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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불합리한 소방복 검사제도 업계 불만 ‘폭발’

원단검사 도입 주장하는 제조업계 “소방만 원단검사 없어”
치수 등 규격서 제각기 … 오류투성이 복제세칙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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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 기사입력 2014/09/24 [14:58]

[집중취재]불합리한 소방복 검사제도 업계 불만 ‘폭발’

원단검사 도입 주장하는 제조업계 “소방만 원단검사 없어”
치수 등 규격서 제각기 … 오류투성이 복제세칙 개선 시급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4/09/24 [14:58]
▲ 참고사진 : 소방기동복  


기동복의 원단 공급 차질로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소방복제 제조사들이 이번에는 검사제도로 인해 이중고를 겪으며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검사과정에서 불합격률이 높아지면서 기준과 검사방법에 문제가 많아 불합격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제조업체들의 이 같은 주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제조업체들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상황이 검사과정에서 실제로 연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제는 크게 이화학적인 검사와 관능검사로 진행이 된다. 이화학적인 검사는 복제에 사용된 원단의 색상과 재질을 검사하는 것이며 관능검사는 복제의 치수와 박음질 등을 검사하는 것이다.

소방복제 제조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검사를 의뢰한 소방기동복이 같은 원단으로 만들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이화학검사에서 상의와 하의의 검사판정이 서로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 이화학적 검사에서만 불합격 판정을 받은 복제를 보수한 뒤 재검사를 신청했지만 오히려 이화학적 검사가 아닌 관능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전 검사에서 치수 등의 관능적인 부분은 합격을 받았던 복제도 재검사를 거치자 검사의 판정이 합격에서 불합격으로 변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소방복제 제조사 한 관계자는 “검사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은 아직까지도 소방에서 원하는 원단의 원활한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검사제도 마저도 업체에게 부담을 주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소방복제 제조사 검사제도 불만 극에 달아

소방복제의 유통구조를 살펴보면 복제 제조사들이 원단 제조사들로부터 원단을 구입하고 재단 등의 가공을 거쳐 완성된 복제를 만들게 된다. 이때 수요기관인 소방관서와의 구매 계약은 원단 제조사가 아닌 복제 제조사들이 체결하며 완성된 복제의 검사는 물론 납품까지도 복제 제조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로 복제의 생산부터 검사와 납품까지 이뤄지다 보니 모든 책임은 최종적인 납품을 책임지게 되는 복제 제조사들에게 떠 넘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 검사제도에 원단검사 도입해 달라 호소
 
복제규칙이 개정되고 소방 기동복이 신설되면서 원단에 대한 문제점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소방 기동복의 경우 방화복과 같은 아라미드 섬유가 원단의 주재료가 된다. 아라미드 섬유는 그 특성상 염색 등의 가공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기동복의 원단 생산은 쉽지가 않다.

따라서 원단을 구입해야 기동복을 만들 수 있었던 복제 제조사들은 원단을 쉽게 구하지 못했고 오히려 원단 제조사들의 눈치만 살피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제도 도입당시 원단 제조사들은 소방방재청에서 고사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기준에 맞는 원단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작 생각과 달리 제대로 된 원단이 생산되지 않자 원단의 납품을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복제 제조사들에게 떠넘겨졌다. 심지어 원단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한 복제 제조사는 억 단위의 지체산금을 물어야 하기도 했다.

또 생산된 원단조차 문제점이 많아 검사과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은 물론 같은 원단으로 제작된 기동복의 상ㆍ하의가 서로 다른 판정을 받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되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제 제조사들은 검사제도에 원단검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복제의 계약과 최종 납품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잘못된 원단의 문제까지 복제 제조사들이 떠안는 건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복제 제조사 한 관계자는 “재단과 박음질 등이 잘못되어 문제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원단의 기능적인 문제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원단 제조사들로부터 원단을 받을 때 제대로 된 원단을 받으면 된다고 하지만 원단제조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에서 원단 제조사들에게 원단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별도로 요구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유독 소방분야의 복제만이 중간검사 격인 원단검사가 없다”며 “군과 경찰같이 원단을 검사하는 중간검사가 도입된다면 복제 제조사들의 불합리한 피해를 방지하고 양질의 소방복제 제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복제세칙 엉망? 기준 제각각
소방복제는 소방방재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복제규칙 및 복제세칙’에 따라 제작이 이뤄진다.

