에선 전기차 화재 후 1분간 지연시간을 둔 뒤 논인터락 밸브가 적용된 스프링클러를 개방했다. 그러자 물이 방사되는 동안 주변 차량과 천장 배관 보온재로 불길이 옮겨붙지 않았다.
2차 실험은 전기차 화재가 주변 내연기관차까지 번진 뒤 관리자가 수동으로 스프링클러설비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실험에선 불길이 주변 차량으로 확산했고 천장 보온재도 모두 불탔다. 이 과정에서 불이 붙은 보온재가 불똥을 떨어뜨리는 등 과거 인천 청라 화재 때 알려진 이른바 ‘불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스프링클러설비가 작동하지 않으면 주변 차량과 천장 구조물까지 화염이 쉽게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3차 실험에선 전기차에서 시작된 불길을 확인한 뒤 1명이 호스릴소화전으로 진압 활동에 나섰다. 30여 분간 물을 방사한 결과 옆 차량에 일부 화염이 옮겨붙었지만 천장 배관 보온재까지 크게 확산하진 않았다. 호스릴소화전으로도 전기차 화재 확산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어 소방대 현장 도착 전까지 화염 전이를 지연시킬 수 있었다는 게 LH 설명이다.
최윤철 LH 공공주택시설처장은 “이번 실험은 개선된 스프링클러설비를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험 결과처럼 스프링클러를 제대로 설치하고 유지관리만 잘 한다면 현재 시스템이나 개선된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화재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확보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소방시설 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LH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증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