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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비상구 그 생명의 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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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남부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안기철 | 기사입력 2010/10/07 [09:20]

<기고>비상구 그 생명의 문을 찾아라!

광주남부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안기철 | 입력 : 2010/10/07 [09:20]
 
▲ 광주남부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안기철
 
추석을 지내고나니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야 함에도 제법 쌀쌀하다. 어느 잡지에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기온은 “온대성기후”로 정의되는 사계절이 뚜렸한 날씨였는데 이제는 옛말이고 건기, 우기의 “아열대성 기후”라고 해야 더 어울린다는 기사가 문득 생각이났다. 가을이면 눈부시게 푸르고 높은 하늘과 고추잠자리, 코스모스가 생각나는 필자에게는 지금의 날씨는 아쉬움이 많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많다. “비상구”도 그중의 하나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직업이 소방관인 나는 지하에 위치한 음식점이나 다중이용업소를 가게 되면 꼭 비상구가 어디인지를 먼저 살핀다. 그래서 직업은 속일 수가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나의 습관이 국민 모두가 같이하는 습관이기를 바란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자기 스스로가 먼저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구라는 말을 들으면 희망이 생각난다. 영화의 주인공이 위험에 빠져 난관에 부딪치면 어두운 화면속에 한줄기 빛이 보이면서 탈출의 비상구를 찾아낸다. 현재 멕시코의 한 광산에 갇혀 있다는 광부들에게 희망이 된 음식물의 통로도 바로 이 비상구의 일종이다. 700m의 지하 갱도에 보내지는 희망의 메시지와 음식물 그것이 비상구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상구는 희망, 탈출, 생명의 이미지로 은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의 비상구는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실에서는 비상구가 희망이 아닌 애물단지로 생각되어지고 있다. 내가 본 비상구는 대부분이 어둠침침하고 곰팡이 냄새나는 청소도구들이 한쪽에 세워진 비좁은 계단이나 골목 같은 곳에 많았다. 또 영업을 하거나 건물을 짓는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손해를 이유로 혹은 법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놓으면 외부인의 불법적인 출입 때문에 늘 고민이 되기도 한다. 열어 놓자니 도둑을 부를까 걱정이 되고, 폐쇄하면 당장 소방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상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주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기 일쑤다.

이제 비상구에 관한 관념을 희망과 생명의 이미지로 바꾸어야 한다. 사전의 정의처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있는 비상구가 더 이상 애물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생명을 지키는 비상구는 존중받아야 하며, 소방관서나 법규에 의해서 그 존재가 이미 있는 것이 아니라 다중시설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감시하고 지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아울러 건물주나 영업주들도 자신의 건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쉽고 재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화재 등 위험상황이 발생한다면 자신의 건물을 찾아온 사람들이 안전해야 자신의 재산과 사업도 번창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비상구는 더 이상 곰팡이 냄새가 나고 쓰레기 봉투가 쌓이는 곳이 아니라 밝고 깨끗하게 관리되는 생명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남부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안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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