하지만 규격서 상에서 제각기로 명시돼 있는 복제의 치수 때문에 복제 제조사들의 한숨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복제의 세부적인 치수 등이 명시돼 있는 복제세칙에는 각 복제별 치수와 주요 봉제, 세부봉제 등이 기술돼 있으며 이를 다시 도면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세부봉제에서 글로 기술하고 있는 치수가 도면에는 전혀 다르게 기재돼 있다는 점이다.

소방공무원 복제세칙 중 기동복 규격서 3.5.7에는 하의 뒷주머니는 허리단 이음선으로부터 6㎝~7㎝ 내려와서 15㎝×1㎝ 크기의 외 입술주머니 형태로 나일론 지퍼를 부착하며 양끝은 터지지 않게 바텍처리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설명하는 기동복 하의 도면에는 뒷주머니 길이가 13.5㎝로 기재돼 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옷의 치수와 상관없이 지퍼 등의 길이가 일률적으로 적용돼 있다 보니 큰 치수의 옷이건 작은 치수의 옷이건 지퍼 등의 길이가 모두 일정하다.

복제 제조사들은 “치수를 일정하게 하면 옷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착용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보기 싫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납품된 옷은 결국 A/S가 뒤따르게 되며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와 같은 복제세칙의 오류는 개정되지 않고 있으며 복제 제조사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근무복도 검사대상 품목 왜?
 
소방공무원들이 착용하는 근무복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 품목 중 하나다.

근무복은 화재 등의 현장과 무관하게 소방공무원들이 내근 업무나 대민지원, 행사 등에서 착용하는 복제다. 특히 근무복은 개인별 맞춤으로 제작이 이뤄지고 있어 재단과 봉제 등의 시간이 여타 다른 기성복과 달리 매우 오래 소요된다고 복제 제조사들은 설명하고 있다.

복제 제조사 한 관계자는 “소방공무원이 착용하는 근무복은 일반인들이 회사에 입고 출근하는 정장과 거의 같은 소재의 옷”이라며 “화재 등의 일선 현장에서 착용하는 기동복과 같이 특수한 원단을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검사대상 품목에 포함되어 있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검사과정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그는 설명했다. “검사를 신청하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검사원이 나와 개개인별로 맞춰져 있는 근무복 중에서 검사에 필요한 샘플을 수거한다”며 “근무복이 맞춤복이다 보니 샘플을 수거해 가고 나면 그 옷에 대한 제작을 또다시 처음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동복과 같이 기성복이 아닌 근무복의 경우 여분의 옷을 별도로 제작해 놓을 수가 없어 원단을 구매하는 과정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약속했던 납기일에 쫓기며 밤샘근무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 곧 겨울인데 방한복 납품 꿈도 못 꿔
 
소방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복제 중에는 겨울철에 착용할 수 있는 방한복이 있다. 내피를 탈부착 할 수 있는 방한복은 스탠딩칼라에 사파리 형태로 제작되어진다.

하지만 최근 복제 제조사들이 방한복을 납품할 수 없는 실정에 처하면서 방한복 지급을 기다리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은 옷 없이 겨울을 보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방한복도 기동복과 같이 원단의 고사양이 복제 제작에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다. 방한복의 경우 외피와 내피의 원단 성능이 다르다. 외피의 경우 원단이 폴리에스터와 e-PTFE Film, 나이론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피는 폴리에스터를 사용한다.

문제는 외피의 원단으로 원단 제작과정에서 필름을 코팅하게 되는데 코팅과정에서 원단의 색상에 영향을 미치게 돼 결국 규정된 색차값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여기에 30,000(g/㎡/24) 이상으로 규정돼 있는 투습도 역시 원단 생산에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원단을 대량 생산하면서 방투습 30,000(g/㎡/24)이상을 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군에서도 방투습이 필요한 원단의 기준을 20.000(g/㎡/24)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방한복의 원단을 주로 제조하는 업체가 복제세칙 상의 규정을 맞추기 어렵다며 최근 원단 생산을 포기했으며 복제 제조사들 또한 방한복의 입찰에는 눈길 조차 안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방재청 “업계 의견 수렴 후 제도 개선하겠다” 밝혀

최근 이 같이 소방복제 제조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소방방재청에서도 제도 운영에 있어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방복제의 검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과 함께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제조사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최근 복제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청에서도 귀를 기울이고 있고 그 주장에 대한 타당성 또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자리를 만들고 제조업계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치수 등이 상이하게 기재돼 있는 복제세칙 또한 엄연히 우리의 잘못”이라며 “현장에서 복제를 직접 착용하는 소방공무원들 또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소방복제에 대한 모순점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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