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이 강한 소방분야의 기술특성과 환경변화는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소방용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은 정책적인 구조 특성에 외면당하고 있어 소방신기술인증제도의 도입이 시급히 요구된다.
소방 분야에서 만큼은 첨단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 등을 적용하거나 기존 사용화된 제품의 기능을 향상시켜 개량한다해도 쉽게 인정받을 수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정받거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기관이나 시스템 조차 없는 실정이다.
현재의 소방용 제품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설치되기까지 관련 법규에서 국가적인 관리ㆍ감독이 이루어진다. 때문에 소방관련 법규에 적합하지 않은 신제품이나 시스템, 기술 등은 부적합한 소방제품으로써 사장되기 마련이고 이 같은 구조적인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기술발전이 정체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최성룡 소방방재청장과 기업체들이 모인 ‘삼척시 소방방재 기업 투자설명회’에서는 이러한 실태를 보여주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연출됐다.
소방용 신제품을 개발한 개발자가 청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개발품과 적용할 수 없는 현재의 법규, 탄력없는 기준 등을 말하며 호소하기 시작한 것.
그는 새롭게 개발한 소방용 제품을 4년만에 특허를 획득하고 유럽과 중국 등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관련 기준 등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 판로조차 확보할 수 없다고 청장에게 토로했다.
이날 행사는 삼척시 소방방재산업 투자여건과 전망에 대한 발표와 함께 삼척시 투자유치 기업을 대상으로 소방방재산업 단지조성에 대한 활성화 계획 등을 토론하는 자리였지만 주제와 상반되는 신제품의 적용절차와 현 실정을 호소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중소기업청에서 운영중인 신제품 인정(nep) 제도를 통해 인증된 소방용제품이 지하철에 설치됐으나 소방관련 법령 기준에 미달하고 있어 전량 철거된 사례도 있다.
이들이 중소기업청에서 운영중이던 제도에서 인정받으며 소방시장에 진입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소방관련 기관이나 제도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길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방관련 업계에서도 기존 제품의 성능과 단점을 보완한 제품을 개량하여 개발해도 한국소방검정공사에서 운영되는 기준과 형식에 준하지 않으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여나 인정을 받은 신제품이 개발됐다 해도 한국소방검정공사에서 자체 운영중인 kfi인정제도에 준한 제품이기 때문에 법적 대상물 등을 대체할 수 없는 맹점을 가지고 있다.
즉,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기술과 성능은 고려되지 않은 채 관련법규는 요지부동의 자세로 버티고 있어 자진설비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신기술과 신제품의 상품화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거나 수요기반을 확충시킬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은 커녕 소방산업의 미흡한 신기술 인증시스템은 국내 신제품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소방관련제품과 기술규격의 제자리 걸음도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 상용화된 소방용제품과 새로운 신기술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소방산업의 기술 개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는 탄력있는 관련법규 운영과 신기술, 신제품을 평가하여 인정해주는 국가적인 제도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