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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소방 간부 후보생, 과연 존폐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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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플러스 | 기사입력 2024/09/02 [11:00]

[플러스 칼럼] 소방 간부 후보생, 과연 존폐만의 문제일까

119플러스 | 입력 : 2024/09/02 [11:00]

8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ㆍ소방 중간 간부제도 개혁 국회 토론회’에서 간부 후보생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토론회는 간부 후보생의 존폐 필요성에 초점에 맞춰졌다. 소방 간부 후보생 제도가 기관 간의 소통과 협력, 연계 활동에 있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주장과 간부 후보생 출신 지휘관의 현장 경험 부족 문제로 간부 후보생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다만 간부 후보생 제도의 존속 필요성을 강조한 이들도 현장 경험 부족 문제의 보완책과 조직 내 갈등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선 모두 공감을 나타냈다. 특혜성 시비 차단을 위해 간부 후보생 명칭을 공개경쟁채용 시험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간부 후보생 제도의 존폐 논쟁보다 더 중요한 현실을 시사하고 있다. 바로 현장 경험 부족 문제, 비 간부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논란은 이어질 거란 점이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현장 경험이 적은 간부 후보생 출신들이 지휘를 맡아 소방관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거센 비판을 내놓은 최영재 소방통합공무원 노동조합위원장은 “간부 후보생 출신이 조직 내에서 승진과 인사에서 우대받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현장의 사기 저하와 조직 내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7년 역사를 가진 소방 간부 후보생 제도는 오래전부터 유효성 논란이 이어져 온 게 사실이다. 현장 경험 부족과 간부-비간부 간 갈등 그리고 간부 후보생 출신이 차지하는 고위직의 높은 비율 등은 늘 일선 소방관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그러나 오랜 기간 그들이 이뤄낸 소방의 발전과 변화를 마냥 무시할 순 없다. 행정업무 중심의 내근직을 기피하는 소방조직 내 현실 속에서 소방청 독립과 신분의 국가직 전환, 소방재정 확충 등을 위한 행정사무의 주춧돌을 쌓아온  주역에 간부 후보생 출신이 많다는 사실을 부정하긴 어렵다.

 

소방위 계급으로 최초 임용되는 간부 후보생은 비간부 출신보다 비교적 젊기에 고위직 도달 비율이 높고 승진 속도 또한 빠르다고 인식될 수밖에 없는 특성도 있다.

 

결국 비간부 출신과 간부 출신 간 갈등은 현장 경험 부족과 승진 시 형평성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현장 경험 문제는 자신보다 더 많은 현장을 누빈 리더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으며 지휘받길 원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출발한다. 

 

또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는 현장직과 업무량 과다를 극복하는 행정사무직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길 원한다. 승진 평가의 잣대를 둔 시각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거다.

 

하지만 지금의 소방조직 내에서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주요 경로가 간부 후보생 제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조직 내 위화감 조성과 비간부 출신의 공정한 승진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만들기 충분하다.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간부의 진입 폭을 확대하고 기회의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 비간부 출신의 간부급 진출 경로를 더욱 늘리고 계급별 최소 현장경력 제도를 운영하는 것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간부 후보생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는 입직 경로의 다양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많은 인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건강한 소방조직 환경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소방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이는 분명 조직 안정화와 갈등 해소를 통한 소방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일과 무관치 않다. 신분과 출신을 떠나 모두가 대한민국 소방의 구성원이라는 점 역시 잊어선 안 된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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